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해아가 다리가 아프다면서 절뚝거리며 잘 걷지를 못한다.
처음에는 요즘 좀 무리해서 놀았나 싶어 다리를 주물러줬는데 밤에 잠도 못자고 아프다는걸 보니 좀 아니다 싶다.
그래도 들은 풍월은 있어서 혹시 감기때문이 아닐까 싶어 그래도 큰 걱정없이 병원엘 갔다.
감기가 좀 오래됐다 하니 병원에서도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가서 엑스레이 찍고 오란다.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을 보던 의사가 고관절에 염증이 약간 있긴한데 그것보다 저 안쪽 성장판 근처에 이상한 동그라미 같은게 보이는데 그게 뭔지 알수가 없다며 확인을 해봐야 한단다.
MRI를 찍잔다.
세상에 MRI라니.... 한 번 찍는데 드는 그 어마어마한 비용때문에 무슨 큰병에나 찍는다고 생각했지 해아처럼 조그만 아이가 찍을 수 있다는 건 생각도 못해봤는데....
갑자기 정말 뭐 크게 잘못된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에 가슴이 벌렁거린다.
거기다 아이들은 불안해해서 MRI를 찍으려면 잠을 재워야 한다고 수면제까지 아이에게 먹이니 더더욱 불안....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또 MRI사진을 잘 보이게 해준다는 링겔을 꼽으면서 혈관을 제대로 못찬은 간호사땜에 세번씩 바늘을 꽂으면서 아이는 기함하고.... (난 정말 이 장면이 제일 싫더라...)
주사맞고 아파서 엉엉 통곡하는 아이를 달래 이제 재워야 하는데 어찌된게 갈수록 말똥말똥해지는 해아라니? 수면제가 제대로 안듣는거 아냐?
하지만 좀 피곤해서인지 사실 병원에서 기다리면서 계속 잠이 왔던 해아는 병원복도에서 안고 얼러주자 이내 잠이 들었다.
근데 그 잠이 내가 보기에 수면제 때문이 아니라 피곤해서 오는 잠 같단말야...
이게 불안한게 해아는 지 언니와는 달리 잠버릇만 예민해서 자다가 조금만 움직여도 발딱 발딱 깨는 아이인지라...
어쨌든 아이를 MRI실로 데리고 들어갔는데 나도 난생 처음 들어가봤다.
그게 참 검사다 싶으면서도 아이를 눕히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키고 통속에다 집어넣는데 그냥 기분이 좀 섬뜩한 것이 묘하다.

그리고는 겨우 검사시작한지 10분정도-다하려면 30분정도 걸린다는데
뭐가 불안한걸 느꼈는지 검사 통속에서 해아가 잠에서 깨서 울기시작하는게 아닌가?
부랴 부랴 검사를 중단하고 들어가서 아이를 달랬으나 불안한 아이는 엄마만 붙잡고 울고...
결국 중간에 검사포기를....ㅠ.ㅠ

의사선생님은 일단 찍은데까지 판독을 해보자며 다음날 다시 오란다.
불안한 마음으로 다음날 다시 갔더니 뭔지 정확하게 확인은 안됐지만 오차범위 이내라서 일단은 그냥 두고 지켜봐도 되겠다는데 그 오차범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별거아닌것 같다는 말같으니 일단은 마음이 놓인다.
쬐끄만게 지난번에 신장결석으로 엄마 간을 내려놓더니 이번엔 이런일까지....
정말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만으로 고맙다는걸 절감했다.
아프지좀 마라 해아야!!!

그런데 문제는 MRI비용.
무려 45만원이란 거금을 중간에 그만뒀다고 다 돌려주더만.... ㅎㅎ
야! 45만원 돈 벌었다. 우리 이돈으로 뭐하지? 했더니 옆지기가 세상에 무슨 그런 계산법이 다 있냐고 비웃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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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2008-02-28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깜짝 놀랐네.
해아의 유아기 병원이야기가 참 다양하면서 거대하다.
중이염부터 신장 결석, 고관절 염증!!
하여튼 별거 아니라니 다행이다.
새벽에 정말 정신이 번쩍 한다.
이시간까지 시간표 짜다가 문득 들었네요.
일과2가 원로교사라 내 혼자서 일과 다하게 생겼다.ㅠㅠ.
진짜 비양심, 원로 교사가 할일이 따로 있지 원...

바람돌이 2008-02-28 02:29   좋아요 0 | URL
앗 일과라니... 뭐 너도 일년이 별로 편하지는 않겠네...
나는 완전히 폭탄이다. 연구기획에 담임에(사실 이 둘중의 하나만 어째 빼볼려고 잔머리 굴리다가 실패!!) 수업은 또 2학년 국사, 2학년 한문, 1학년 사회까지 3과목을 넘다들며 해야되게 생겼으니... 겨우 배려받은게 수업시수 18시간이라니.... ㅠ.ㅠ (이것도 온갖 교과들과 싸우고 심지어 새로온 사회과 선생하고도 싸워서 얻어낸거라니 참....아참 이 새로온 사회과 선생도 비양심이더만... 어찌나 열받게 하던지, 딱 나이많다고 대우해달라는 스타일! 그래봤자 내보다 4살인가 많다는데....)
어제는 정말 해아땜시 십년감수했다. 그래도 일단은 마음을 놓긴 했는데 그것도 확실하게 결과가 나온게 아니니 이걸 큰 병원을 가봐야돼나 어쩌나 고민중이다.

