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술사 - 위대한 유토피아의 꿈
이진숙 지음 / 민음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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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러시아 미술전 구경을 간 적이 있었다.
난 당연히 서구적인 역사화 뭐 이런게 중심일줄 알았는데 온 미술관의 벽이 이콘으로 도배돼 있었다. 당시에는 이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별로 없었고, 당연히 그것이 러시아 민중들에 가지는 의미도 알리가 없었다. 나 또한 기독교 신자가 아니니 특별한 관심이 갈리도 없고 다들 비슷비슷해보이는 무수한 기독교적 상징들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그 무수한 이콘들이 말해주듯 러시아 미술의 시작은 이콘들이다.
이콘은 미술로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 경배의 대상에서 출발한다.
예전에는 러시아의 집집마다 이콘을 두고 예배의 대상으로 삼았다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비켜가서는 안될 것이 되겠지....
이 책에 나오는 이콘의 분위기들은 익숙한 서구의 종교화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맨처음 나오는 도판 <블라디미르의 성모>를 보는 순간 어찌나 마음이 아리던지...
대부분 서유럽지역의 성모 그림들은 풍만한 어머니상, 슬픔을 나타낼때조차도 우아한 귀족부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그림에서는 어머니로서의 지극한 슬픔이 너무 절절하게 배여나와 한숨을 쉬게 한다. 자식의 미래가 가시밭길임을 예감한 어머니의 눈동자는 지극한 슬픔외에 무엇이겠는가? 러시아인들은 항상 시끄럽고 격렬하다는데 <블라디미르의 성모>를 비롯한 이콘화의 그림들은 참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삶의 역동성보다는 삶에 대한 연민으로 충만한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천사들의 모습들이다. 아 이렇게 위로받았구나.....
때때로 종교에 대해 별로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이런 표정의 그림들을 보면 불완전한 인간의 삶에서 종교가 주는 위로는 결국 영원히 없어지지는 않겠구나싶기도 하다.

표트르대제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러시아의 서구화, 근대화의 물결은 러시아를 두 진영으로 나눈다. 서구화냐? 슬라브러시아주의의 고수냐? 미술 역시 예외일수 없어 이 두 진영은 팽팽히 대립한다. 하지만 언제나 말이다. 남의 것을 그대로 베낀것이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는 없다. 그나마 다행스런 법칙이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구근대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
러시아 미술 역시 서구미술의 사조들과 기법들이 들어오고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러시아의 넓은 대지가 그렇듯 어느 사조도 러시아를 온전히 자기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러시아는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되 언제나 자기의 방식대로 그것들을 해석하고 적용한다.
러시아의 위대한 미술은 언제나 삶과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서구의 인상주의는 빛을 순수한 회화적인 문제로만 바라봄으로써 그들의 미술에서 역사와 인간과 삶을 배제시켜버렸다. 하지만 러시아의 화가들은 자연 외광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인상파의 빛을 그림속에 끌어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추구해야 할 진리를 잊지 않는다.
바로 '인간'과 '삶'의 문제를.....

러시아 미술작품을 보는 일은 멋진 문학작품을 보는 것만큼 즐겁다.
아니 러시아 미술 자체가 문학작품이라고 할까?
그림속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들은 서구보다는 오히려 우리와 닮아있는 그들의 삶의 얘기를 전한다. 때로는 비장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또 때로는 담담하게....
서구의 르네상스가 인간의 재발견이라고 하지만 그 인간은 현실의 인간이 아니었다.
신에 필적하기 위해 이상화된 인간의 모습은 늘 생경한 느낌을 준다. 아름답다고 감탄을 하지만 그속에서 동일시의 감동을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의 미술은 인간의 삶의 기쁨과 눈물과 분노와 희망이 모두 담겨있다.
그러므로 감동적이다.

