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3교실은 거의 전쟁이다.
수업을 하려는 나와 무조건 놀려고 하는 녀석들과....
뭐 그래도 막판인데 진도도 거의 끝나가고 준비했던 특강도 거의 마무리 단계고 한 번씩은 지들 말대로 놀아준다.
거기다 요즘 내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기침과 콧물로 인하여 말이 거의 안된다는 점도 작용한다.
근데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놀자고 하면 대부분 비디오 시청이다.

근데 전에는 대부분 대여점에서 한 녀석이 희생하여 비디오를 빌려오면 그걸 틀어놓는거였다.
요즘은 DVD도 꽤 빌려온다.

근데 오늘 발견한 새로운 현상

한 반은 한 녀석이 PDP를 들고 왔다.
그러고는 TV에 연결해서는 종횡무진 영화를 틀어대는 것.

또 한반은 아예 반 아이들이 돈을 모아서 인터넷 영화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한 것.
그리고는 필요할적마다 영화를 즐긴다.

참 요즘 애들이란....
강산이 변하긴 변하나보다

------------------------------------------------
근데 이녀석들 보는 영화수준이 하여튼...
공포영화를 제일 좋아한다.
그외 영화도 뭐 별로 맘에 안든다.

결국 며칠전 책 주문하면서 천하장사 마돈나 DVD를 구입했다.
내일부터는 요거나 틀어주고 녀석들에게 감상문을 강요할 생각!!!
근데 영화는 좋아할 것 같으나 감상문 얘기하면 거의 나를 잡아먹을 것 같은 느낌이....
갈수록 없던 인기도 더더욱 떨어지는 요즈음. 에구 추워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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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21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도 끝나고 방학도 다가 오는데 아이들 놀고 싶지 않을런지요. 저도 그때는 그랬던것 같은데요. 놀아서 피를 많이 보기 했지만요. 헤헤~~^^

Mephistopheles 2006-12-2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론시켜보는 건 어떨까요..^^ 약간 심각한 영화 한편 틀어주고...^^

마노아 2006-12-2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쏘우... 이런 영화를 좋아하더라구요. 저 어떤 반에서 천하장사 마돈나 보여줬는데 반응이 별로였어요. 영화의 깊은 재미는 볼 생각 않고 우웩! 토할 것 같아요! 이런 반응들이나 나오고... 완전 슬펐어요ㅡ.ㅜ

sooninara 2006-12-2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세지감....우린 비디오테이프 밖에 몰랐는데..ㅎㅎ
빨리 방학하면 좋겠죠?^^

클리오 2006-12-2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상문을 누가 쓰남요... ㅋㅋ 울 옆지기도 옛날엔 몸이 피곤해하더니, 요즘은 애들 땜에 스트레스 받아합니다..

무스탕 2006-12-2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교실에 TV 없었슴다 ^^;; 정말 세상이 바뀌었어요...
감상문 요구하면 수업하자 할것 같네요 ^^

바람돌이 2006-12-2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역시 노는건 탄압을 뚫고 노는게 제맛이죠? ^^
메피스토님/중3교실에서 토론을 실제화시킬려면 엄청난 욕과 원망을 모조리 감수하고도 될라나 안될라나?
마노아님/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싫어하는것 까지는 괜찮은데 아예 볼 생각을 안하는건 정말 속상하더라구요. 그쵸?
수니나라님/저는 비디오테이프도 몰랐는데요. ^^
클리오님/감상문 그냥 엄포죠 뭐.... 몸도 마음도 피곤!! 빨리 방학이 돼야죠. ㅠ.ㅠ
무스탕님/저도 졸업할때까지 교실에 그런거 없었어요. 그러고보면 우리 둘 세대가 비슷한것 같네요. ^^
 
마담 사이언티스트 - 에밀리와 볼테르, 열정의 과학 로맨스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최세민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18세기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진보한 나라였으나, 지금 우리 눈으로 보면 기괴하기 짝이 없는 사회였다. 여성은 남편에게 채찍질과 매질을 당하기 일쑤였으나 법에 호소할 수 없었다. 동성애자는 공공장소에서 화형당하거나, 쇠갈고리고 몸이 갈기 갈기 찢긴 다음 쓰레기장에 버려지는게 다반사였다.  - 10페이지 들어가는 말 중에서...

