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제가 달라져야 이런 풍경이 바뀐다는 뜻인가요?""그게 내 앞의 세계를 바꾸는 방법이지요. 다른 생각을 한번 해보세요. 평소 해보지 않은 걸 시도해도 좋구요. 서핑을 배우거나봉사활동을 한다거나. 그게 아니라 결심만 해도 좋아요. 아무런이유 없이 오늘부터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기로 결심한다거나, 아주 사소할지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겠다고 결심하기만 하면눈앞의 풍경이 바뀔 거예요.‘ - P27
하지만 이제는 안다.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하는 건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 P34
그 미래가 다가올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을. 1999년에 내게는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이 있었다. 미래를 기억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과 일어날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P35
시간여행자는 어떤 사건을 지켜보고 어떤 사건을 외면할지 결정할 수 있다. 어쨌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결말은 똑같다. 다만 어떤 징검다리를 거쳐 그결말에 이를지는 각자가 선택할 수 있다. 시간여행자는 관찰할 사건을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을 수정할 기회를 가질 수있다. 기억이 수정되면 우주의 운행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고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 P71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달을 향해 걷는 것처럼 희망의 방향만찾을 수 있다면, 이라고. - P97
선사시대, 혹은 아직 인간이 지구에 나타나기 이전의 원시적인 하늘 별들만이 가득한 하늘. 광활하게 펼쳐진 공간처럼 시간 역시계속 뻗어나갔다. 과거로 더 먼 과거로 시간이 시작되던 그 순간까지. 그렇게 시간은 쌓이고 또 쌓여 한없이 깊어졌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사막을 이해하기 위해 읽은 책에서 본 ‘깊은시간deep time‘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 깊은 시간이 그의 눈앞에펼쳐져 있었다. - P107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 수없이 들었던이야기이기도 하고, 지금도 책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그분들은 왜 그렇게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할까? 나는왜 같은 이야기를 읽고 또 읽을까? 그러다가 문득 알게 된 거야.그 이유를.""이유가 뭔데?""언젠가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되기 때문이지." - P121
한 사람을 기억하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라고. 그러고 나니 그 부분이 마음에 들더라. 그래서그 밤을 보낼 수 있었던 거야. 자는 듯 마는 듯, 웃는 듯 우는 듯,한 사람을 기억하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라고 흥얼거릴 수있어서. - P182
시간이 지나면 지훈 역시 쫓기듯 다른 사람을 만나서 또 사랑이라는 걸 할 것이다. 첫번째 사랑은 두번째 사랑으로만, 그리고 그모든 사랑은 마지막 사랑으로만 잊히는 법이니까. 하지만....하지만 꼭 구해야만 했을까, 배수로 속의 그 고양이? - P193
"언제나 마음이 유죄지."영원한 여름이란 환상이었고, 모든 것에는 끝이 있었다. 사랑이저물기 시작하자, 한창 사랑할 때는 잘 보이지도 않았던 마음이점점 길어졌다. 길어진 마음은 사랑한다고도 말하고, 미워한다고도 말하고, 알겠다고도 말하고, 모르겠다고도 말하고, 말하고 또말하고, 말만 하고,마음은 언제나 늦되기 때문에 유죄다. - P196
평생 삼천 명의 이름을 접한다고 해도 그중 사랑한다고 말할 수있는 사람은 언제나 단 한 명뿐이라고, 그 단 한 사람이 없어서 사람의 삶은 외로운 것이라고. - P207
한번 시작한 사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그러니 어떤 사람도 빈 나무일 수는 없다고, 다만 사람은 잊어버린다고, 다만 잊어버릴 뿐이니 기억해야만 한다고,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고. - P211
"그것도 하나의 사고방식이겠지. 하지만 유일한 건 아니야. 사람은 어디에 살아도 좋고, 무엇을 행복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어디서 어떤 식으로 살아도 좋아. 살아도 좋다는 걸 구체적으로 보증하는게 내일이다. 나는 지방공무원을 인생을 걸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 P295
하지만,미노이시에 온 것은 숫자로만 표기되는 이름 없는 시민이 아니었다. - P406
이곳의 책을 사랑하는 분들은 롯데월드 118층의 스카이전망대같은 곳 안가실듯요. ㅎㅎ 물론 저도 수학여행이 아니라면 안갔을듯합니다만...그래서 사진 몇장 투척합니다.118층까지 엘베타고 올라가면 뭔 영상을 강제로 보래요영상이 나쁘진 않은데 자기들 건물 광고성격도 있어서 보면서 쬐끔 짜증났거든요 근데 짧은 영상 마지막에 뒷 배경 커튼 올라가면서 서울 야경이 똭 펼쳐지는데 저절로 탄성이... 멋있더라구요.욕한거 반성.. ^^
7년만에 에버랜드 왔더니 어마어마하게 큰 팬더 인형이 생겼어요와 이거 어떻게 안으로 들여왔지????