뱀꼬리 1 - 이주헌씨의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미술>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한다.
이주헌씨의 책이 미술관소장작품들만을 중심으로 해서 러시아 미술의 역사적 흐름의 파악에 아쉬운점이 많았었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을 확실하게 메꾸고 있다. 독자를 러시아 미술의 세계로 이끄는 저자의 안내 솜씨 또한 앞의 책과 비교하여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뱀꼬리 2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러시아 국민문학의 아버지 푸쉬킨은 아주 오래 살았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3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는다. 그것도 자신의 아내와 염문을 뿌린 자와 결투하다가.... 이 서구인의 결투문화가 참 웃기다 생각했었는데 푸쉬킨의 아내의 초상이 책속에 있다. 아 이렇게 예쁜 여자라면 결투하다 죽은것도 이해간다. 얼마나 예쁜지는 책을 볼 것. ㅎㅎ

뱀꼬리 3 - 갑자기 러시아 미술에 대한 관심들이 늘었나? 일리아 레핀에 대한 책이 나왔다. <일리야 레핀 - 천개의 얼굴, 천개의 영혼> 레핀은 전부터도 관심이 많이 가고 좋아하던 화가였는데 보고싶어 죽겠네... 이번 달 책 너무 많이 샀는데 참....(책값도 무지 비싸더만... 아 레핀이 누구냐고 하면 아래 그림<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을 그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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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1-2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꼬리에서 구미가 확! 당깁니다. 게다가 레핀의 책까지! 2008년의 결심은 책 그만사자인데 이게 너무 힘들어요ㅜ.ㅜ

바람돌이 2008-01-26 02:26   좋아요 0 | URL
책 그만사자는 결심은 저는 매달 합니다. 카드명세서 받을때마다.... ㅎㅎ 뭐 레핀의 책은 전 조만간 지르지 싶습니다. ㅎㅎ

bookJourney 2008-01-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꽂을 자리도 없다는 구박을 받고 있어서 ... 이 책들은 찜해두었다가 도서관에 들어온 다음에 읽어야겠네요 ^^

바람돌이 2008-01-26 02:27   좋아요 0 | URL
저는 도판이 많은 책은 일단 구입용으로 점찍고 있는지라 샀어요. 저희집은 새로 책장을 들여서 아직은 꽂을데가 많다고 자랑질을.... ^^

글샘 2008-01-2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콘이 아이콘이죠?(정말 몰라서 묻는 것임)
아, 이 책 빨리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고 싶습니다.

바람돌이 2008-01-26 02:28   좋아요 0 | URL
아이콘이 이콘에서 유래된거 맞아요. 보고싶은 책마다 바로 바로 사주는 도서관이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게다가 글샘님 외에는 별로 빌려갈 사람도 없을테니 더더욱 말입니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사주긴 사주는데 좀 오래 걸리고 또 보고자하면 빌려가서 없을 경우도 많아서리.... ^^

점순이 2008-01-2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겠다.. 보충 마지막 날 놀러 갈테니, 집에 꼭 붙어있으라구!!^^

바람돌이 2008-01-26 02:29   좋아요 0 | URL
뭐가 좋은데? 요즘 온 식구가 병원나들이라 미치겠다. ㅠ.ㅠ
화요일에는 집에 꼭 붙어있지뭐... ㅎㅎ
 

오라는 눈은 죽으라고 안오고(올해 눈 한번도 못봤다 ㅠ.ㅠ) 비만 추적 추적...
아침마다 아이는 엄마 오늘은 몇도야?라고 묻는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만큼 추워야 눈이 온댔더니 그러는 것.
아이의 바램도 부질없이 이건 무슨 장마철도 아닌데 빨래가 안말라 방안에 들여놔야 한다.
지금도 널린 빨래를 마주보며 앉았다.

그냥 갑자기 기분도 꿀꿀한데 어제 혜경님 서재에서 미장원 얘기를 듣다보니 갑자기 옛날에 미장원에서 봤던 아주 나를 웃겨줬던 남자가 떠올랐다.
아주 오래전이었으니까 그니까 10년은 훨씬 넘은 것 같고 하여튼 그때만 해도 미장원에서 머리 자르는 남자를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때는 아니었었다.
그날 여동생과 내가 같이 큰 맘먹고 파마를 하러 동네 미장원에 같이 갔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20대의 남녀가 미장원 문을 열고 들어왔던 것.
근데 이 둘의 분위기가 그 당시 생각에도 참 안어울렸었다.
남자는 온갖 멋을 부릴대로 다 부려서 왠 날라리? 할정도로  날티가 났었고, 그에 비해 여자는 참 수더분해 보이는 약간은 촌스러워보이는 분위기라고 할까?

