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리포터를 참 좋아라 한다.남들이 뭐라하든 말든 해리포터는 정말 재밌다. 해리포터가 커가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마법의 종류들. 마법학교의 생활, 6권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아이들의 연애 얘기도 재밌고, 사실 볼드모트와의 대결보다는 나는 이런 각 시리즈 앞 부분에 나오는 아이들의 생활 얘기가 더 재밌다. 어쨌든 무지 좋아한다는 거다. 한 시리즈를 다 읽어가면 더 이상 읽을게 없어서 슬퍼진다나 어쩐다나....

지난번에 5부는 사서 봤는데 아무리 좋아해도 내가 이걸 다시 읽을건 아니었기에 다 읽고는 학교 도서관에 기증해버렸다. 이번에 6부가 나오면서는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다행히 내가 잘 다니는 도서 대여점에 이 책이 들어와있는 걸 보고 빌려읽는걸로 결정해버렸다. 2권까지는 순조롭게 빌려읽고 3권을 빌려볼래니 도통 순서가 안돌아온다. 그러던 차에....

수업시간에 한 녀석의 책상위에 해리포터 3권이 얹혀져 있는거다.(봉숭아 학당은 아닌 다른반) 이게 웬 횡재냐 싶어 녀석에게 다 봤냐니까 다 봤단다. 그래서 내가 빨리 보고 돌려준다고 빌려달랬다. 그랬더니 이녀석 너무 진지하게 대여비 달랜다. (내 참 기가막혀...)간혹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런 얘길 하는 녀석이 있어 농담으로 넘길랬더니 너무 진지하다. 진짜로 돈 받고 빌려준단다. 내가 너무 황당해하니까 그반 녀석들이 난리다. 그 반의 다른 친구들도 빌려달랬다가 돈을 요구하는 녀석앞에서 좌절했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었던거다.

그렇다고 이 녀석이 뭐 성격이 못됐다거나 그런 녀석은 아니다. 다만 새롭게 안 사실 돈에 좀 민감하다는 거였다. 나도 가끔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볼 때도 있는데 사실 내놓고 이렇게 대여비를 청구하는 녀석은 본 적이 없다. 물론 아이들 책을 빌려봤을 때는 그냥 내가 초컬릿 같은거 하나 사서 고맙게 잘봤다고 얹어주긴 하지만, 그것과 이건 다른거 아닌가?

그렇다고 정색을 하고 나무라기도 좀 그렇고... 그냥 몇마디 말로 나나 친구들이 섭섭해하는 심정을 전달하고 끝냈다. 당연히 책은 안 빌렸다. 교사인 내가 돈주고 아이한테 책을 빌리는건 좀 아니다 싶어서였다.

기분은 참 씁쓸하다. 그냥 그 아이의 특이한 성격으로 생각하고 말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참 씁쓸해지는건 어쩔수 없네....쩝!!!

결국 대여점에서 무사히 빌려 다보고 지금은 4권이 나오기를 열심히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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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11-22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면 그렇게 계산적인 사람들이 있죠. 정이 똑똑 떨어지는,,, 근데 이제 겨우 중학생 아이가 그랬다니 참 놀랍네요. 이 글을 읽어보니, 바람돌이님은 학생들에게 친구같은 다정한 선생님이신것 같아요.^^

승주나무 2005-11-22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대신 책으로 대신 주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보는 건 어때요. 애가 어려서 돈에 대한 사회적 편견만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참에 돈에 대한 신선한 개념을 애둘러 알려주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 예컨대 '너 우리나라 사람들이 식당에서 돈내고 밥을 시키면서도, 밥이 나오면 '잘먹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줄 아니? 그것은 내가 내돈내고 밥을 먹지만, 나의 배를 채워주는 것은 돈과 별개의 문제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내가 너에게 돈을 주고 책을 빌리는 것은 하나도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나는 그보다 큰 것을 너에게 보답하고 싶단다.'
요번에 신문에서 아이들에게 금융교육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정말 돈 자체에 대한 학습도 중요하고, 돈에 대한 이상한 개념을 가지지 않기 위해 바로잡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암튼 선생님한테 돈을 달라는 학생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좀 씁쓸하기 하네요.