유럽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18세기는 계몽사상과 프랑스 혁명의 시대로 연상된다.
그 새로운 시대를 연 본격적인 출발점에 선 사람이 바로 볼테르이고...
이 책은 그러한 시대에 그러나 여성에게는 전혀 계몽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에밀리 뒤 샤틀레라는 한 귀족 여성의 삶을 추적해간다.

그녀는 요즘말로 빵빵한 귀족집안 출신이었으며 그 시대 소녀들이 다 그러했던 것처럼 집안의 정략과 적당한 거래의 결과로 결혼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그녀는 그 시대 다른 귀족여성들이 화려한 궁정생활과 사치에만 눈을 돌리던 시절 그녀의 어머니가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로 학문에 열정을 불태운다.
그리고 볼테르를 만나고 그와 사랑을 하고 과학을 연구하고 논한다.

과학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당시 프랑스에서 어떤 남자보다도 뉴튼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빛의 성질을 연구하고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대한 논리를 발달시켜 나간다.
그녀의 연구는 후에 사진술 발명과 적외선 발견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아이슈타인의 저 유명한 공식 E=mc2의 제곱 개념도 사실상 에밀리의 연구에서 나온것이란다.

이렇게 대단한 여성이라면 과학사의 한페이지쯤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훨씬 후에 나타난 퀴리부인이 여자임에도 과학사의 중요한 한 장을 할애받는 것처럼....
하지만 불행히도 에밀리가 살았던 시대는 여전히 여성에게는 야만의 시대였다.
따라서 그녀는 그녀의 재능과 업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으며
또한 볼테르에 가려버린 존재였다.

볼테르와 에밀리는 어떤 관계였을까?
그 둘은 거의 공인된 연인 - 정부관계였단다.
(여기서 당시 프랑스 상류사회의 결혼관이나 연애관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혼란스럽다. 결혼과 연애는 기본적인 몇가지의 룰만 지킨다면 전혀 별개의 것으로서 거의 무한대의 자유를 누린다.)
또한 둘의 연애관계가 평생을 오직 한사람만 바라본 지고지순한 것이었냐 하면 그것도 전혀 아니다.
서로에게 질리고 힘들어질때마다 그 둘은 각자 다른 연인을 찾아나섰다.

그럼에도 그 오랜 세월동안 둘을 묶어준 것은 학문과 문학이었다.
볼테르는 어떤 사람도 에밀리만큼 지적으로 그를 자극하며 새로운 페러다임의 문을 열어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에밀리 역시 누구도 자신의 과학적 견해나 연구를 볼테르만큼 잘 이해하고 인정해준 이가 없었다.
둘은 에밀리 소유의 파리 근교 시레이성에 둘의 연구실을 차리고 연인으로 학문적 동반자로 삶을 함께 한다.
물론 그들의 삶은 전혀 평탄하지않았다.
볼테르는 이 책에 의하면 영웅주의적 자만심이 심한 사람이었고
그의 그러한 면은 끊임없이 자신과 에밀리에게 위험을 닥치게 한다.
그러한 볼테르의 뒤를 늘 챙기고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늘 에밀리였고...

또한 문학에서는 에밀리가 따라갈 수 없는 볼테르였지만
과학과 수학에서는 정 반대였다.
둘의 상황이 안정적이고 연구와 실험이 초반에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둘의 관계는 이상적일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삶의 자잘한 문제들이 그들을 괴롭힐때면 둘은 경쟁자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 책에 의하면 볼테르쪽에서 더 그런 경쟁심에 시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늘날 계몽사상의 선구자로 추앙받는 볼테르의 인간사회에 대한 통찰이
바로 에밀리가 제기했던 과학과자연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뉴턴이 밝힌 자연의 질서를 연구하고 토론하는 과정은 인간사회에도 그러한 합법칙성이나 새로운 질서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당연히 들게햇고 어쩌면 그것이 근대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여성의 역할이 가정내에서 남성의 보조적인 역할 이외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던
아니 오히려 경원시되던 시대에 자신의 삶의방식을 스스로 선택한 에밀리는 시대의 선구자일 것이다.
하지만 볼테르는 선구자로 남았고
그녀는 아이를 낳다가 죽은 이후로 잊혀져갔다.