어쨌든 들어오자 마자 이 남자
미장원 주인 아줌마에게 아주 반갑게 인사하며
"아 내가 몇달 다른 지역에 가 있다 와서예. 그동안 좀 못왔어예. 그동안 잘 지내셨지예?"하면서 끊임없이 재잘재잘 친분을 과시.
본론은 "아 얘가 오늘 우리집에 인사갈건데 좀 예쁘게 잘해주이소~~"였던 것.
어울려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 여자친구를 처음 자기 집에 인사시키러 가는 길이었던가보다.
근데 그 여자친구를 자기 동네까지 데리고 와서 아는 미장원에 손끌고 머리해주러 온 남자란 정말 그때는 내 주변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인간형이었기에 그때부터 나의 온 신경은 이 남자가 어떻게 하는가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신기한 인간이 정도??? ㅎㅎ)

별로 손님도 없어 미용사언니가 그녀의 머리를 매만지기 시작하자 그 남자
그 옆을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여기는 어떻게 저기는 어떻게 하며 미용사 언니의 가위질에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대더만.....
그렇게 해서 손질이 거의 끝나간다 싶자 드디어 애인의 옆을 벗어난 그 남자.
이제는 거울을 보며 열심히 자기 머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아!!! 자신의 머리를 다듬는 그 손길도 어찌나 능숙하고 세심하던지...
미용실 드라이기도 마음대로 빼서 머리에 드라이러를 넣고 드디어 마무리
옆 선반에 놓여있던 통을 열어 크림을 잔뜩 발라 자기 머리에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터진 미용사 언니의 비명!!

.

 

.

.

"어 ! 그거 가구 왁슨데..... "

-----------------------------------------------

머리 감고 가라는 미용실 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그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황망히 미용실을 떠났다.
그들은 나중에 결혼했을까?
그러고 보니 그녀의 목소리는 그 남자의 목소리에 가려 한번도 못들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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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01-23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녁에 세탁기 돌려놓고 빨래 널어야 되는데 잊어먹었어요. 감사해요.
빨랑 널고 자야겠네여.ㅎㅎ

바람돌이 2008-01-24 00:13   좋아요 0 | URL
빨랑 주무셧나요? 저는 오늘 빨래 널었습니다. ㅎㅎ

순오기 2008-01-23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왁스를 머리에 바르는 유행, 그 남자가 시작한 것 아닐까요? ^^

바람돌이 2008-01-24 00:14   좋아요 0 | URL
요즘 머리에 바르는 왁스가 거기서??? ㅎㅎ

조선인 2008-01-23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해서 나름 행복하게 살았길 바랍니다. ㅋㄷㅋㄷ

바람돌이 2008-01-24 00:14   좋아요 0 | URL
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막상 생각나니 둘이 너무 안어울렸다는 느낌도 드는 걸요. ㅠ.ㅠ

무스탕 2008-01-2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살고 있을거에요 ^0^

바람돌이 2008-01-24 00:15   좋아요 0 | URL
그랬든 아니면 둘이 새로운 인연을 찾았든 뭐 지금이야 다 추억이겠죠? ㅎㅎ

마노아 2008-01-2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팔려서 서둘러 갔나봐요. 으하하핫!

바람돌이 2008-01-24 00:16   좋아요 0 | URL
제가 미장원을 자주 안가니 그 남자가 그 미장원엘 다시 왔는지 안왔는지를 모르겠어요. ㅎㅎ

프레이야 2008-01-24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왁스 스타일링의 원조군요. 가구왁스래~
근데 정말 결혼했을까? 안 어울려 보이는 커플이 오히려 잘 살기도 하더군요.^^

바람돌이 2008-01-26 02:30   좋아요 0 | URL
전 안어울린다 싶은 커플들 보통 깨지던데요. ^^
좋으시겠어요. 딸들과 함께 여행이라니.... 내일 아니지 오늘 아침이네요.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

2008-01-24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약산 김원봉 역사 인물 찾기 18
이원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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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한 최초의 나의 놀라움에 대한 기억은?
그가 22살의 나이에 의열단을 창단하고 의백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 때 나의 관심은 의열단도 그 뒤의 조선의용군도 아닌 바로 그의 저 나이였다.
내가 이 사실을 알았을때가 30이 넘어서였으니 22살이라는 나이에 독립운동 단체를 만들고 그 대장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인간이란게 상상이 안가서였던 것 같다. 사실 22살은 행동대원에 딱 걸맞는 나이가 아닌가 말이다.
그 순간 내 나이 22살은 뭐였지 싶은 그런 기분.....

