(시간 관계상) 즐겨본다고 말하기 좀 그렇지만,  금요일 밤 11:50분이면 나는 TV 속 세계를 거닌다....

이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것은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사람'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다른 곳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도 하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하고도 잔인한 만행도 벌어지고 있음을 각성시켜 주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들 하지만 특별한 사람들...
그곳에선 일상이지만, 이곳에선 낯선 모습들...

오늘은 추석 특집이라고 그동안 다루었던 10가지 꼭지를 보여주는데,
충격, 인간에 대한 비애, 약간의 감동, 절로 나는 썩소... 등
감각의 여러 곳을 이렇게 찔러주는 이런 프로그램은 없을 듯 싶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모를 대신해서 빚을 갚기 위해 채석장의 돌이 되어 노동을 해야만 하는 어린이들...
누구보다도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6살이라는 나이에 매춘을 꿈꾸는 어린이들..
2~3살에 군인들에게 끌려가 마약 먹고 자라나, 민간인들의 팔 다리를 잘라야 했던 소년병들... 등 아동에 대한 '사회'의 야만적인 폭력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들이 자신의 소중함과 인간의 사랑을 모른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는 격리감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하여 묘한 면책을 부여한다.
공간과 시간의 간극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지.

'타인의 고통'은 매체를 타고 타인의 것으로 묶어둘지도 모르겠다.
문명의 시선으로 야만적 본능을 관찰한다는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네가 지구에 살고 있다면, 네가 보는 것에 대하여 감정적 동요 뿐만 아니라 실천적 행위에 나설 것을 암묵적으로 종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쩄든 TV는 이것이 지구의 여러가지 모습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시선을 바깥으로 향하라~
늘 보고 있는 세계가 너무 좁았던 그대들이여... 
TV는 바보상자가 아니었다.


PS. 다른 인상적인 내용으로는 스웨덴의 '미녀'를 뽑는 방식은 특이했다.
그곳은 전근대적인 '육체적 외양'으로 선별했던 방식을 지양하고,
지성과 의식을 '미'의 기준으로 바꾸었드만...
시험과 토론으로 미스 스웨덴을 뽑다니.. 역시 '선진'국이다.

니제르의 일부다처제의 삶을 엿보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남편을 차지하기 위해 미신에 의존해야만 하는 아내들의 암투...
욕망과 전통, 남성사회의 지배가 만들어낸 기형적인 삶이었다.

전 부통령 앨 고어의 환경운동가로서의 활동 모습은 남다른 느낌이었다.
이 땅의 전 대통령들에게(전두환은 그만 땅 속으로..) 그런 활동은 바라지도 않는다. 이 나라에 똥칠 좀 그만.... ㅡ..ㅡ;

암튼.. 이 프로그램은 '미녀들의 수다'만큼이나 좋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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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9-2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금요일 그 시간에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때문에, 또 끝나고 나면 바로 자기 때문에 더불유는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전에 뭐가 화제가 되서 다시보기 한 적은 있는데.

p.s. 스웨덴의 미녀뽑는 방식은 놀랍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