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오랫만에 미장원엘 갔다. 아직 어린 애가 둘이니 이놈의 미장원 한 번 가는것도 연중행사다. 특히나 나는 파마가 잘 안나와 미장원 한 번 갔다하면 남들보다 한시간은 더 걸린다.

여름에는 무조건 버틴다. 더워서 어떤 머리를 하더라도 무조건 질끈 묶어다니니 미장원값도 아깝다. 근데 그렇게 질근 묶어다니는 것도 젊을 때는 봐줄만 하더니 요즘은 내가 봐도 아니올시다다.

그래서 오늘 큰 맘먹고 동생네 집에 가서 둘이서 중국음식 맛난데 가서 먹고, 동생네 집앞 미장원에를 갔다.(애들은 몽땅 동생한테 맡기고....)

하도 오랫만에 미장원에를 오니 미용사분이 어떻게 하실거예요 묻는데도 대답할 말이 없다. 근데 참 웃긴건 난 미장원에만 오면 주눅이 든다. 항상 뭐라고 할말도 딱히 없고 있어도 어리버리 말도 잘 안나오고...

그 어리버리한 말로 "그냥 자르고 파마해주세요. "

"얼만큼요?"

또 머릿속이 하얘진다. 갑자기 뭔가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나서 "많이 잘라주세요" 했다.

그러고는 사사삭... 사사삭....

내 머리 스타일은 아무리 짧아도 항상 어깨 위로 올라간적이 없었는데, 대부분은 긴머리다. 긴머리에 스트레이트 아니면 파마....

근데 좀 바꾸고 싶다. 확 커트를 치고나니 맘이 상쾌하다. 거기다 파마를 하고...

근데 결과는.... 너무 아줌마같다. 아줌마 맡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원한건 좀 굵은 웨이브에 동그란 얼굴좀 가리게 샤프해보이는거였는데 이건 완전 동글이다. 에구.... 말못한 내가 원망스럽다. 이건 무슨 병일까? 다른데서는 말못한다는 소리는 안 듣는데 미장원에만 가면 말이 제대로 안나오니...

그래도 다행인건 내 꼴을 본 서방이 빈말이라도 예쁘다 해준거다.

이런 페이퍼를 보면 서재인들 또 사진 공개하라고 하겠지만 미리 못박아둔다.

내가 사진을 공개하면 아마도 그나마 얼마 안되는 남자들의 즐찾이 줄어들거고...

대신에 나의 용감무상함에 자신을 얻은 여성들의 즐찾이 대거 늘어날거다.

그러나 즐찾을 늘이기 위해서는 사진 공개를 해야 하나, 나는 나 때문에 누군가가 용기를 얻는것 싫다. 그래서 절대 안한다. 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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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8-27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년 전에 웨이브 하실 건가요? 묻길래 아니요, 파마할 건데요 했다가 지들끼리 키득거리는 것도 봤답니다. 저도 미장원에 가야 것어요^^

야클 2005-08-27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그 반대가 아닐까요?
그 미모에 뿅간 남자들의 즐찾이 폭증하고,
열등감에 기가 꺽인 여성들의 즐찾이 엄청 줄고.
우리....내기 할까요? ^^

바람돌이 2005-08-27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돌바람님 저랑 비슷한 수준....무슨 삐까한 미장원 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동네 미장원 가는데 드는 이 주눅은 뭘까요? ^^

바람돌이 2005-08-27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야클님 제가 미장원에서만 어리버리하지, 몽땅 그런줄 아세요?
님의 태클에 걸릴정도의 바람돌이가 아니랍니다. 제가 잔머리를 얼마나 잘 굴리는데...^^

클리오 2005-08-27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1년에 두 번 파마하는 것 같아요. 봄에 파마했다가 여름이 오면 무조건 올리고 버티고, 가을이 오면 또 파마를 하면서 봄까지 버티구요.. 저 1주일 전에 파마했는데, 생각보다 웨이브가 너무 잘 나와서 아주 기뻐하고 있답니다. 그다지 손질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쓸만해서요. 흐흐... (약올리는 것 갔군요.. --;;)

바람돌이 2005-08-27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그래도 저는 1년에 3번은 갑니다. 겨울맞이로다가....
근데 지금 유리창에 비친 제 머리를 보니 진짜 바람돌이 같다. 바람맞은 아줌마.... ^^;;

히피드림~ 2005-08-27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어깨 위로 커트하고 파마 잘못하면 나이들어 보여요.^^;;
그래두 머리하고 한 한달 지나면 자연스러워지니까 걱정마세요.^^

마냐 2005-08-27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 10여년....1년에 한번 정도 미장원 가서 머리를 단발로 만든뒤, 그게 계속 길어지도록 내버려두는 짓을 했슴다...하지만, 역시 자주 관심을 쏟는 편이 낫더군요.