그녀의 삶은 당시의 다른 여성들의 삶과 비교한다면 굳이 불행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녀는 부자였고, 돈이 떨어질때면 베르사유 궁에서의 도박같은 걸로 보충할 수 있었고 또한 귀족이었다.
남편은 그녀의 삶을 인정했고
그리고 그녀에게는 볼테르라는 학문적 동지이자 연인도 있었다.
아마도 그녀가 불행했다면 그것은 천재적이었던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없는 당시의 사회구조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여성의 삶 치고는 평온한 것이었다고 얘기한다면 에밀리에게 항의를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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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2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꾹 누지르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2 - 영국의 세기
브라이언 모이나한 지음, 애너벨 메럴로.세러 잭슨 사진편집, 김상수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표지의 저 둥근 안경테의 해맑은 아이의 얼굴.
1951년 국민건강보험의 실시로 안경을 지급받고 뿌듯하게 웃고있는 소년의 얼굴이다.
저 소년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대영제국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앞에 가려졌던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일게다.

세계 최초의 산업혁명을 이루고 그 힘으로 세계의 지배자가 된 조그만 섬나라의 20세기의 역사는 그 시작이 절정이었고 그 끝은 제국의 몰락이었다.
하지만 붕괴는 아니었다.

영국 하면 참 궁금한게 있었다.
수많은 식민지들이 독립하면서 대부분의 제국주의 국가들의 영토는 어쨋든 형식적으로는 붕괴되었다.
그럼에도 어떻게 영국은 이전의 그 식민지 출신 국가들을 다는 아니라하더라도 상당부분을 영연방으로 묶어 둘 수 있었을까?
그것이 형식적인 연방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또 한가지 그런 나라에서 왜 아일랜드는 그 분규와 테러속에서도 아예 떼버리지 않고 계속 유지하고 있는걸까?

이런 질문들은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답을 찾고자 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평소에는 내가 거의 인정하지 않는 개념인 '민족성-국민성'이라는 대답에 도달하게 된다.
영국인 하면 떠올리게 되는 말에 '영국신사'라는 말이 있다.
물론 내 주변에서 이 말을 자주 쓰는 사람들의 용법은 아주 웃기는 짬뽕이지만
그 말에서 풍기는 영국인의 이미지는 냉정함, 도도함, 사려깊음 등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내가 그 말에서 느끼게 되는건 다른 것이다.
바로 극단을 싫어하는 균형감각이라고나 할까?
어떤 일이든지 그것이 완전한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그들은 한 발 물러서 명예로운(?) 퇴진, 후퇴를 선택한다는....
그것이 식민지에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비교적 쉽게 그들을 퇴진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 덕분에 일부 지역에서는 형식적이라 하더라도 영연방이 남아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영연방은 그들의 선조들이 이주해서 만든 식민지가 많다는 게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겠지만...

2차세계 대전에서도 드라스덴을 비롯한 독일지역에 대한 극단적인 폭격을 실시했던 군인은 이후 그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훈장조차 받지 못했단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처칠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전후 그는 재집권에 성공하지 못한다.
2차대전이라는 전쟁에 질린 영국인들은 노동당을 선택하고...
이후 영국은 사회복지와 노동조합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또 그것이 하나의 극단적인 노동조합주의로 제국의 쇠퇴와 경제불황으로 치닫게 되자 마거릿 대처의 등장으로 보수로 급속히 회귀하고....
지금의 영국은 보수당 내 진보세력쯤 되는 노동당이 집권하며 전세계 좌파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영국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인이 생각하는 영국의 모습.