클리오 2008-02-28 21:35   좋아요 0 | URL
오. 끼어들 일은 아니지만 바람돌이 님. 정말 심란하군요.. 시작은 심란해도 좋은 해가 되어야 될텐데, 세과목.. 허걱..

바람돌이 2008-02-29 01:21   좋아요 0 | URL
별로 좋은 해가 될 것같지는 않습니다. ㅠ.ㅠ 어떻게 된게 맘에 안드는 일이나 사람이 있으면 그걸 그냥 넘어가지를 못하고 꼭 까칠하게 굴게 되는 요즘이라니까요. ㅠ.ㅠ

Kitty 2008-02-28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해아가... 저도 MRI CT 다 찍어봤는데 진짜 무서워요.
통 속에 들어가서 안그래도 답답한데 귀는 플러그 막아도 윙윙 울리고
그래도 좀 웃겼던건 MRI 기계 안의 눈 높이쯤에 숲속 경치좋은 그림이 엽서만하게 붙어있었던거 ㅋㅋㅋㅋㅋㅋㅋ 30분 내내 그거라도 보라는건지 ㅋㅋㅋㅋㅋ
아기들이 무서워할만 해요. 그래서 수면제를 주는군요.
그래도 별일 아니라니 다행이에요.
그나저나 MRI 비용 비싸네요;; MRI는 왜 보험이 안되나요?
저는 보험이 되어서 공짜로 했는데... 45만원이라니 후덜덜;;

바람돌이 2008-02-28 02:55   좋아요 0 | URL
글쎄말예요. 정말 문제가 있어보여도 돈이 무서워서 어디 엄두나 내겠냐고요. 이것도 병원마다 달라서 어떤데는 50만원이 넘는데도 봤어요. ㅠ.ㅠ
근데 키티님은 어쩌다가 MRI까지....
그저 안아프고 건강한게 돈버는거예요. 그쵸?

조선인 2008-02-28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RI가 보험이 안 된다는 점을 악용하여 남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요. 관절이 문제라면 X-Ray만 잘 찍어도 판독이 된다는 거죠. 뭐, 한의원에서 들은 거니 믿거나 말거나. 쩝.

바람돌이 2008-02-29 01:09   좋아요 0 | URL
처음 MRI를 찍어야 된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런 생각이 안든건 아녜요. 근데 아이의 문제가 걸리니까 뭐 앞뒤 재볼 틈이 없어지더라구요. ㅠ.ㅠ
거기다 이 병원이 우리 아이들이 워낙에 오랫동안 다닌 병원이라 약간은 설마 그렇기야 하겠어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bookJourney 2008-02-28 0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깜짝 놀랬어요. 보는 제가 놀랠 정도니 바람돌이님은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
괜찮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그저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주는 게 최고의 효도지요. ^^

바람돌이 2008-02-29 01:1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른 욕심이 생기다가도 이렇게 한번씩 어딘가 아프거나 하면 그래 건강한게 최고야하게 되죠. 인간이 참 어리석어요.

프레이야 2008-02-29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가요? 아유 놀랐겠어요.
별일 아닌 걸로 결과가 잘 나오기를 빕니다.
근데 다시 해봐야한다니 해아가 또 얼마나 놀랄지..
근데 수면제 잘 안 듣는 거 우리집 작은애랑 비슷하네요.
건강해서 그런가? MRI는 아니었지만 예전에 모 병원에서 ...
해아, 건강하기 바래요.

바람돌이 2008-02-29 01:11   좋아요 0 | URL
수면제가 잘안 듣는건 정말 왜일까요? 제 조카도 하나 그렇거든요. 걔는 전에 눈가가 찢어져서 꿰매는데 수면제를 남들 3배를 먹고도 꿰매는 도중에 깨버리는 바람에 의사를 시껍하게 만들었다지요. ㅠ.ㅠ

라주미힌 2008-02-28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지말라고 45만원으로 해아 맛있는거 사주세요. ㅎㅎ

바람돌이 2008-02-29 01:11   좋아요 0 | URL
맛난거 먹기에는 돈이 좀 크잖아요. ㅎㅎ 식구들 모두 보약을 먹을까요? ㅎㅎ

2008-02-28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02-29 01:12   좋아요 0 | URL
영약식은 뭐.... 요리하고 별로 안친한 엄만걸요. 그냥 사먹일까요? ㅎㅎ

Mephistopheles 2008-02-2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이 쵝오! 입니다. 정말이지..
의료보험비는 계속 오르는데 왜 저린 검사비용은 떨어질 생각들을 안하는지.거참.

