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란서수문나전경

일반적인 동경은 구리에 주석과 아연의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일부 중국 동경의 경우 특수기법을 구사한 것이 보이는데 채회경(彩繪鏡)은 동경 뒷면에 채색으로 문양을 그렸으며, 투문경(透文鏡)은 투조된 문양판을 하나 덧댄 것이며 금이나 은으로 상감하여 장식하는 경우도 있으며, 감옥과 유리장식기법으로 만든 감옥유리경(嵌玉琉璃鏡)도 보인다. 또 류금(?金)을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얇은 금은판을 부착하는 기법을 구사한 금은첩경(金銀貼鏡)도 보인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에는 금, 은의 얇은 편을 칠 바탕속에 화려하게 장식한 금은평탈경이 있으며, 호암미술관에는 산악(山岳)과 금수(禽獸)와 화문(花文)을 호박으로 감입(嵌入)하고 옻칠을 입히고 작고 푸른색 구슬로 화려하게 꾸민 청동나전경이 있다.
특히 나전경(螺鈿鏡)은 전복이나 야광패를 저며서 금속기나 칠기바탕에 박거나 붙이고 때로 터키석이나 호박 대모 청금석의 자잘한 편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화려함을 보이곤 하는데,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나전경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동경 테두리(周緣)에 좁은 테를 둘린 채 여덟 개의 꽃잎 모양으로 표현한 오른쪽 청동경은 그 세밀하고 섬세한 표현 수법이 꼭 어제 만든 것처럼 펄펄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이다. 꼭지 좌우 주작 같기도 하고 봉황같기도 한 신조(神鳥)는 꽃가지를 물고 있다. 질풍같이 내달리는 위 아래 기린과 산예(?猊,사자를 말함)와 상스러운 구름 문양의 적절한 배치는 뛰어난 의장솜씨가 돋보이는 명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여의두문 현경(縣鏡) 외





-걸거나 매달아서 사용한 동경-

보통의 원형경이나 방형경은 꼭지(紐)가 경배면의 가운데 있고 병경은 손잡이가 있는데 비해 현경(縣鏡)은 걸거나 매달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동경의 테두리 바깥쪽에 구멍이 뚫린 꼭지가 달려 있다.
현경의 꼭지는 화장용구 이외 무덤의 천정이나 벽에 매달았던 흔적이 있어 벽사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도 파악되고 있으며, 또 어떤 현경은 사찰에서 장엄을 위해 장식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현경은 꼭지 모양이 여의두형이라 보기 드문 고급스러움을 지니면서 그 크기 또한 자그마한 것이 한 쪽 손 안에 쥐고 용모를 살펴보고 가꾸기에 충분하였으리라 . 현재 박물관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현경들은 그 모양새가 다양한데 경면의 주연에 팔괘(八卦)의 기호와 유두문(乳頭文)을 새기거나 경면에 높은 구획선을 넣은 것이 보이는가 하면 꾹꾹 점문을 찍어 장식한 것도 보인다.



또 하나의 현경은 테두리 아래 돌아가며 둥그렇게 당초문양대를 새겼는데 기품이 넘치고 고급스런 느낌이다. 그러나 주목되는 점은 문양대 안쪽 요면(凹面)이 의도한 바 쓰임새이다. 물론 동경의 경배 요철(凹凸)면이 물체를 크게 보이거나 작게 보이게 하는 구실도 했겠지만, 이 현경의 요면은 화장시 덩어리분을 움푹하게 꺼진 부위에 놓고 분수기의 물을 따뤄 손으로 잘 갠 다음 얼굴에 펴바르는 분세수를 하였을 수도 있겠다는 짐작을 해보게 만드는 유물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주도형경





아름다운 복숭아 모양의 동경

동경이라고 하면 워낙 그 수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흔히 고려경(高麗鏡)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의 동경을 통털어 말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고려시대 이전에도 한반도에는 적지 않은 수의 동경이 존재해왔으며, 고려고분에서 출토된 동경조차도 중국계(系)의 동경이라 짐작되는 많은 수의 방제경(倣製鏡)이 보이고 있다.
방제경중에는 각 시대별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세(傳世)되었다가 출토된 박제경(舶載鏡)이 있는가 하면 일부를 모방한 방제경과 다시 부어내어 만든 재주경(再鑄鏡)으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재주나 방제의 경우 그 당대에도 있었지만 후대에도 행해져 동경의 시대구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사진상의 호주도형경은 꼭지 오른쪽에 새겨진 희미한 명문이 '湖州眞石家 念二叔照子' 라는 국립박물관 유물과 유사해 중국의 절강성이나 강소성 일대의 석가(石家) 집안 호주(湖州) 땅에서 제작된 것이 아닐까 짐작케 한다. 하지만 워낙 많고 비슷한 문양의 동경들이 중국과 우리나라 고분에서 두루 나오다 보니 당시 중국과의 교류관계를 감안하고 함께 나온 반출유물의 점검을 통해서야 그 시대나 국적별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물게 보이는 복숭아 모양으로 된 도형경은 복숭아나무가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벽사 기능과 음식의 맛이 나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면서 '서왕모와 천도복숭아' 설화에 기인한 장수를 기원하는 기복적 의미도 있으며 동시에 남자아이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또한 복숭아 나무로 판 도장은 호부(護符)의 성격을 지니고 복수아형 연적, 복숭아형 수(繡) 장식, 복숭아 무늬 금박이 있는가 하면 이래저래 복숭아 모양을 빌어 만든 도형경은 선경, 불로불사, 미인, 자손번창...등 많은 뜻을 지니고 있는 거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종형명문경 외