가끔 평전이나 전기문 같은걸 보면서 불편할때가 자주 있다.
어떤 인물에 대한 영웅적 해석을 만날때인데
가령 그의  존재만으로 좌중을 압도하거나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는 투의 뭐 그런것 말이다.
존재만으로 그런 카리스마를 가지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어떤 천재든 그런 능력이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 합당한 능력들 - 달변일수도 있고 과감한 행동력일 수도 있고 깊은 사유에서 나온 것일수도 있고 - 을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고 평전이라면 의당 그것을 추적해내는 것이 임무일 것이다.
그런데 김원봉 평전에서는 자료의 부족때문인지 아니면 저자의 필력부족때문인지 -나는 후자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영웅화 이전의 인간 김원봉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이상화와 영웅화에 치우쳐 오히려 김원봉이라는 거목을 표현해내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것이다.

그럼에도 약산 김원봉은 내게 영웅이다.
앞에서 말한 22살의 나이에 의열단을 창단했다는 것.
하지만 여기서 그에 대한 평가가 멈추어서는 안된다.
만약에 그가 의열단으로 그의 독립운동사를 끝냈다면 그는 그저 그런 테러리스트에 머물렀을 뿐일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의 테러조직 의열단에서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젊은 시절의 혈기와 사상의 부재에서 나왔을 의열단이라는 조직을 그는 스스로 해체할 줄 알았다.
그리고 조선의용군이라는 군대를 조직하고 그 군대로 하여금 중국과 연합하여 일본과 싸우고 그리고 조선의 독립이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명확히 알았던 사람이 그이다. 어쩌면 자신이 키우다시피한 군대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도 그는 개의치 않았던 것은 그 군대가 해방을 앞둔 조선 국내로 진공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명확히 알고있었던 것이 아닐까?

내게 김원봉이 영웅이 되었던 처음은 그의 젊은 나이의 업적이었지만
진정으로 그가 나의 영웅인 것은 조선의 독립이란 대의 앞에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을 군대를 내어놓았던데 있다.
1940년 조선의용대는 조선으로의 진격작전과 조선민중과의 보다 많은 결합을 위해 조선과 보다 가까운 화북지역으로의 이동을 단행한다. 이 때 김원봉은 우익과 좌익세력이 모두 결합하는 독립운동진영의 조직을 위해 남경에 남는다. 이 기간에도 한동안은 김원봉은 조선의용대의 지휘권을 잃지않는다. 하지만 화북으로 이동해간 조선의용대는 곧 임정에서 이탈을 선언하고 조선의용군으로 개편하며 좌익쪽으로 기운다. 이 순간이 김원봉에게는 자신이 만든 군대에 대한 지휘권을 잃은 순간이다. 그가 만약 조금이라도 권력욕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때 그는 화북으로 갔어야 했다. 그렇다면 그는 여전히 조선의용군의 대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리고 평생의 자신의 신념이었던 통일된 독립운동진영의 결성을 위해 그 꼬장꼬장한 임정파들까지도 결합해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을 거듭한다.
이 부분은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해 양면에서의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분명히 사상이나 이념에 명확하고 투철한  인물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의 사상은 어찌보면 두리뭉실하다.
철저한 민족주의자라는 면에서는 우파에 가깝고, 그가 원하던 해방된 조국의 모습에 대해서는 좌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사상을 명확하게 가져서라기보다는 그저 그가 생각하던 정의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이 신념화된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그런 자신의 신념을 위해 한 번도 곁눈을 팔지않고 자신의 군대에 대한 지휘권을 주장하며 독선을 부리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 임시정부가 주구낭창 임정의 대표성을 운운한것에 비교하면 고결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드물지만 가끔은 이런 인간도 있다.
그래서 이런 인간들은 정치에서는 반드시 실패한다.
그게 정치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해방공간에서 그의 신념은 어디에서도 받아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 힘들고 어려운 독립운동의 삶속에서도 쥐꼬리만한 권력조차도 탐하던 인간들이 해방공간에서야 어떠했으랴?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들이 승리하고, 당위가 현실이 되얼질 수 있는 시대가 되어야만이 김원봉이라는 거목이 바르게 대접받고 바르게 자리매김되어질텐데.... 그런 정치가 존재라도 하는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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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01-22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살요???!!!! 아, 정말 그 나이때 뭐했지. 지금은 뭐했지. 하는 생각 뿐입니다.

