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에 집에까지 들고온 일거리를 겨우 끝내고 나가기 전에 알라딘 마을을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어요. 그날따라 그 전에 알라딘 서버가 정지되는 바람에 별로 올라있는 글도 없더만요.

하여튼 여기저기 다니다가 내가 아는 사람이 다른 블로거에서 사용하고있는 닉네임과 똑같은 닉네임을 발견!!!
하여튼 들어가서 글을 봤어요.
다른 건 없고 리뷰만 달랑 20개정도 올라있는데 읽는 책이나 글을 쓰는 문체가 딱 내가 아는 그 사람이지 뭐예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글들을 꼼꼼히 읽으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더라구요. 어쨌든 확인은 끝!!
학교 때 친했던 선밴데 전화만 가끔(일년에 한 번쯤) 하고 얼굴본지는 정말 오래됐네요.

하여튼 글 아래 서재 주인보기 댓글로다가 "내가 누구게?" 하는 메롱식의 글을 남기고 저는 튀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 서재가 거의 방치된 서재임으로 댓글 확인되는데만도 며칠 걸릴 것이고, 또 제 서재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제가 누구라는 직접적인 단서가 없는 관계로 전화가 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거나 아니면 아예 못알아챌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아침에 바로 선배로부터 전화가 띠리리리링~~~

나 - 아! 오랫만에요. 선배! 왠일이래요? (시침 뚝!!)
선배 - 아 뭐....(이런 저런 소식들을 궁시렁 궁시렁~~)
나 - 속으로 (역시 못 알아챘군! 흐뭇  ^^)
하여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선배 - 야! 근데 알라딘에 서재에 댓글 달아논거 너지!
묻는 것도 아니고 아예 확신조의 물음에 한 번 빼보지도 못하고
나 - 어! 그거 어떻게 알았어요?
선배 - 니 서재 들어가니까 니 딸래미들 사진 올려놨대. 니랑 똑같이 생겼더라!!(참고로 선배는 한 번도 우리집 아그들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이렇게 해서 몇시간 버티지도 바로 들통이 나버렸다.
근데 정말 그렇게 닮았을까?
안되는데..... 예린아 해아야 부디 청출어람하여라.....

근데 이놈의 선배가 흔적은 안남기면서 자주 들어온단 말인가?
갑자기 괜히 아는척했다는 생각이.....
학교때도 띨띨한 나는 맨날 욕만 먹고 살았는데...
리뷰의 자기 검열이 심해질 듯한 불길한 예감이.... 으스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06-05-18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미있네요~~
맞아요. 저도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선배에게 서재 알려주었더니 처음엔 호의적으로 댓글 달고 하더니 지금은 슬쩍 왔다가 사라져서는 제 일상을 소문내고 다녀요. 그러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서재는 아는 사람에게 안 들키는 것이 상책. 쿄쿄쿄

부리 2006-05-1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열의 압박은 저도 이해합니다. 그래도 아는 분 만나면 아는체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하지 않나요? 저도 아마 아는체 했을 거예요^^

바람돌이 2006-05-1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역시 숨어사는게 좋겠죠? ^^ 근데 부리님 말씀대로 처음으로 잘 아는 사람을 만난지라 손가락이 근질근질 했다고나 할까요.
부리님/저도 부리님의 전략을 벤치마킹할까요? ^^

마늘빵 2006-05-1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이들이 있으면 저도 페이퍼를 스스로 검열하게 된다는...

바람돌이 2006-05-1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다른 사람도 그런걸 알게 되니 갑자기 든든해진다는..... ^^

조선인 2006-05-1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바람돌이님을 뵈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까요? 궁금. *^^*

바람돌이 2006-05-1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그건 별로 아닐듯.... 저 선배야 워낙에 제 얼굴을 잘 아니 금방 찾아냈겠지만 보통 사진만 보고는 좀 힘들지 않나요? 그것도 애들 사진으로다가.... ^^ 저는 조선인님 사진을 봤는데도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겟다고요. ^^

水巖 2006-05-22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선후배님 이야기 재밌게 읽었군요. 혹시 전시회에서 지나치시다가 먼저 알은채 하세요.

바람돌이 2006-05-2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그렇네요. 전시회에서 혹시 뵙게 될런지도... 눈썰미 없는 저는 이제 열심히 수암님 얼굴을 외워서 혹시 뵙게 되면 꼭 먼저 알은체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