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TV님이 구하고 싶은 책이 고종석의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이라고 하는걸 듣고는
어 이거 나한테 있을텐데 하고 찾아보니 역시나 있다.
근데 책을 뒤적거려보는 순간 제일 뒷면에 써진 옆지기의 글씨가 보인다.
정말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 책 옆지기가 선물한 거였구나....

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 날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돋아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속에서 사람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인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어쩌면 유치하기 짝이 없을수도 있는 이 시가 내 맘에 꼭 드는 것은 요즘 내 생각과 참 비슷하다는 이유일게다. 항상 따뜻한 한 마디를 해주고 싶었다.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내 소중한 연인 *에게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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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넘은 글이 나를 감상에 빠지게 한다.
아 그래 때때로 이 인간은 이런 감성적인 편지로 내 맘을 뒤흔들어 놓았지
근데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은?
감성은 커녕 나날이 코메디의 연속이다.
나야 원래 좀 코믹성향이었지만 원래 감성적이던 옆지기는 변했다.
갈수록 나를 닮아간다고 할까? ㅠ.ㅠ
근데 문제는 옆지기의 감성적이던 면에 대해서는 내가 전혀 닮지를 못했다는 것.
그래서 10여년이 훌쩍 넘은 옛 연애편지를 보는건 슬프면서도 감동적이다.

이 서재에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옆지기가 분명히 이 글을 볼텐데...
남의 글을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응징을 가하지 않을지....
그래도 당신
나도 당신에게 해주고싶은 말이 있어
아 생각만 해도 참좋은 당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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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7-0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옆지기님거입니다.ㅎㅎ
댓글달기도 민망한 깨소금같은 글이네요.^^

조선인 2007-07-0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닭살.
참, 제 추천도 옆지기님 거에요.

비로그인 2007-07-02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6년이면 10년도 더 흘렀는데..긴 여행 같은,두 분 사랑이 인상적입니다.생각만,해도 참 좋은 당신.어휴,부러워라.^^

비로그인 2007-07-0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야... 심지어 애인도 없는 솔로의 염장을 이렇게 지르시다니.
날씨도 꿀꿀하고 쳇 ㅜㅜ...
여튼 부럽사옵니다 :)

홍수맘 2007-07-0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까 댓글 남겼는데....
다시 쓰려니 이상하니 저도 추천만 하고 가요.

무스탕 2007-07-02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부터 이리 질러대니 ;; 1주일이 편치 않겠어요. 흥~!
그래도 부러운건 어쩔수 없네요 ^^

세실 2007-07-0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그리도 감성적이었던 옆지기님께옵서 코믹하게 바뀌셨다구요? 흐..님이 더 강하신가 보옵니다~~~
'참 좋은 당신'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한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