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날아든 메일 한통.

덕분에 풍전등화같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주변에서는 다들, 그럴리야 있겠어? 라고 하지만.

나 역시 그렇게 믿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정말 2006년은 시작부터 왜 이러는것인가.

빠르면 이번주 안에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그렇지만 처져 있는건 질색이다.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고 무얼 하려들어서인가, 잠을 설친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나오면 피로가 누적되고 상태가 안좋아뵌다.

오늘도 옆자리 후배가 한마디,

선배.. 총체적으로 아주 안좋아보이십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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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정리를 하다보니 낡은 시집 한권이 눈에 띈다.

이게 뭐지?

아, 지난 번 사무실 이사때 챙겨둔 시집.

아마도 예전 편집장님이 남겨두고 간 책 중에서 버릴 것과 남길 것을 골라내다 챙겨놓은 것인듯.

허수경의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의 1988년 초판본이다.

아, 이 낡은 시집을 뒤적이며.. 누런 종이를 손으로 매만지면서 가슴이 짠했다.

새롭게 옷을 갈아입은 시집의 표지들은 낯설었다.

초판본의 소중함은 역시나..

발문을 보니, 뜻밖에 송기원이 썼다. 허수경에 대해 그는 이렇게 평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힘이 솟는 것일까. 단언하건대 허수경의 괴물 같은 힘은 사랑에서 연유한 것이리라. 나는 어린 나이의 그녀가 어떻게 하여 그처럼 크고 넉넉한 사랑을 획득하였는지 알지 못한다. 또한 그렇게 크고 넉넉한 사랑을 획득하기 위한 고통과 몸부림도 알지 못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말할 수 있다면 그렇게 크고 넉넉한 사랑은 그만큼 크고 깊은 고통과 몸부림 없이는, 또한 그만큼 크고 깊은 은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허수경은 누군가로부터 저주와 은총을 함께 받은 시인이다. 잔인한 일이지만 나는 이 어린 시인의 앞날에 누군가와 더불어 저주와 은총을 함께 보낸다.'

88년에 어린 시인이었던 허수경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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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2-0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저 말을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곤 했던, 내 어린 날들.

이리스 2006-02-0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무님.. 그러셨군요... ^^
저도 편지 쓰는것을 좋아해서 곧잘 쓰곤 했었는데, 요즘엔 휴대폰 통화, 아니면 문자, 메신저. 이런 즉흥적인 것들 뿐이네요. 편지, 다시 쓰고 싶어요.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4
허수경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5월
구판절판


내일은 탈상
오늘은 고추모를 옮긴다.

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
바람이 내려와
어린 모를 흔들때

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남녘땅 고추밭
해빛에 몸을 말릴적

떠난 사람 자리가 썩는다
붉은 고추가 익는다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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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랜만에 운동을 하러 갔다. 피곤하다는 이유, 바쁘다는 이유, 몸이 안좋다는 이유 등등으로 안간지가 너무 오래되어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 갈수록 몸은 더 안좋아지는 것 같아서..

간만에 갔더니 프로그램도 좀 바뀐것 같았고 내가 원하던 댄스 수업은 주말로 옮겨져있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할 기분이 별로 아니어서 그냥 걷다 달리다를 한시간 반 정도 반복했다. 경사도를 만들었다가 내렸다가 하면서..

한데 솔직히 말하면 한시간 반씩이나 걷다 달릴 마음은 없었다. 한 사십분 정도 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나 오래 러닝 머신 위에 있었던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하필 내가 돌린 케이블 티비의 채널에서는 지난 2002월드컵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경기. 아마 한 네번은 반복해서 본 경기인것 같은데 연장전 끝까지 다보느라고 러닝 머신에서 못내려왔다. --;;;

너무 과하게 운동한 탓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뭉치는 기분이 들어 내일이면 계단 오르내릴때 좀 어그적 거리겠다 싶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의외로 내 다리는 거의 멀쩡했다. 회사에서 축령산 산행할때도 예상외로 별로 힘들어하지도 않으며 정상까지 올라갔다 와서는 다음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 것을 생각하면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주말에 만나기로 한 k는 며칠전 지리산 종주를 하고 왔다고 하던데(아, 그런데 대청봉에 눈이 많이 내려서 예상보다 일찍 하산했다고...), 나는 산을 좋아하기 보다는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지만 이따금 불쑥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여섯시에 퇴근하여 퇴근 이후의 삶을 누릴 기간이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으나 꽤 즐겁다. 퇴근 이후의 삶을 누리는 것.. 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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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2-0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후 기분이 과히 나쁘지 않으시지요? ^ ^

프레이야 2006-02-0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기 바래요^^

이리스 2006-02-0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나인님 / 넵, 기분이 좋죠. 아프거나 운동할때면 내 몸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아요. 펄떡이는 심장, 부지런히 움직이는 팔과다리, 내 숨소리 등이 좋거든요.

배혜경님 / 헷... 감사합니다. ^^ 님두요~
 

방문자의 숫자와 즐찾의 숫자는 무슨 관계일까?

느닷없이 하루 방문객이 80이 되더니만 아까 하나 빠진 즐찾이 또 하나 빠져있다.

아,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쓰면 그만인데 이거 참... 그게 또 쉽지가 않네.

별 관계가 없는건가? 하루만에 두개나 빠지니 기분이 별로다.

-_-;;;;

# 열심히 운동하고 와서 가뜩이나 다리 풀려서 힘든데 이거 정말 맥빠진다.

어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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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1-3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탈퇴라 생각하세요~

이리스 2006-01-3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그럴까요? 뭐 그러면 다행이구요. -_-;;;

이매지 2006-01-3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데이와 즐찾의 관계는 부적절한 관계. 쿨럭.
저는 맨날 하나가 왔다 갔다 해서 엄청 신경쓰였는데
요새는 그냥 빠진상태에서 유지되고 있네요 -_ -;

이리스 2006-01-3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적절한 관계.. 으하하하하핫....
아니, 하나가 맨날 왔다갔다? 오, 너무 나빠요. -_-;;;;

Laika 2006-01-3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610117

즐찾이 빠지거나 말거나 출석체크 하고 갑니다....^^ 좋은꿈꾸세요..^^


비로그인 2006-02-01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찾의 미스테리.

마태우스 2006-02-01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데이와 즐찾의 관계는 모르겠구요, 미모와 투데이의 관계는 알고 있습니다. 하여간 님이 미모라는 얘깁니다^^

이리스 2006-02-0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 / 오훙~ 라이카님이다아~ 꺄아~~ ㅋㅋㅋ
주드님 / 그러게요. 마음을 비우는게 상책인것 같아요. -.-
마태님 / 므헤헤헤~

프레이야 2006-02-0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니에요^^ 구두님~

이리스 2006-02-0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 으흐.... 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