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에 도착한지 벌써 7개월이 지나고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이제 학교도 방학에 들어가서 세미나에 들어가거나 이런저런 연구발표회에
참석할 일도 없고, 내 공부만 하고 있다.
내가 올해 연구 주제로 삼은 것은 "스피노자와 푸코에서 통치의 문제"인데,
상당히 독특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사실 스피노자와 푸코를 비교, 고찰하는 글은
매우 드문 편이어서 한 2-3편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마슈레의 유명한 논문이 한 편 있고
프랑스 연구자의 글이 한두 편 정도 더 있을 뿐이기 때문에, 이 주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통치"의 문제에 관한 비교, 고찰은 아마 내가 처음인 듯하다.
물론 주제가 새롭다고 해서 글이 꼭 독창적이고 좋으리라는 법은 없지만 ...
어쨌든 9월 말까지는 글을 한 편 써서 발표를 할 생각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번역 작업을 빨리 끝내는 게 급선무다.
일단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은 거의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고,
발리바르의 책도 조금만 더 하면 다음 달 중순까지는 끝낼 수 있을 듯하다.
이 두 권을 끝내고 나면 일단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이 두 사람 모두 문체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 -_-+
15줄 정도(윽!)의 긴 문장도 있고, 10줄 이상의 문장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한 문장이 평균 7-8줄 정도 되는 것 같다. 5줄 이하의 문장이 나오면 왜 그렇게 반가운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 ㅠ.ㅠ
게다가 데리다는 교묘한 수사법과 중의적인 표현들이 너무 많아서
때로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이해하고 역주로 설명하기 위해 몇 시간을 잡아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번역된 책이나 문장을 읽어서는 사실 이런 어려움을 잘 모른다. 직접 불어책을
들고 번역을 해보면 실감이 날까 ;;;)
그리고 발리바르는 무슨 놈의 괄호를 문장 안에 그렇게 많이 쓰는지, 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
괄호를 안 쓴 문장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ㅠ.ㅠ.
이렇게 악전고투를 겪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 ...
.
.
.
.
.
.
.
.
.
.
.
.
.
.
.
.
.
.
한 문장을 다섯 줄 이상 쓰는 넘들,
디.진.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