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운동을 하러 갔다. 피곤하다는 이유, 바쁘다는 이유, 몸이 안좋다는 이유 등등으로 안간지가 너무 오래되어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 갈수록 몸은 더 안좋아지는 것 같아서..
간만에 갔더니 프로그램도 좀 바뀐것 같았고 내가 원하던 댄스 수업은 주말로 옮겨져있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할 기분이 별로 아니어서 그냥 걷다 달리다를 한시간 반 정도 반복했다. 경사도를 만들었다가 내렸다가 하면서..
한데 솔직히 말하면 한시간 반씩이나 걷다 달릴 마음은 없었다. 한 사십분 정도 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나 오래 러닝 머신 위에 있었던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하필 내가 돌린 케이블 티비의 채널에서는 지난 2002월드컵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경기. 아마 한 네번은 반복해서 본 경기인것 같은데 연장전 끝까지 다보느라고 러닝 머신에서 못내려왔다. --;;;
너무 과하게 운동한 탓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뭉치는 기분이 들어 내일이면 계단 오르내릴때 좀 어그적 거리겠다 싶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의외로 내 다리는 거의 멀쩡했다. 회사에서 축령산 산행할때도 예상외로 별로 힘들어하지도 않으며 정상까지 올라갔다 와서는 다음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 것을 생각하면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주말에 만나기로 한 k는 며칠전 지리산 종주를 하고 왔다고 하던데(아, 그런데 대청봉에 눈이 많이 내려서 예상보다 일찍 하산했다고...), 나는 산을 좋아하기 보다는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지만 이따금 불쑥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여섯시에 퇴근하여 퇴근 이후의 삶을 누릴 기간이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으나 꽤 즐겁다. 퇴근 이후의 삶을 누리는 것.. 흐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