아일랜드 문제나 포클랜드 전쟁의 경우에도 그들은 명예로운 퇴진이 가능했다면 아마도 그러했을지도 모르겟다.
하지만 영연방의 일원으로서 북아일랜드가 여전히 영국의 편에 남기를 원하고 포클랜드의 영국인 출신들이 여전히 영연방으로 남기를 원하는 한 그들은 명예로운 퇴진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먹을거 하나 없는 포클랜드 전쟁에 그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국민들이 행복해하지 않는가말이다.
자본주의의 고향에서 전혀 자본주의적 계산으로는 이익될게 없는 전쟁이라니....
가장 먼저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 여전히 봉건시대의 유산인 왕실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그리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우려먹고 있는 나라
어쩌면 그렇게 어울릴수 없는 것들을 어울리게 만들어버리는것 역시 그들의 균형감각에서 나오는지도 모르겟다.

그들처럼 제국주의 국가가 아닌 식민지 출신인 나에게 이 책은 그리 맘 편하게 끄덕이며 읽어지는 책은 아니었다.
식민지의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아낀다거나
곳곳에 내가 생각하는 진보의 증거들에 대한 비판들까지
읽어내기에 꽤 불편한 책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의외의 면에서 영국을 다시 볼 수 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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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6-12-19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 책을 글자까지 다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독서력의 바람돌이 님... 저는 옆에 계속 쌓아놓고 그림도 다 못 보고 있어요.. 흑..

바람돌이 2006-12-1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조금 한가해진 덕분이죠 뭐.... 평소같았으면 아마 힘들었을거예요. 클리오님이야 지금 소설 한권 보는것도 힘들때인걸요 뭐.... 저는 아이들이 예찬이만 할때는 인터넷도 못했다구요. ^^

짱꿀라 2006-12-20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꾹 누지르고 갈게요. 우선 담아 놓습니다. 행복하세요.

바람돌이 2006-12-2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의 인사가 늘 저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님도 푹 쉬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예전부터 갖고싶었던 만화가 있었다.

김혜린의 북해의 별

 1에서 8권까지 다시 완결된 책!

사실 이 완결편이 나온지는 꽤 됐던 것 같은데 사고 싶을때마다 맘을 억눌렀었다.

한두번 본 만화도 아니고 장면 장면까지 거의 다 외울정도인걸 굳이 다시 돈 주고 산다는게 웃기기도 하고....

근데 요즘 갑자기 뜬금없이 이 만화가 또 보고싶어진거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냥 보고싶은걸 어쩌겠는가?

며칠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좀전에 그냥 올해가 가기전에 나에게 하는 선물이라 생각하자 하며 덜컥 주문을 해버렸다.
12월엔 책 주문이 좀 과했던지라 자제하자 했던게 엊그제건만.....ㅠ.ㅠ

갑자기 왜 이 만화가 보고싶었을까?

고등학교 시절 만화방을 문지방 드나들듯이 드나들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책,
한 권씩 나올때마다 아끼고 아끼며 읽었던 그 추억이 그리워서였을까?

사실 흠을 잡자면 이 책은 흠집 투성이다.
초반의 그 엉성한 그림하며,  전형적인 순정만화 투의 남발되는 감탄사들.
그리고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을 듯 인간 이상형의 절정을 이루는 사실성과는 담쌓은 인물 캐릭터들.

그럼에도 나는 자주 자주 이 책이 그립다.
김혜린의 그림이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 극적이고,
더불어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 역시 너무나도 극적으로 향상되어 가는 모습에서
예술가의 탄생과 성장을 보는 듯하다.
또한 세상이 좀 힘들고 너저분해보일때
이 만화는 완전무결한 인간에의 탐닉으로 잠시 도피할 수 있게 해준다.

가끔 과도한 애정은 모든 오류를 감싸안아버린다.
그게 뭐 어때서?
내가 이 책 하나쯤 모든 오류를 눈감아버리고 무조건 좋다고 날뛴다고 누구 하나 피해입을 사람 있냐고?