바람돌이 2008-01-22 23:29   좋아요 0 | URL
시대가 그래서 그런가? 옛날 사람들은 평균적으로도 지금 우리보다 훨씬 빨리 어른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갈수록 인간이 진화하는게 아니라 퇴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왜 요즘 애들은 더 정신연령이 어려지는듯한 느낌 안받으세요?

BRINY 2008-01-23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들 정신연령이 어려지는 듯한 느낌요? 왜 안받겠습니까? 해마다 점점 어려지는 느낌입니다.

바람돌이 2008-01-24 00:16   좋아요 0 | URL
그렇죠?
 

방학때 왠만하면 출석해서 받는 연수같은 건 안받는데 올해는 어쩌다 보니 일주일 연수를 신청했다. 뭐 옆지기가 아픈 까닭에 여행이 완전히 물건너간 이유도 있고, 또 강의 주제가 불교회화에 대한 것이다보니 관심이 가서이기도 했다. 사실 불교회화쪽은 전공자가 워낙에 적은지라 사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연수를 들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기도 하고 해서 욕심을 냈다.

오늘이 그 첫날. -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빡빡한 일정이다.
일단 아침에 아이들을 동생네 집에 맡기고 강의장소까지 갔는데 장소가 좀 황당하다.
당연히 일반적인 의자 책상이 있는 강당을 생각했는데 이게 강의 장소가 법당이다.
큰 법당 바닥에 방석깔고 앉은뱅이 책상 한개씩 끼고 강의를 들어야 한단다.
하루 6시간동안 저렇게 앉아서 강의를? 에고 죽었다.

근데다 첫날 첫시간부터 불화 실습이란다.
각자가 불화를 하나씩 완성해야 하는데 오늘 한 건 화선지에 가는 붓으로 주어진 도안에 맞춰 그림을 그리고 배접까지 마치는 것.
내가 받은 도안은 관세음보살상인데 이게 보기에는 간단해보이는데 장난 아니게 노가다였다.
방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서 1시간 반동안 도안을 베끼는데 이놈의 붓이란걸 마지막으로 잡아본게 도대체 언제였던지....
붓에 먹물을 묻혀 선을 그어가는데 이놈의 손은 수전증마냥 덜덜 떨리고 손가락 힘이 조금이라도 빠진다 싶으면 선은 여지없이 굵어지면서 삐뚤삐뚤~~~  거기다 시간은 의외로 촉박하고.... 
그래도 완성된 모습을 보며 나름대로 잠시 흐뭇해 했으나 이걸 배접하기 위해 풀칠을 하고 붙이는 과정에서 좀 잘 붙일려고 가져가 걸레로 꾹꾹 눌러줬더니 먹물이 여기 저기 번져서 참 지저분한 관세음 보살님이 돼버렸다. ㅠ.ㅠ
나머지는 마지막 날에 4시간동안 색채 작업을 한다는데 오늘보다 훨씬 더한 노가다가 될 듯....

나머지 두 강좌가 더 있었는데 하나는 완전 초보수준의 강의 내용에 강사도 어찌나 강의를 못하는지 옆지기와 내가 해도 저것보단 낫겠다를 연발, 동시에 이 강좌를 계속 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강사 약력을 보니 이 강사가 전공자고 관련업무를 계속 하는 사람은 맞는데 강의가 주업인 사람은 아닌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얼어붙은 듯하기도 하다.)