BRINY 2005-11-22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chika 2005-11-2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통 자본주의자를 보는거 같아요. ㅠ.ㅠ
(해리포터... 읽고 싶지만 참는 중입니다. 대여점도 없고... ㅜㅡ)

숨은아이 2005-11-2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의견에 백만 표! (저한텐 한 표밖에 없다구요? 에... 그럼 한 표를 기꺼이! ㅎㅎㅎ)

바람돌이 2005-11-22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 아직 아이니까 바뀔 가능성이 더 많죠. 어른들이 변하기 힘들지 아이들은 그래도 좀 쉽게 바뀌니까요.
승주나무님/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이렇게는 생각못했는데 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가끔 돈 때문에 아이들한테 속상할때가 있어요.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뭐 그런것 걷을 때요. 지금은 옛날처럼 의무적으로 걷지는 않지만 그래도 담임들은 성심성의껏 아이들에게 왜 돕고 살아야 하는지를 얘기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서 어른들과 똑같은 반응을 볼때는 참 슬퍼져요. 어른들이 제발 "저거 내면 제대로 쓰이기는 하는지 안미더워서 못내겠다"는 그런 말은 아이들 앞에서 제발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BRINY님 /그래도 이녀석이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거든요. 그냥 성격이 조금 특이해요. 좀더 살다보면 그리고 승주나무님의 말씀처럼 노력하면 뭔가 좀 달라지기도 하겠죠 뭐....
치카님 /그 동네엔 대여점이 없단 말입니까? 그럼 도서관에서 빌려보는건.... ^^ 우리동네 도서관은 그놈의 APEC때문에 예산이 없는건지 한동안 신간을 너무 안들여오네요. 잉잉~~~

바람돌이 2005-11-2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저도 한 백만표 던지고 싶은데 한표밖에 없네요. ^^

국경을넘어 2005-11-2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를 하면 꼭 대가를 바라는 근성이 문제지요. 저는 아이들에게 그 거지 근성 좀 버리라고 하는데... 학교 현장과 가정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

바람돌이 2005-11-2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게 거지근성이 되기도 하는군요. 이 말도 배워서 써먹어야겠군요. ^^

숨은아이 2005-11-2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폐인촌님 말꼬리 잡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거지근성"이라는 말은 아이들에게 모욕감을 줄 것 같아요. 저 어릴 적에 선생님이 우리 반 아이들 전체를 보고 "때려야 말 듣는 노예근성"이 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그 말을 듣고 참 기분이 나빴습니다. 말로 제대로 설명해준 적도 없으면서, 숙제 안 해오면 때리기부터 하면서 노예근성이라니...

바람돌이 2005-11-2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말도 일리가.... 역시 말이란 어려운거예요. 갑자기 황희정승이 된 기분.... 근데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거니까 조심해야지요. ^^

비로그인 2005-11-2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를 좋아했는데..
전 작품에서 포터가 워낙에 자신의 처지를 난감하게 생각하는 장면들에 욱, 해서..
이번에는 일부러 멀리하고 있답니다..;;
대형쿠폰주면.. 마음이 바뀌려나...;;;;;

sooninara 2005-11-2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어린이 경제교육이라며 자신의 책을 빌려주는 아이가 방송에 나왔어요..ㅠ.ㅠ
연체료도 받더군요. 저는 우리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진않다고 생각했어요.

sooninara 2005-11-2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하나는 접니다요^^

바람돌이 2005-11-22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저는 그렇게 난감해하고 신경질도 내고하는 해리포터가 좋아요. 딱 그 나이의 애에게 맞는 설정이잖아요. 아마도 저는 우리집 애들이 크면 이 책들을 한꺼번에 사준다고 끙끙대지 않을까 싶은데....
수니나라님/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건 중요한 문제겠지만 그럼에도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이 돈 돈 하는건 하여튼 아직도 맘에 안들어요. 저도 우리집 애들은 그냥 지거 안 아까워하고 빌려도 주고 퍼도 주고 그런 아이로 크면 좋겠어요. ^^ 그러면 좀 못살려나?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좀 힘들어도 마음은 훨씬 넉넉히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쵸 ^^ 근데 추천은 여기 댓글들에 하신 것 맞죠. 헤헤~~~

chika 2005-11-2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댓글이.. ;;;;;;

바람돌이님, 오늘 책박스 보냈는데요,, ㅎㅎ (비니루? 안에 연필 들었어요. 책땜에 도롱뇽이 떨어지면 떨어진냥 그냥 써 주세요.. 부끄럽사와요~ ;;;;;;)

바람돌이 2005-11-22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벌써 다 읽고 보내셨나요. 치카님의 책읽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천천히 하셔도 되는데 너무 급하게 보신게 아닌가 싶어서 죄송스럽기도... 어쨌든 감사합니다. 치카님 덕분에 제가 호강하네요. 도룡농 달린 연필이라니 것도 너무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