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를 마치고 따뜻해진 날씨 덕에 나른해진 기운을 업고 슬렁슬렁 광화문을 돌아다녔다.  

교보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는 문자가 와서 책을 찾아 들고 사무실로 돌아가려다가  

바디샵 매장에 신제품 출시 광고가 걸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장미, 온통 장미였다.  

은은한 장미향에 홀리듯 이끌려 들어가 새로 나온 립스틱을 테스팅 해 보았다.  

세가지 컬러 중 마음에 드는 것은 가장 연한 핑크.  

브러시로 바를 때랑 립스틱을 바로 바를 때랑 색감이 많이 다르다.  

장미향이 지속되는데다 맛도 나쁘지 않다. 립스틱은 역시 맛이 좋아야 한다.  

결국, 다 먹게 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립스틱을 바른 본인이 먹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대부분 내가 먹으니까. -_-;

 

마일리지 모아둔 걸로 내일 사야지.  

내가 다 먹으면 어때,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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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2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는 화장을 안하고 다니는데, 립스틱은 정말 고르기가 어려워요.. 남보다 입술이 빨개서리 뭘 발라도 그 색이 안나요 흑흑

이리스 2009-02-28 09:25   좋아요 0 | URL
붉은 입술의 휘모리님이시군뇽~~ 아흐.. (나, 왜 이러지-_-)

다락방 2009-03-01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스님. 어디서 들은 말인데 여자는 립스틱을 평생 세통 먹고 남자는 여덟통을 먹는대요. 남자가 더 많이 먹는다능.

=3=3=3=3=3

이리스 2009-03-01 20:30   좋아요 0 | URL
전 평균을 깎아먹는건가요? 그런가요? ㅜㅜ

프레이야 2009-03-0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향이라면 땡기네요.
저도 립글로스를 이용한 게 좀 됐어요.
립스틱하고 아듀한 셈인데 이거 한 번 사볼까요...ㅎㅎ

이리스 2009-03-14 17:32   좋아요 0 | URL
장미향 좋아하신다면 추천이에요. :)
 



장담컨대 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맨틱 무비를 보겠다고 영화표를 산 관객들은  

십중팔구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오거나  

자막이 다 올라가기 전에 앞자리 관객들이 똑똑히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불만 가득한 말을 내뱉게 될 것이다.  

그 말 중에는 아마 이런 내용을 담겨 있을 것이다. 

 

임신한 여자가 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셔!

애를 낳아 키우는 것은 결혼한 여자면 지극히 당연하게 또 감사하게 해야 할 일 아냐?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챙겨보지 못하고 영화 표를 산 자신 탓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절망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는 냈지만  

그 절망을 희망으로 돌리는 방식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부부의 가슴 아픈 결말이 담겨 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하려면 원하는 삶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원하는 삶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릴 때 비극이 잉태된다.  

잉태된 비극은 반복되는 일상의 날들이 더해질수록 무럭무럭 자라난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견고한 일상 아래서 자라난 비극은  

어느 순간 너무 커져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삶을 통째로 집어 삼키거나 다시는 전과 같이 살 수 없도록 무너뜨린다. 

 

나이가 들수록,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들이 혹독해진다.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 역시 그러하다. 영화 속 설정과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사한 상황에서 결국 비겁한 선택을 하고 말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배우들의 표정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입가 주름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까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훌륭했다.  

그럼에도 케이트 윈슬렛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까닭은 캐릭터 자체의 매력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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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9-02-23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를 안봐서 뭐라 말할 순 없지만
디카프리오를 보는 건 힘들어요,,,그가 연기를 잘 못해서가 아니라
어떤 레젼드같은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어서 그가 연기를 기대에 못미치게 하면 어저나,,,하는,,ㅎㅎ
뭐 그의 팬이 아니라도,,,ㅎㅎ
님의 페이퍼를 보니 이 영화 꼭 보고싶네요.

이리스 2009-02-28 09:25   좋아요 0 | URL
케이트 윈슬렛에 밀리긴 하지만 그건 그가 못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너무 잘해서;; 라서 괜찮아요. :)

다락방 2009-03-0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카프리오는 어느 영화에서건 연기를 못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그런데 평론가들은 그를 싫어하죠. 자꾸 그의 외모만으로 그를 평가하려고 해요. 쳇.