바람돌이 2008-02-29 01:13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 그러면서 의료보험공단은 왜 맨날 적자라는건지... 알수가 없어요.

sooninara 2008-02-2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네요. 아이들이 무리하면 그럴수 있어요.
은영이는 저를 닮아서 어릴때부터 날이 궂으려고 하거나 피곤하면 항상 다리아프다고 난리가 나서 찜질팩을 달고 살아요.ㅠ.ㅠ 제가 어릴때부터 클때까지 그랬거든요.(성장통 아님)
요즘은 많이 좋아져서 오히려 안아파요. 정형외과에서는 통증에 민감한 사람이 있고..유전도 될수 있다고 해서 그냥 대증요법으로 두고 있어요. 주위에선 병원 가서 정밀검사하라는데..제가 워낙 심하게 아프면서 커서 유전이려니 한다는거죠. 웃긴건 재진이는 그런 증상이 없어요. 저희 친정에서도 저만 그랬다는..
100% 돌려준 그병원도 양심적인거 아닌가요? (하두 사기꾼이 많아서..)
잘 두었다가 필요한 일에 쓰세요(1.맛난거 사먹기. 2.책을 산다. 3번. 봄옷을 산다..ㅎㅎ)

바람돌이 2008-02-29 01:15   좋아요 0 | URL
확실히 아이들이 크면 저항력이 커져서 그러는지 좀 덜아프게 되긴 하는것 같아요. 예린이도 병원을 달고 살더니 요즘은 좀 나아지니까요?
은영이 그리 아파서 수니나라님 맘고생이 심하셨겠어요. 요즘은 좀 낫다니 다행입니다. 아이들은 정말 안아프기만 해도 효도라니까요. ^^

마노아 2008-02-2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후, 정말 기함할 일이었어요. 계속 무탈하게 건강히 자라야지요. 엄마들은 이럴 때 얼마나 놀랄지...ㅜ.ㅜ 그나저나 병원이 진짜 양심 있네요. 드물게..;;;

바람돌이 2008-02-29 01:15   좋아요 0 | URL
전 한 3분의 1쯤 공제하고 돌려주려나 생각했는데 어쨌든 다 돌려주니 고맙지요 뭐... ㅎㅎ

산지니 2008-02-2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놀랬겠네..쬐끄만 녀석 고생했겠다..주사맞고 MRI찍고..맛난것 많이 해쥬슈..
그것도 모르고 자료 보내달랬네..괜히 늦게 미안해지네..양도 장난이 아니던데..

바람돌이 2008-02-29 01:16   좋아요 0 | URL
전화줘서 고마워. 자료야 뭐 그냥 눌러놓으면 보내지는건데 뭐... ㅎㅎ

물만두 2008-02-2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놀라셨겠어요.
별 일 아닐겁니다. 제 동생도 무릎에 혹이 생겼다고 해서 놀랐었는데 저절로 없어지더라구요.

바람돌이 2008-02-29 01:18   좋아요 0 | URL
사람 몸이란게 참 웃기나봐요. 작년에는 해아가 또 신장에 결석 생겨서 놀랬었는데 6개월 뒤에 다시 찍어보니 또 저절로 없어졌더라구요. 집에서 한거라고는 매일 먹이던 우유 안먹인것 밖에 없는데 말이죠.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하늘바람 2008-02-28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저도 간이 철렁철렁했어요 어휴. 많이 놀라고 힘드셨죠.
별일 없다하니 다행이지만 참으로
저도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바람돌이 2008-02-29 01:18   좋아요 0 | URL
아이 키우는 엄마맘은 다 똑같죠. 태은이도 건강하게 무럭 무럭 자라고 있겠죠?

무스탕 2008-02-28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해아야.. 깜짝놀랐다. 제가 이렇게 놀랐는데 옆에서 엄마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별일이 아닌듯 싶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그저 튼튼하게 자라주는게 효도에요, 정말..

바람돌이 2008-02-29 01:19   좋아요 0 | URL
한 24시간동안 놀라고 걱정했어요. 그래도 정말 다행이죠.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클리오 2008-02-2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음아퍼요.. 해아가 우는걸 생각하니 정말.. 아가들은 병원 안가는 것만도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저도 올해 겨울은 병원출입 별로 안하고 잘 넘겼어요. 1주일을 못넘기고 병원가던 작년과 비교하면 정말 격세지감... 그댁 모두 건강하시길 빌어요,

바람돌이 2008-02-29 01:20   좋아요 0 | URL
예찬이도 이제 조금씩 커가는군요. 아이들 병원데리고 다니는거 정말 힘들어요. 그나마 방학때 제가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 좀 덜가는데 학교 나가기만 하면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 쐬면서 다녀서 그런지 병원을 달고 살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