이틀이면 아마 나는 이 만화를 들고 뒹굴고 있겠지?
빨리 행복해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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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2-19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뷔작 치곤 너무 대작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전 이거 11권짜리 얇은 책으로 갖고 있어요. 으... 새로이 재출간되면 아쉽고 그래요. 또 사긴 그렇고^^;;;;

무스탕 2006-12-1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무조건 잘 사셨습니다!!!
김혜린님의 책들은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열어놓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지요..
전 초판본 16권짜리랑 새로 나온 요 책 8권짜리 2가지를 갖고있지요.
(김혜린님의 책 모두를 다 갖고 있지요...^__^v)
멋진 선물, 얼른 도착해서 많이 많이 행복해지시길 바래요~^^*

바람돌이 2006-12-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역시 초반 부분에선 신인의 의욕만 과잉이었다는 느낌을 확 주는 책이죠. 하지만 뒤편으로 갈수록 작가가 성장한다는걸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몇십년이 지나도 안 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말이죠. 갖고 있는 책의 개정판이 나오면 아쉬운 그 기분 저도 알죠. 그런 책들이 꽤 있거든요. ^^
무스탕님/김혜린씨의 열혈팬인 님께서 격려해주시니 잘했다는 생각이 부쩍 드네요. 초판본과 이걸 다 가지고 계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만화는 거의 안사는 편이라 김혜린씨의 만화와 몇가지 단행본들만 약간 가지고 있다지요. ^^

아영엄마 2006-12-1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크리스마스선물로 책이나 할까(다른 건 할꺼리가 생각 안남.-.-) 싶어서 주문할 때 저도 저에게 주는 선물로 책 한 권 포함했네요. ^^

바람돌이 2006-12-1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애인과 남편의 차이는? 이런 날 애인한테는 선물을 조르고 받고 즐거워할 수도 있지만 남편은 그 돈이 그 돈인지라 선물 내놓으란 소리도 안해지는 거 있죠. 뭐 남편한테 칭얼거릴바에야 그냥 내가 알아서 사고 만다 뭐 이런거.... ㅠ.ㅠ
 
콧구멍을 후비면
사이토 타카코 지음, 안미연 옮김 / 애플비 / 200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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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물어봤다
"콧구멍을 자꾸 후비면 어떻게 돼?"
"뻥!! 하고 터져!"
????? 이렇게 가르킨 적 없었는데.....

아이들은 누구나가 한두가지씩의 안해줬음 하는 버릇들을 가지고 있다.
콧구멍을 자꾸 후빈다거나, 귀를 잡아당긴다거나 손가락을 쪽쪽 빤다거나....
육아서에 의하면 그럴때마다 나무라면 상태가 더 심해진다고 해서 말을 안하려고 하는데 사실 대책이 없다.
육아서에 있는대로 그 행동을 안할때 칭찬을 해주거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주라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말이다.
모든 신경을 아이에게 집중해서 하루종일을 보낼 수도 없는거고.....

그래서 혹시나 이 책을 보면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 산책인데 역시나 기대대로였다.
아주 단순한 그림에
콧구멍을 자꾸 후비면 코에 구멍이 뻥
귓볼을 자꾸 만지면 귀가 코끼리 귀처럼 커지고
손가락을 자꾸 빨면 손가락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그런 모습들이 무섭다기 보다는 너무 웃긴다.
그래도 혹시나 아이들이 역으로 공포심을 가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이 책에는 각 페이지마다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근데 코딱지가 쑥 나오면 기분이 좋긴해"
"근데 손가락을 빨면 마음이 편해지긴 해 그치?"라고 엄마가 달래주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아이는 이 책을 별로 무섭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아주 재밌어한다.
마지막에 모든 경우가 모여 아주 괴물이 되어버린 아이의 모습에서는 낄낄거리며 즐거워한다.
거기다가 이제는 손가락 빠는 것까지 어느샌가 고쳐졌고....

여러모로 재밌고 쓸모가 많았던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앞 날개에 실려있는 상상들이 맘에 든다.
아이들이 바랄것 같은 것들을 같이 실어놓았다.
가령 귀를 자꾸 만지면 귀가 커져서 하늘을 날아다닌다든지 하는 것.

코믹하고 단순한 그림과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그리고 상상력의 날개까지....
즐겁고 행복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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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1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한 이야기 같으면서 큰 가르침을 주는 책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