이리스님.
유사한 상황에서 결국 비겁한 선택을 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해요.
그리고 저는 이 영화를 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또 같은 선택을 하게 될거에요.

토닥토닥.


참고적으로 저는 [레이첼, 결혼하다]가 정말,정말,정말,정말 좋았어요!

이리스 2009-03-01 20:31   좋아요 0 | URL
디카프리오에게도 언젠가 그것을 넘어서는 날이 올거에요. 곧!!

선택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것 같아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감사해요. :)

아, 그 영화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_^
 



 

운좋게 표가 생겨 보게 된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봤던 예술마당에서 공연 중이었다. 

관객이 참여하는 열린결말이라는 정보만 갖고 보러 갔다. 

어쩐지 어수선하고 애드립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그런 연극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정신없이 웃다가도 정신 바짝 차리고 범인 찾기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연극이 끝났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데 없이 좋았고,  

그때 그때 시기 적절한 대사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애드립도 훌륭했다.  

 

CSI를 너무 많이 본 관객들 탓일까? 너도나도 형사가 따로 없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예라한 관찰력의 소유자가 많은 것일까싶게. 

증인 역할의 관객들 사이에서도 은근한 경쟁심리가 발동해 서로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보려 애쓰게만드니 

<쉬어 매드니스>의 관객 참여 전략은 200% 성공한 셈이다. 

 

인터미션에도 배우들은 쉬지 않고 계속 무대에서 연기한다. 그 때 관객들도 단서를 함께 찾는다. 

형사에게 취재 협조를 위해 도움을 줄수도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런 극을 구성한 연출자가 궁금했다. 찾아보니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변정주씨다. 

아래는 그에 대한 무비위크 이유진 기자의 인터뷰. 

 

>> 접힌 부분 펼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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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였던 것 같다. 

3일 연속으로 나는 원하는 꿈을 생각하고 그대로 꿈을 꿨다.  

무슨 신통방통한 능력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잠들기 전에 꾸고 싶은 꿈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생각했다.  

그렇게 리플레이를 잠들기전까지 계속한 것 뿐이었다.  

의도적인 꿈꾸기는 그렇게 싱겁게 성공을 거두었다. 

 

한데, 요즘들어 꿈에 변화가 생겼다. 

너무나도 사실적인 꿈을 꾸는 것인데,  

자고 일어나 한동안은 꿈에서 느낀 감각(미각, 촉각 등)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마치 실제로 겪은 일처럼 착각을 할 정도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단맛과 뜨거운 느낌이 남긴 여운 때문에 한동안 멍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대로 꿈을 꾸려고 열심히 노력한 건 아니지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꿈을 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렸을 때 반복적으로 몇번이나 어떤 집의 내부와 외부, 입구를 꿈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그와 똑같은 집에 방문한 일이 있은 뒤 너무 놀라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가구의 배치와 집안의 구조, 골목 어귀의 풍경이 모두다 똑같았고 그 집에서 나던 특유의 냄새마저도 똑같았다.   

 

이제는 또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무서워 울지 않을 어른이 되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어쩐지 슬슬 조짐이.. 

 

*금주 중이라 정신 상태가 정상에 가깝게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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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Of Bossa Covers   

1.Together Forever - Takako Fujimoto  

 

요즘 내 미니PMP에서 가장 자주 플레이 되는 곡.  

처음 들었을때는 '뭐 이렇게 말랑말랑 간질간질 이런 곡이 다 있어?'였지만 이내 흐물거리며 녹아내렸다.  

이 곡을 반복해서 듣고 있으면  

뱅글뱅글 돌아가는 커피잔 모양 놀이기구를 타고 하트 모양 눈동자를 하고 배시시 웃는 기분.    

저마다 어깨에 피로를 한가득 짊어진 사람들로 터져나가는 출퇴근길의 지하철에서  

이만한 위로곡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특정 인물을 떠올리며 그 때마다 이 곡을 듣게 되면 무슨 마법의 주문이라도 외우는 것 같다.  

마치 그 특정 인물과 Together Forever 할 것마냥 가슴에 몽실몽실 따뜻하고 촉촉한 기운이 스며든다.  

 

Takako Fujimoto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데, 어찌 이리 매력적인 음색인지 마냥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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