그나마 다음에 이어진 강의가 쉽게 들을 수 없는 해외 고려불화의 현황에 대한 것이라 관심있게 들을 수 있었고 강사 역시 자신감 넘치게 좌중을 휘어잡는 스타일이라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사람은 강의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니 당연하다 해야 할까? ㅎㅎ

내일도 관심가는 강의들이 모여있는데 오늘 갑자기 예린이가 아프다.
내가 집에 있는 내내 한 번도 안아프더니 엄마 딱 나가니까 아프다니...
연수 마치고 와서 병원 다녀오고 약을 먹였는데도 아까 자다깬 아이를 만지니 열이 장난아니게 난다. 아 내일 연수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이다.
일단 내일 아침 아이 상태 보고.....
이 연수 제대로 하면 어쨌든 불화는 하나 그려서 여기다 사진도 올리고 할까 했더니 이대로는 불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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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1-2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오늘은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아이 열나면 엄청 걱정되던데

바람돌이 2008-01-23 00:13   좋아요 0 | URL
오늘 하루 그냥 집에서 쉬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좀 낫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

BRINY 2008-01-2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연수도 있나요??? 전 언제나 박물관에서 하는 연수 들어볼 수 있을런지...지금도 보충수업하러 일요일만 빼고 매일 출근하고 있어요. 올해는 아무래도 고3 담임할 거 같구..ㅠ.ㅠ

무스탕 2008-01-22 12:37   좋아요 0 | URL
고3 담임.. 저도 같이 ㅠ.ㅠ

바람돌이 2008-01-23 00:1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연수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지고 있잖아요. 자비 부담인게 단점이지만... ㅎㅎ 고3담임은 정말 애도의 뜻을.... 그게 참 담임도 같이 고3이더라구요. 별로 할짓이 못된다는 생각이...

무스탕 2008-01-22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괜찮아요? 쬐끄만 녀석이 힘들겠네.. 바람돌이님도 맘 편치 않고요.. 어여 나으라고 하세요.
연수도 마지막까지 다 받으실수 있으면 좋겠네요.
연수 내용이 재미있을것 같아요. 불교회화하면 그 현란하고 찬란한 탱화들만 생각이나서..

바람돌이 2008-01-23 00:16   좋아요 0 | URL
예린이가 조금만 아프면 열이 엄청나게 오르는 스타일이라서요. 오늘 하루 연수 결석하고 아이들 봤습니다. 내일은 나가봐야죠. ㅎㅎ 불교회화 맞아요. 그 현란한 탱화들... 근데 우리가 보는건 전부다 조선 후기 그니까 임진왜란 이후것들이죠. 고려탱화들이 정말 끝내주는데 그게 90%가 해외에 있다죠? ㅠ.ㅠ 이번에 슬라이드로나마 몇가지들을 봤는데 역시나 최고입니다. ^^

아사히 2008-01-2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 듣자고 부추기고 난 취소했는데 진짜 미안하게 생각함

바람돌이 2008-01-22 23:27   좋아요 0 | URL
어 아직 안갔네? 출발한줄 알았더니... 준비는 다됐고? ㅎㅎ
첫날에 두번째 시간까지 너 만나면 쥑인다했다. 하지만 뭐 박은경교수 강의 듣고 다 풀렸으니까 마음 놓아라. ㅎㅎ 그 아줌마 강의는 진짜 잘하더만.... 듣기힘든 강의 듣게 해줬으니 고맙다 해야지.. ^^

마노아 2008-01-2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이제 예린이 좋아진 건가요? 마음 쓰여서 연수 받기 힘들겠어요. 근데 불화까지 그리고, 대단한 경험이에요!

바람돌이 2008-01-24 00:17   좋아요 0 | URL
약을 먹이는데도 잘 안낫네요. 첫날만큼은 아니지만 열도 계속 나고... 며칠 푹쉬게 해야 하는데 그게 안돼 유치원엘 자꾸 보내니까 그냥 저냥 계속 가는 것 같아요. ㅎㅎ
 
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작년의 내게 가장 큰 수업매체는 EBS의 지식e였다.
뭐 소단원 내지는 대단원이 끝날때마다 하나씩 틀어주는 거였으니 분량면으로 보면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감동과 얘기거리를 끌어내는 질적인 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수업재료였다고나 할까?

