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하여튼 이 무사히가 제일 중요해요.^^)

우리반은 담배 한갑을 압수한 것 외에는 별 사고 없었구요. ^^

영천은 여기보다 북쪽이어서 그런지 날씨는 많이 풀려 따뜻한 봄인데 주변 풍경은 여전히 삭막한 겨울이더군요. 봄기운을 느끼기는 좀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길가에 수줍게 핀 산수화가 아주 작은 소리로 봄을 알리고 있더이다. (이번에 깜박하고 디카를 까먹는 바람에 못가져 갔어요.)

수련회 브리핑에서는 교사들의 요구사항은 딱 두개였습니다. 첫번째는 아이들 너무 고생시키지 말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골라줄 것. 두번째는 여학생들 나중에 교관 만난다고 가출 안하게 해달라는것... ^^

2박3일간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아이들의 표정이 내내 밝아서 참 좋았습니다. 이런 곳 오면 제일 신경쓰이는게 아이들 먹는건데 이번에 간곳은 밥이나 반찬도 푸짐하고 맛있어서 참 다행이었고요. 수련회장 선택이 성공적이었던거죠. 돌아오는 오늘엔 집에 가기 싫다는 애들이 많아서 참......

참 우리반 애들은 반별 단합대회에서 1등을 먹어 엄청 사기가 올랐더군요. 지들 말로는 다른 모든 반을 압도적으로 눌렀다는데.... 그래서 저도 너무 기분이 좋을 뻔 했다가, 1등을 한 이유를 듣고는 애들을 확 패줬습니다. 왜냐구요. 그녀석들이 만들어 부른 반가가 인기독차지 하는 바람에 1등을 했더군요. 그 반가의 내용이 뭐냐구요. 제가 주인공입니다. 주제가 한 마디로 우리 선생님의 공주병이었다나요? 내가 공주병이 아니라 진짜 공주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앞으로 집중 세뇌가 더욱 필요할 듯.... ^^;;

수련회엘 따라오면 한편으로 편해서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서 섭섭하기도 합니다. 선생들은 거의 뒹굴뒹굴.... 할 짓어 없어서 수련회장 지하 창고에 마련된 휴게실에 가서 처음으로 포켓볼 배우고 탁구치고..... 것도 지치면 수다떨고....

오늘 돌아오는 버스 타면서 우리 반 녀석이 "우리 수련활동 할때 선생님은 뭐하셨어요?"하길래 속으로 살짝 미안했지만 차마 포켓볼 쳤다고 말은 못하고 그냥 그랬죠.

"음~~ 뒷산에 올라가서 정화수 떠놓고 너네들 잘되게 해달라고 하루종일 빌었다" ^^;;

아이들이 더 예뻐 보이는 수련회였습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울보 2006-03-2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셌네요..
고생이 없었다니 다행입니다 아이들도 즐거웠다면 더 좋잖아요 수고하셧어요,

아영엄마 2006-03-2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공주님 잘 다녀오셨군요!별 탈 없이 돌아온 것도, 반이 일등 먹은 것도 축하드립니다. 공주님 반인데 어련하려구요~ ^^

세실 2006-03-25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잘 다녀오셨군요~~~
그나저나 바람돌이님이 진짜 공주셨다구요? 흐 라이벌이군~~~

날개 2006-03-25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관 만난다고 가출도 해요? 하하하~

chika 2006-03-2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련회가 안좋은건 그거예요.. 선생님과 함께 하지 못하는 거. 교사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을 해야된다고봐요. 더구나 학년초에는 말이지요;;;
- 근데 공주님 쫓아댕기는 바.람.돌.이 님 아니셨어요? @@

바람돌이 2006-03-2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고마워요. 헤헤~~ 전 고생한게 하나도 없는데도 왜 이리 피곤할까요? ^^
아영엄마님/작은 일인데 그런데서 일등먹은게 그리 좋은지 아이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제가 눈에 띄기만 하면 달려와서 일등한거 자랑한다고 정신이 없더라구요. 중3이라도 역시 애들은 애들이라는걸 확인!!! 근데 그 노래가 아마도 우리반 반가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
세실님/세실님보다 제가 한 수위일걸요. 세실님은 미모를 만방에 고하셨지만 저는 아직 베일에 싸인 공주랄까? ^^;;
날개님/농담같죠? 근데 실제 있었던 일이라니까요. 별별 애들이 다 있으니까 뭐...^^
치카님/근데 전 아이들 체력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같이 하면 억~~~^^;; 근데 저 사실은 공주님 쫒아댕기는 척하지만 위장한 바람돌이였어요. 진짜 공주는 저라니까요. ^^;;

세실 2006-03-2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공개하라 공개하라~~~~~~~~~

동그라미 2006-03-2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해요 저는 왕자님이신줄 알았어요... 공주님 잘다녀오셧다니 수고하셧어요..좋은 하루되세요..

프레이야 2006-03-29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닉네임만 보고는 남자분인줄 알았어요. 근데 수련회 벌써 갖다오셨네요. 큰애 중학교는 4월에 간다고 하네요. 어디로인지는 아직 모르겠구요.

바람돌이 2006-03-2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제 즐찾관리를 위해서 아니되는줄 아옵니다. ^^
동그라미님/저는 바람돌이가 무성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남자같다네요. 이 참에 바람공주나 돌이공주로 닉네임을 바꿀까요? ^^
배혜경님/뭐 학교마다 다르니까요. 다 장단점이 있는것 같아요. 그래도 좀 따뜻한 4월이 더 좋기는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