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았다.
누구에게서? 정말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서...

종업식날 여전히 바빳었다.
아침에 아이들 청소하는 것도 반장 불러서 알아서 대충 하라고 시켜놓고 담임시간은 안들어갈 수 없으니 근근히 들어가서 처리하고...
종업식때도 거의 마칠때쯤 되어서야 올라가서 애들 다 있나 확인하고...
그런데 갑자기 교감선생님이 살짝 부르시는거다.
그 이전에 지은 죄가 있어서 살짝 캥겼다.
지은 죄라는게 교감선생님이 시키신 일에 정면으로 반반하고 안된다고 하고 나선것.
아주 좋으신 분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꼼꼼함으로 해서 가끔은 교사들에게 일하는데 막대한 부담을 안겨주신다.
이번 일도 그 꼼꼼함이 죄라고 할까?
하여튼 뭔가를 갖춰놓아야 한다는 서류를 5-6개는 줄줄이 적어주셨는데 다른건 내가 다 알아서 하면 되지만 딱 하나가 맘에 걸렸다.
실제적인 필요는 없으면서 형식적으로 갖추기에는 담당 교사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큰 것.
그래서 안된다고 딱잘라 말했는데 안 통해서 그냥 개기고 있었던 것.
대충 넘어갈려고... ㅠ.ㅠ

어쨌든 내 예상은 거기에 관련된 얘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전혀 엉뚱하게 선물을 내놓으신것이다.
1학기 동안 업무분장이 잘못돼서 너무 많은 일이 내게 집중된게 내내 안스러웠다고...
그래도 군소리 안하고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사실 군소리는 엄청 했었는데...ㅠ.ㅠ)
순간 너무 당황스럽다.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고 또 바로 직전에 개김의 항명을 한 직후라...

난감해 하며 거절했지만 어른이 주시는거 계속 거절하는것도 예의가 아니고,
한편으로 고맙기도 하고...
복잡한 심경으로 받아왔다.
집에와서 풀어보니 꽤 고가의 화장품이다.
이거 꽤 비싼건데.....

아! 2학기에는 어쩌나?
개기던건 계속 개겨야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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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7-1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항명을 하면 더 큰 선물 주실까요? ^^;;; 정말 좋은 분이시거나, 정말 '고수'시거나^^;;; 암튼 축하해요^^ㅎㅎ

바람돌이 2007-07-16 21:32   좋아요 0 | URL
축하받을일은....ㅠ.ㅠ 제 생각엔 둘다인것 같습니다. 인품 역시 좋은 분이거든요. ^^

책읽는나무 2007-07-1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둘 중 하나이신 성품의 교감선생님이실 듯해요.
2학기때도 변함없는 모습 보여주신다면 전자의 분이시라면 더 큰선물을 준비해주실 듯..^^

바람돌이 2007-07-16 21:33   좋아요 0 | URL
오우... 더 큰 선물은 됐습니다. 선물이란게 받아서 마음에 부담이 없어야 하는데 역시 부담스럽거든요. 제가 뭐 선물받을만큼 특별히 뭘 더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07-07-15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잡하겠습니다..^^
마노아님 말씀처럼 초절정고수 혹은 인품이 대단하신 분...이거나 겠어요..^^

바람돌이 2007-07-16 21:34   좋아요 0 | URL
좀 복잡하긴 한데 지금은 뭐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요. 그래야 제 맘도 편해질테니까요. ㅎㅎ

비로그인 2007-07-15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선물이 바로 평소에 바람돌이 님이 다른 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어떻게 관계 맺고 계시는지 성품과 인품을 대변해주는 아름다운 한 장면이라고 생각되네요 :)
깊이 생각하지 마시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셨음 합니다.
싫고 별 볼일 없는 사람한테 선물까지 앵기진 않잖아요 ^^

바람돌이 2007-07-16 21:35   좋아요 0 | URL
역시 좋은 말씀만 해주시는 채셔님. 싫고 별볼일없는 사람에게 선물까지 앵겨주진 않을거라는 님의 말씀에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님의 말도 저에겐 좋은 선물이에요. 고맙습니다. ^^

프레이야 2007-07-15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수하게 받아들이시고 계속 님답게 행동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제 속마음은요.. 이거 좀 불편한 선물이구나, 싶긴 해요.
그냥 그런 생각 잊고 고가의화장품 바르시고 더 예뻐지시라구요.
이럴땐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최고에요^^

바람돌이 2007-07-16 21:36   좋아요 0 | URL
그쵸? 제가 원래 단순인데 원래 생긴대로 사는게 맘 편하겠죠? ㅎㅎ 지금도 예쁜데 여기서 더 예뻐지면 어쩌죠? ^^;; 3=3=3===

클리오 2007-07-15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아주 최악의 관리자는 아니군요.. 다행...

바람돌이 2007-07-16 21:36   좋아요 0 | URL
여기 학교로 옮기면서 관리자 운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교장샘이나 교감샘이나 두분다 참 좋으신 분들이거든요. 물론 맘에 안드는 사람도 있지만... ㅎㅎ

세실 2007-07-1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고단수라고 하기엔 그래도 맘 씀이 이쁘시네요~
윗사람은 그저 '니가 힘든거 다 안다, 열심히 하고 있는거 다 안다' 이런 말만 해주어도 힘이 나는데 선물이라니~ 전 더욱 열심히 일할꺼 같은데요? (선물에 약한 세실~)

바람돌이 2007-07-16 21:37   좋아요 0 | URL
원래 말로도 다른 사람들 기분좋게 해주시는 분이거든요. 뭔일을 해도 고생한다. 참 수고한다는 말을 안 아끼시는 분이니... 어떨땐 좀 오버다 싶어서 부담스러울때도 있지만.... ^^

울보 2007-07-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하셨군요,,
즐거운 한달 보내세요,
그리고 많이 충천하시고 2학기도 화이팅하세요,,

바람돌이 2007-07-16 21:38   좋아요 0 | URL
네 울보님. 방학하니까 너무 좋네요. 이제 이틀인데도 몸과 맘이 다 가뿐해지는 것 같으니...

2007-07-19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