원래 TV와는 거리가 먼지라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같이 수업준비를 하던 동료선생님이 권해준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작년 한해 가장 감사했던 선생님이다.)
작년의 내가 맡은 학년은 1학년 사회라 한국지리와 세계지리가 내용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다 알다시피 이 교과서의 지식이란게 영 사실의 나열이 주를 이루는 죽어있는 지식이라 지리지식속에 당연히 담겨야 할 인간의 삶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한다.
그동안 그 부족한 부분을 파워포인트니 학습지니 하는 것들로 메꿔왔는데 늘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만난게 바로 이 프로그램.

아이들과 우리나라의 곡창이라 불리는 호남지방의 농업을 배우고는 <쌀>을 같이 보며 한미 FTA와 농업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남부아시아를 보고나서는 <축구공 경제학>을 같이보고 세계의 아동노동의 실태를 보고, 동남아시아를 배우고는 <피부색 -혼혈>을 같이 보고 우리속의 외국인 코시안의 문제를 같이 얘기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는 항상 자원은 많지 만 가난하다는 의미없는 얘기를 벗어나 그 자원이 어떻게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고통속으로 몰아넣는지 <BLOOD PHONE>을 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의 소년병의 문제, 인디언의 역사,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북극의 나누크 이야기, 멕시코의 라쿠카라차....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실제 수업에서 쓰일려면 일단 5분내외로 짧을 것, 재밌을 것, 감성을 자극할 것, 그리고 내용이 진실이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근데 이 모든 조건을 갖춘 프로그램이 바로 지식e였던 것.

이 좋은 프로그램에 책까지 나와주니 더욱 고맙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프로그램 자체는 좋은데 그걸 보여주고 이야길 하기 위해서는 다른 자료들을 다시 늘 찾아봐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책속에는  해당 방영분의 배경설명과 더 공부할 수있는 도서 목록까지 제시해 주고 있어 나에게는 고맙기 그지 없는 책이 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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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1-1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업 자료로 엄청 고마웠던 책이자 또 영상이었어요. 열심히 다운받아 쟁여놓았죠. 다시 봐도 감동의 향연이에요~ 고마운 EBS(>_<)

바람돌이 2008-01-15 22:01   좋아요 0 | URL
저도 고맙죠. EBS!! 저도 가득 다운받아 쟁여놨어요. ㅎㅎ 전 그래도 책보다는 영상의 감동이 더 좋던데 책은 또 책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글샘 2008-01-1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joajoa.ba.ro/에 가면 마구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바람돌이 2008-01-17 03: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전호인 2008-01-1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속에 알리의 포효(?)하는 그림이 보이는군요.
님의 소개라면 좋은 책일 것 같아염

바람돌이 2008-01-21 01:39   좋아요 0 | URL
지식이란게 뭔지, 정말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진실이 뭔지를 강렬하게 알려줘요. 저는 사실 책보다는 ebs의 지식e를 직접보는걸 더 좋아하구요. 하지만 책은 또 나름대로 강점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좀 더 공부가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볼 수 있게 해주니까요.

구절초 2008-01-1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저두 관심 많아 추천 고! 그런데 무쇠솥산이요...지난주에 범어사 돌아보고 그아래서 동태탕 먹으면서..맛이 하두 기가막혀 샘이 언급하셨던 허름한집의 찌게 그런 복이 우린 없나보다라고 얘기했더랬는데..거기사시나보네요.방학 즐기시길 ...

바람돌이 2008-01-21 01:42   좋아요 0 | URL
부산의 저 부자가 가마 부 내지는 솥부자예요. 초량쪽에 있는 무슨 산 모양이 가마 내지는 솥 엎어놓으것 비슷하게 생겼대서 지어진 이름이라죠? 좀 멋대가리는 없어요. ㅎㅎ 범어사쪽은 식당이 워낙에 많지만 이게 잘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다간 가격만 비싸고 맛은 완전 잼병인 곳이 많아요. 저도 범어사쪽은 그렇게 자주 가는 곳은 아니니 어디가 맛난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로밋 2008-01-2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님 리뷰보곤 꾹 눌러버렸어요^^

바람돌이 2008-01-22 01:25   좋아요 0 | URL
저의 리뷰는 허접한데 그로밋님의 말씀 덕분에 완전히 기분 업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