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가로막은 유모차부대 주부 입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유모차 부대' 회원인 주부 유모(37) 씨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카페 운영자 정모(33), 양모(34) 씨 등 주부 2명도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6월26일 오전 2시께 세종로사거리와 새문안교회 부근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참가해 유모차를 이용, 경찰 살수차 2대의 앞을 가로막는 등 차량흐름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말이지 쪽팔리고 웃기는 짬뽕같은 일이 벌어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여기다 웃기는 일이라고 쓰고 나니 또 부끄러워진다.
저기 말도안되는 상황을 맞은 저 주부의 심정은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시위 집회의 자유가 엄연히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나라에서 저런 일을 당할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아 그리고 나는 여기서 저 주부의 일을 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그 가당치도 않은 복수극을 보며 쯧쯧 혀를 차고 있기만 해야 할까? 분노의 흉내? 혼잣말만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지나치게 오만했다.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이뤄온것들은 이제는 아무리 수구꼴통이 집권한다해도 한순간에 갈아엎을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어찌나 수구세력의 손발들이 절묘하게들 착착 맞아들어가는지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온다.
저들의 힘을 너무 몰랐었다. 아니 관념적으로만 알았다.
지피지기 모두 실패였다.
우리는 적을 아는데도 나를 아는데도 실패했다.
이보다 더 나쁠수는 없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보다 더 나쁠 수 있을 것 같아 무섭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