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의 미치광이 아내 버사에게 발언권을 돌려주면 <광막한 사르가소>바다가 나온다.

사르가소 바다는 유럽과 아메리카 사이의 바다로 그 거리만큼 두 세계는 멀고 먼 세계다.
물리적인 거리도 거리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심리적 거리가 멀고도 깊다.
그 거리는 누가 만들었나?

제국주의와 가부장제, 남성 우월주의와 여성억압의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기제를 탁월하게 파악한 이 소설은 양 세계의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상황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앙뜨와네뜨가 이름을 뺏기고 버사가 되는 과정은 제국주의자 백인 남성이 식민지를 자기들의 이름으로 멋대로 명명하며 자신의 하위세계에 편입시키는 과정의 은유다.

문학은 이론서의 장황한 설명과 설득을 하나의 이야기로 압축해 명징한 이미지로 나를 이해시켜버린다.
역시 문학을 사랑할수밖에 없구나.

새로 나온 이 판본에는 번역자의 작품해설이 있는데 일독을 권한다. 작품해설이 이렇게 좋은 경우도 참 오랫만에 봤다.

아 그런데 <제인에어>의 제인의 팬으로서 한 마디 안할 수 없다.
˝제인! 제발 로체스터 그 새끼랑 결혼하지 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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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7-25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강렬한 마지막!!!

바람돌이 2025-07-25 17:31   좋아요 1 | URL
이 책의 마지막도 강렬합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5-07-25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인 에어랑 같이 읽고 있어요
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25-07-25 21:47   좋아요 1 | URL
무조건 제인에어 먼저 읽어야해요. 이 책 보고 나면 로체스터 분통터져서 못볼지도 몰라요. 정말 다른 작가의 다른 얘기인데 왜 이렇게 싱크로율이 높은것처럼 읽히는지.... ㅎㅎ

독서괭 2025-07-26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인 진짜.. 왜 그런 놈ㅇ을 만났어.. ㅠㅠ
광막한 사르가소 이책 참 좋다 얘기 많이 들었는데 아직 못 읽어봤네요.

바람돌이 2025-07-26 12:55   좋아요 1 | URL
광막한 사르가소는 제인에어의 스핀오프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좀 기대가 적었는데 완전 반전입니다. 훨씬 더 좋아요. 여러분들이 좋다고 하는 책은 역시 다 이유가 있네요. ㅎㅎ

독서괭 2025-07-26 12:57   좋아요 1 | URL
엇 저도 그런 이유로 손이 안 갔는데.. 그렇다면 더욱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5-07-26 12:57   좋아요 1 | URL
넵 강추합니다

단발머리 2025-07-29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인 에어를 너무 사랑해서, 아니 로체스터를 미워하게 될까봐 아직도 이 책을 미루고 있는 1인입니다.
더는 미루지 말아야겠어요. 이 좋은 책을, 왜 미룬겁니까....

바람돌이 2025-07-29 10:20   좋아요 1 | URL
저는 제인에어 읽으면서 로체스터는 찜찜하더라구요. 그래거 우리 제인이 결혼 안했으면 했는데 이 책읽으면 확실히 개자식으로 등극합니다. ㅎㅎ 좀 희안해요. 작가도 다르고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왜 자꾸 제인에어로 돌아가지는지 말이죠. 아 이거 혹시 제인을 너무 사랑해서일까요?
어쨌든 너무 너무 훌륭한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