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6번째 주인공은 어니스트 웨밍웨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있거라>, <노인과 바다>를 모두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다.

너무 오래되어서 그 때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나 어쨌든 좋아하는 작가다.

그래서 이 책을 들 때는 마음이 좀 두근거렸다.

오래 전 애인을 만나는 기분이랄까?

 

물론 헤밍웨이의 그 마초적인 분위기나 성격은 이미 알고있던 바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나는 헤밍웨이는 나의 예상을 가뿐하게 넘겨주신다.

여성에 대한 그의 태도는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

끊임없이 순종적이고 자상하고 순애보적인 사랑을 여성에게서 바란다면 최소한 자신도 그 비슷은 해야 하지 않는가말이다.

시대적인 한계로 퉁쳐주기에도 헤밍웨이의 여성편력과 여성관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끊임없이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그의 삶도 그러하지만.......

 

좋아하는 작가와 그의 삶이 존경스럽지 못한건 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네루다는 위대한 시인이고 정치적으로도 존경스러운 분이지만, 여성의 입장에 서면 아니올시다다.

젊은 시절 그는 미얀마에 외교관으로 있으면서 원주민 여성을 강간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기도 한다. 범죄라는 자각조차도 없었던 걸 보면 그의 여성관과 아시아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후 계속된 그의 여성편력은 그의 여성관이 자신을 위한 뮤즈로서의 도구지,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존중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화가 중에 피카소를 정말 좋아한다.

사실 피카소를 좋아한다고 대놓고 말하기는 좀 멋적은게 너무 유명해서다.

아 저는 칸딘스키와 마크 로스코, 에드워드 호퍼를 좋아해요라고 하면 좀 멋있어 보이잖아,

그런데 고흐나 피카소를 좋아해요라고 하면 폼이 안난다.

하지만 피카소의 그림은 정말 좋다.

단순한 정물화 하나조차도 피카소의 그림은 다르게 심장을 확 때린다.

하지만 인간 피카소를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다.

솔직히 아 그 마초 하면서 진저리를 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예술가를 그 인간적인 면모에서도 존경하고 사랑하고 싶다.

위대한 예술과 인간성은 정녕 따로 노는 것일까?

이런 마초들의 작품을 좋아하는 내가 싫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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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2-01 0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파리 스케치 읽고 완전 정 떨어졌어요. 여성 편력과 유유자적 에효
파츠 제럴드의 실상도 보고요 ㅜㅜ

바람돌이 2021-02-01 22:15   좋아요 2 | URL
훌륭한 예술가가 훌륭한 인격도 갖추면 더할나위 없을텐데 말이죠. 안타까워요. 헤밍웨이의 삶은 그의 마초적인 여성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도 극단으로 계속 몰아부쳤더라구요. 안타까웠습니다.

scott 2021-02-01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밍웨이 21세기 살았다면 또람프한테 투표했을것 같아여 ㅋㅋㅋ

바람돌이 2021-02-01 22:16   좋아요 0 | URL
음 글쎄요. 전 그렇지는 않을것 같아요. 스페인 내전에서 반파시스트 전선에서 싸웠던 경력도 그렇고, 개인적 삶이나 여성관을 빼면 정치적인 입장에서는 이성적인 나름의 주관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

mini74 2021-02-01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범하고 별탈없는 예술가보단, 오히려 문제가 있는 예술가들이 더 돈벌이도 되고 이목을 끌어서? 그런 면이 더 부각되는 점도 있는 거 같아요 예술가라 그런거라머 용인하는 분위기도 좀 있는 듯 하고요. 저도 공감해요 ㅠㅠ

바람돌이 2021-02-01 22:18   좋아요 1 | URL
예술가에 대해서는 아 그는 예술가니까 뭐 좀 과할 수 있어 이런식으로 확실히 관대한 면이 많죠.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은듯하고요. 고은시인의 사건 같은 경우 정말 충격적이었으니까요.

감은빛 2021-02-01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척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여가며 읽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임을 깨달으면서 동시에 남성으로서 죄스러운 감정을 느낍니다. 에휴!!
작년 고 박원순 씨와 최근 정의당 사태를 보면서 더더욱!!

바람돌이 2021-02-01 22:21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이 죄스럽게 여기면 대한민국 남자들 모두 고개를 못들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여전히 양성평등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멀지만 그래도 지금 이런 것들이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것도 아주 큰 진보라고 생각해요. 결국 생물학적인 성이 무엇이나갸 아니라 어떤 성인지의식을 가지고 있느냐고, 또한 남성과 여성이 대립하거나 서로에게 책임전가를 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그 모든 문제제기들을 하는걸테니까요. ^^

han22598 2021-02-02 0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들 역시 시대의 희생양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저 역시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헤밍웨이를 그저 동경하고 경배하고 있었을지도.

바람돌이 2021-02-02 13:18   좋아요 1 | URL
분명히 시대적 한계는 있어요. 근데 그렇다고 모든 남자들이 그렇게 여성을 대상화하지는 않았잖아요. 제 입장에서는 어쩌면 피카소나 헤밍웨이는 어쨌든 쌍방합의에 의한 연애니 범죄는 아니라서 싫지만 그래 그것도 당신 능력이다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네루다의 미얀마에서의 행위는 범죄잖아요. 그래서 네루다는 정말 정치적으로도 존경할만한 분인데 참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