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야 참 세련되게 베끼기도 한다. 하지만 중학생들의 베끼기는 그야말로 웃기는 수준이다. 단박에 들통나는 것들. 예전에는 요즘 애들이 워낙에 책을 안읽는지라 방학 같은 때 독서감상문 서적 읽고 독후감 쓰기 숙제를 자주 내줬다. 부담스럽지 말라고 10권정도의 책을 선정해주고 그중에 1권을 선택해서 읽으라는.... 당연히 베끼지 말것을 신신당부하나 아이들도 약은지라 선생이 다 읽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당연히 베껴오는 놈 천지다. (그애들이 그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것이 한 번 이런 숙제를 내면 보통 400명 정도의 글을 읽어야 하는지라 한달 내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그나마 인터넷에서오려붙이기라도 방지하기 위해서 무조건 손으로 쓰서 내게 하는데도 참 많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오로지 끈기 하나외에는 장점이 별로 없는 인간이다. 거의 다 걸러낸다. 그런데 그렇게 걸러내는 글들 중에서 정말 "나 베꼈오"하고 선언하는 글들이 있으니...
첫번 째 기억 - 독후감을 중학생 치고는 참 잘썼다. 이녀석 꽤 괜찮군하고 생각하는 순간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 우리나라의 대학생으로서 내가 어찌 살아야할지.." 운운 , 갑자기 왠 대학생? 손으로 베끼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던 이녀석. 바로 걸렸다.(근데 웃긴건 이 글은 중학생 수준에서 참 잘 쓴 글이었지 대학생이 쓴 글로는 함량미달이었다.
두번 째 기억 - 이 녀석은 요 앞에 분명히 검사했는데 왜 또 나오지? 같은 이름이 두개다. 그것도 같은 반에서... 알고보니 친구걸 베꼈는데 아무 생각없이 학번 이름까지 친구걸 베낀거다.
세번 째 기억 - 이건 내가 내 준 숙제가 아니고 과학샘이 내준 숙제였다. 전기에 관해서 뭐든지 조사해오라는 거였는데 그날 40명이 넘는 그 반 녀석들 중 딱 두녀석이 숙제를 해온거다. 근데 숙제를 해온 두녀석 역시 가관이었다. 한 명은 전기에 대해서 국어사전에 나오는 낱말 풀이 딱 두줄을 해왔다. 나머지 한녀석은 앞녀석의 숙제를 고대로 베꼈다. 그날 이 반 전체 운동장 뺑뺑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