그러니까 듣거나 읽은 이야기는 사람의 내면에 쌓여흐르다가 모여서 살아 움직이는 힘이 되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 내면에서 자신의 이야기로 바뀌어 밖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갇힌 이야기의 힘이 그 사람에게 해롭고 부정적인 에너지가 된다는 비밀이 이 이야기에 담겨 있다.여성들은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억눌렸다.그렇게 살가죽 아래 쌓인 말과 글의 힘은 응축되어 더욱 강력해졌고, "살이 글이다"라는 말도 터져 나왔다. - P8
이상화도 대상화다. 살과 피로 된 감정과 생각이 있는 전인적인 존재가 단 몇 가지 요소로 줄어들어 환원되는 것이다. 환원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줄이다‘라는 뜻을 가진 reduce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대상화는 결국 여성들에게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인 셈이다. - P27
성애의 대상이 되는 것이 여신의 제단에라도 오르는일인 것처럼 착각해서 낭만화의 허구에 빠지면, 백설공주 꼴이 난다. 착하고 어질게 순종하면서 자신의 욕망도모르고 욕망의 주체가 되어보지도 못한 채 사는 여성은백설공주의 어머니 왕비처럼 쓸모없다. ‘착하면 호구‘라는 세간의 표현은 여기에도 딱 들어맞는다. 사실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만큼 인간에게 치명적인 대우는 없다.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키우지 못하고 남자들의 시선을 가치의 기준점을 삼는 백설공주의 계모왕비같은 삶은 비참하다. - P37
《마법에 걸린 공주님》에 숨은 진실은 여자의 내면에있는 수많은 얼굴 중 가부장 사회가 보여도 된다고 허락하는 얼굴은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얼굴은 베일로가려서 세상에 내보이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내가 자아를 포기할 수도 있을 만큼 사랑한 남자는 나를 사랑한다면서 수많은 얼굴 중에 예쁘고 연약한 나만 고르고 나머지내 얼굴은 모두 버린다. - P85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자르고 돌아가는 길에우연히 안드로메다를 보고 구해주지만, 사실 두 이야기는 ‘우연히‘ 엮인 게 아니다. 뱀 머리카락을 지닌 하위 신격을 죽이는 일과 용을 죽여서 연약한 안드로메다를 구하는 일은 결국 아테나가 제우스의 딸로 복속, 편입되는과정을 효과적으로 그려 고대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퍼뜨리는 역할을 했다. - P93
이렇듯 가부장 신이 신 중의 왕이 되거나 아버지 유일신을 모시는 종교가 통치하는 사회가 되면 뱀부터 잡아죽인다. 뱀은 대지에 붙어서 대지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을뿐더러, 뱀과 함께 등장하는 여신들은 대지 모신의 신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테나, 아르테미스, 키벨레를 비롯해 헤라마저 그리스·로마 신화 초기에 뱀과 함께등장했다. 이후 여신들이 가부장 신화로 편입되면서 뱀은 사라진다. - P97
이렇듯 여자를 복속시켜 지배하려는 작업은 현실계에서는 마녀사냥으로, 상상계에서는 용을 죽이고 공주 구하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 P105
이다. 다시 말해 이야기를 통해 개연성이 주어지면 현실에서 이룰 수 있다. 이것이 이야기가 가진 힘이기도 하다. - P148
여자가남자의 구원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구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성이 구원이라는 말은 참으로 옳다. 곰에 불과한, 아직 동물의 세계에 사는 어린 소년이 털 아래 숨은 황금빛을 찾으려면,내면에 있는 여성성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여성성이 내면에서 변화의 동인을 찾아내고, 그 뒤틀린 자기중심성을 구원해야 비로소 파묻혔던 금은보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