국경을넘어 2005-08-2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머리깎으러 가면 가만히 앉아 있고 아내가 이래라 저래라 합니다. 남들은 자유가 좋다고 하지만 전 너무 복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햏햏햏 그리고 바람돌이님 이쯤되면 공개하시죠.

진주 2005-08-2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얼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탈로 해주세요!"
라고 씩씩하게 외치세요.
그래야 머리 다 하고 난 뒤에, 따질 수도 있잖아요.
모...가끔은 한 바탕 토론도 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지지만서두요. 난, 얼굴 동그라니까 요러요러 해야하는데 미용사님은 이러이러하게 해 주셨네요? 하믄, 미용하는 아니예여 동그라니까 요러요러하면 더 얼굴이 동그래보여요 어쩌구저쩌구.....


kleinsusun 2005-08-2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신랑이 이쁘다고 하면 됐죠 뭐...
그런데 글이 정말 재미있네요.
용기를 주기가 싫어서 사진 공개 안하신다구요?
보고 싶은데..... 귀여울 것 같아요. 보여 주세용!

책읽는나무 2005-08-2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 년에 한 번 미장원을 갈까? 말까? 그래요...ㅡ.ㅡ;;
그래서 매번 미장원을 가면 미용사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뒤로 넘어가는 미용사들도 있고 좀 그렇더군요!
속으로 나만 미용실을 잘 안다니는건가? 좀 많이 창피하더라구요!

저도 미용실 간다고 해도 매번 스톼일이 똑같더군요!
이삼년에 한 번씩 파마를 해주거나...파마 풀고 생머리로 그게 어느정도 길면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때 한 번씩 잘라주고.....ㅡ.ㅡ;;
그래서 항상 제머리는 그게 그거라서 몇 년만에 친구들 만나도 학교 다닐때랑 똑같대요....물론 파마를 했을땐 이제 나이먹은 티가 난다고들 하지만요..ㅋㅋ
그래서 가끔은 정말 획기적인 헤어스톼일을 하고 싶어도 어떤 스타일로 해달라고 해야되는지 그것을 알지 못해 항상 미장원을 나서면 그머리가 그머리더라구요.
그래서 더 미장원을 안가게 된다는~~~ㅠ.ㅠ

암튼.....님의 머리는 사뭇 궁금킨 합니다만..^^;;

바람돌이 2005-08-2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세상에 앞으로 한달이나 더 놀림을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너무해요. 글쎄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까 머리가 완전 어릴 때 마이클 잭슨 같았습니다. 흑흑....
마냐님/ 저랑 똑같은 짓을.... 우리 앞으로 미장원이랑 친해지기로 해요.
폐인촌님/저도 복종을 좋아해요. 누가 좀 해줬으면.... 근데 우리집 서방은 자기 머리 간수도 안되는걸로 봐서 가망이 없을 듯....^^
진주님/그래봤자 제가 미용사와 말 몇마디라도 섞어 이길 가능성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미용사가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좋다고 하길래 기냥 "예 좋네요"이러구 나왔다는거 아닙니까?
수선님/ 예쁘다는 말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말을 할 때의 그 묘한 뉘앙스.... 이미 엎질러진 물 어쩌겠냐는 투의....^^
책읽는 나무님/ 저랑 비슷한 사람 또 하나 발견! 근데 저도 님과 같은 패턴을 거의 유지하다가 한 2-3년 전부터는 생머리가 더이상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걸 발견했죠... 슬프게도 나이를 먹은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대부분 파마를 합니다. 궁금하면 어릴적 마이클 잭슨을 떠올려보세요. 슬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