종형명문경(種形銘文鏡) 고려시대 8.5*10.2*13.3cm '박가분자료관' 소장




-특수한 형태의 동경-
이번에 소개하는 동경은 종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보통 종형경이라 일컬어지는 것이다.
남은 수량이 매우 적어 희소성면에서 그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듯 하며, 명문이 나타내는 바 뜻도 화장용구로서의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기왕에 국립박물관에도 몇 점 다른 종류의 종형경이 보이는데, '박가분소장품'은 두 줄의 전서체로 비감사경 이장이용(匪鑒斯鏡 以粧爾容)이라고 내려 썼는데 '거울에 비춰서 살피고 그 용모를 단장한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자문범어경(卍字文梵語鏡) 고려시대 3.8~5.2cm '박가분자료관' 소장


이런 종형경 말고도 그 형태가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자문범어경이 있다. 손잡이를 제외한 크기가 3.8CM~5.2CM 정도 되며 경배면 중앙에 만(卍)자를 양각하고 그 둘레에는 범어(梵語) 옴마니반메훔을 도안화 하여 문양처럼 돌려 놓았다. 그 크기나 무게나 외형만을 놓고 본다면 손잡이형 자루가 달렸기에 병경이라고 칭할 수 있겠으나, 화장용구로서의 기능 보다는 일종의 휴대용 같은 것이다. 특히 불교 관련 문양이 주로 시문되어 불교가 번성했던 고려시대에 호신불처럼 몸에 지닌 채 애용되었으리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범어 산스크리스트 옴(제천). 마(아수라). 니(인간). 반(축생). 메(아구). 훔(지옥)의 대명왕진언은 연화보살에 귀의하여 극락왕생하고자 하는 사상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두 개의 만자문경-(護身을 도모하며 벽사적 의미가 있는) 사이에 있는 동경은 그 경배면이 상당히 오목한 것으로 보아 분접시의 용도로 쓰였을 수도 있겠다는 짐작을 하게 하는 유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춘화문경




춘화문경(春畵文鏡)고려시대 8cm '박가분자료관'소장




-남녀간의 성교상을 나타낸 동경-

선인들의 각종 기록이나 기물과 유적에는 그 시대의 상황이나 문화와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 뜻에서 동경의 배면(背面)에 보이는 문양의 의미를 파악해 본다는 것은 당시의 생활상과 문화상을 엿보거나 미루어 짐작케 한다.
사진상의 원형 춘화문경은 부조로 표현한 것으로서 지금까지 고려시대 성교상으로는 유일하게 알려진 장면이다. 춘빈비희문(春賓秘?文)을 나타낸 이 춘화경은 그 크기가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한데 꼭지가 두 개인 특이한 것이다. 아마 기자(祈子)신앙을 위한 부적 용도거나 부부화합용이거나 혹 제사장이나 무당이 주술적 의기(儀器)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 구성은 꽃잎문양의 꼭지를 중심으로 6개로 나누어진 방사선 안에 여러 체위의 성교상을 표현하고 있다. 정상위가 있는가 하면 뒤에서 껴안고 이루어지는 후배위와 마주 앉아 껴안거나 여성상위의 자세 등 다양한 성교상이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성교 형상은 조선시대 별전(別錢)이나 김홍도, 신윤복, 최우석 같은 화가의 풍속화로도 이어지는데, 규방의 성 교육용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향락으로 흐른 성문화의 일면을 은연중에 나타내는 유물로도 여겨진다.






춘화문경(春畵文鏡) 중국 17.4*17.4cm '박가분자료관' 소장



보다 생생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네 모서리가 들어간(隅入方形 ) 중국의 춘화경은 다소 산화는 되었지만 그 표정 하나 하나가 다 살아 있어 당장이라도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올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