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문경 외



칠보문경(七寶文鏡)고려시대 10.2cm '박가분자료관'소장


-깨어져도 아름다운 동경-

출토되거나 전래된 동경을 수집하다 보면 때로 마모되거나 파손되고 부식되어 본래의 모양새를 온전히 지니지 뫃한 채 발견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일순 안타까움이 앞서지만, 형체를 미루어 짐작케 하는 나머지 부분만이라도 거두어 수습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다행이고 고마움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개인적인 호사 취미로 수많은 동경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그 동경의 색은 실로 다양했다. 흑칠고(黑漆古)라고 옻칠한 것 같이 검고 빛나는 것, 은백색(혹은 灰白色)의 수은고(水銀古), 황동색의 윤이 나는 것과 흑연(黑緣)의 연칠고(緣漆古) 등이 있었다. 이러한 동경 마다의 색상 차이는 출토지의 다양한 매장 환경에 따라 발생하는 녹(부식생성물)과 동경 주조시 사용된 금속합금율의 비율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상의 칠보문경의 칠보란 금,은,유리,마노(瑪瑙),파리(?璃),호박(琥珀),산호(珊瑚) 등 일곱가지 보물을 말하는 것으로서 다복(多福),다남(多男),다수(多壽) 등 도교적 이념에 따른 길상도안의 하나라고 한다. 주연에 넓은 테를 돌리고 네 잎의 활짝 핀 꽃잎으로 이룬 사방연속무늬와, 국화꽃잎의 꼭지를 중심으로 구슬문을 돌린 기하학적 배치가 단조로움을 극복하며 아름답다.






청소팔능경(淸素八稜鏡)고려시대 13.3cm '박가분자료관'소장



또 다른 동경은 청소팔능경이라는 것으로서 외구문양대의 청소전가영용보감(淸素傳家永用寶鑑)이란 글은 청소가의 오래도록 사용할 보배로운 거울이란 뜻이며, 내구문양대에는 복수가안(福壽家安)을 새겨 두루 복과 수를 누리고 집안의 평안을 기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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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위원문아자형경 외


영수위원문아자형경(靈樹圍垣文亞字形鏡) 고려시대 10.3*10.4cm '박가분자료관‘소장


-네 모서리가 들어간 형태의 동경-
일반적으로 동경을 구분하는데 있어 꼭지(紐). 꼭지자리(紐座), 내구(內區)와 외구(外區), 연부(緣部), 뒷면(背面)의 문양 등으로 분류할 수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형태에 따른 분류인데 네 모서리 부위가 들어간 것은 원형이나 방형의 것 보다는 그 수효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亞)자 형태를 취하고 있는 사진상의 동경은 울타리무늬를 도안으로 하고 있으며, 뚜렷하게 드러난 네 개의 기둥 안쪽으로는 나무는 안보이고 나뭇잎만 무성하다. 비슷한 종류의 도안으로 꽃나무가 담긴 화분을 육각의 울타리가 두르고 있는것과 무성한 잎을 단 나무가 있고 연부가 여섯가지 꽃잎 모양을 취하고 있는 것이 국립박물관 자료에 보인다. 또한 중국 금나라 동경에도 울타리문 바깥에 두른 구슬문과 연부 사이 공간에 이(李)라고 쓴 명문이 보이는 것이 있다.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울타리문 동경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문양으로 보인다.





초화포도문우입방형경(草花葡萄文隅入方形鏡) 10.4*10.3cm '박가분자료관‘소장


또 다른 동경은 연부 안쪽 내,외구 구분없이 꼭지 좌우과 아래,위쪽에 새가 보이고 이름 모를 초화문 사이 사이 여러 송이의 포도를 배치한 것이 눈길을 끈다.
포도는 원래 서양에서 전래된 것으로 지혜를 나타내면서 포도 송이는 풍요의 신과 농경신의 상징물이다. 또한 포도주는 불사를 상징하는 생명의 술이면서, 특히 성찬식의 포도주는 신의 피를 의미하며 영력(靈力)과 생명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석류는 수태와 다산을 복숭아는 장생(長生)과 벽사(?邪)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포도는 다산과 풍요와 장수와 생명력 나아가 벽사와 기자(祈子) 및 벽병(?病)의 의미까지를 두루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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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화청령문방형경 외




초화청령문방형경(草花??文方形鏡)고려시대 10.3*10.3cm '박가분자료관'소장


-잠자리가 있는 동경-
다양한 형태나 문양의 동경을 접하면서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가 없는 새로운 도안을 만났을 때의 설레임과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미술사에 대한 정리와 체계화는 어느 정도 시도되고 이루어졌으나, 동경 문양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와 내용 파악은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아 보이는 가운데 모르던 자료 하나를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상의 동경에는 특이하게 잠자리 문양이 시문되어 있다. 꼭지를 중심으로 네 마리의 잠자리와 야생의 작고 소박한 풀꽃을 배치하고 있는데 굵은 테를 두른 네 구석 안쪽에도 이름모를 초화문이 보인다.





호접동자청령문방형경(胡蝶童子??文方形鏡)고려시대 10.4*10.4cm '박가분자료관'소장


또 하나의 동경은 지금껏 그 유사한 것 조차도 발견된 적이 없는 완전 새로운 것으로, 고려장인의 독창적인 도안으로 보인다.
꼭지를 중심으로 내구를 세 줄로 두른 안쪽에는 더듬이를 앞세운 네 마리의 나비와 두 마리의 잠자리와 동경 문양에는 처음 보이는 벌 두 마리가 아래, 위로 배치되어 있다.
외구쪽을 보면 두 마리씩의 나비가 동 서 남 북에 있고 네 구석에는 잠자리가 있는데 포도와 옥수수로도 보이는 과일과 새 모양의 문양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동자 네 명이 팔을 아래, 위로 흔들며 다리가 엇갈린 형태로 뛰는 모양이 눈길을 끈다. 나비무늬(胡蝶文)와 잠자리무늬(??文)와 동자문(童子文)은 드물게 고려청자에 시문된 경우가 있으나, 조선시대에 와서야 폭넓게 각종 기물에 응용되는데 이렇게 여러 단위 문양이 하나의 동경에 다 모아서 표현된 경우는 이것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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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湖州)경 외,2



명문이 있는 동경 2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연구논총 83-13 “韓國의 銅競”에 수록된 700여 점의 동경들은 국립박물관과 경주박물관,부여박물관,공주박물관 및 각 대학박물관에 소장된 우리나라 동경의 진수를 모아 놓은 것들이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이난영선생이 10여 년간의 오랜 연구와 노력을 토대로 나름대로 체계와 편년을 세워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 업적인 것이다. ‘한국의 동경’에 수록된 동경들은 출토지가 거의가 다 우리나라의 동경들이다. 하지만 이난영선생도 지적했듯이 우리나라에서 출토되었다고 하더라도 중국계(系)로 여겨지거나 방제(倣製)되었거나 박재(舶載)되었음직한 동경들이 너무 많다.


1.호주규화형병경(湖州葵花刑炳鏡)
고려시대 10.5*20cm ‘박가분자료관’소장






2.호주우입방형경(湖州隅入方形鏡) 고려시대 11*11cm ‘박가분자료관’소장




3.호주팔릉형경(湖州八稜刑鏡)고려시대 13.1cm ‘박가분자료관’소장




다음에 소개하는 동경들은 문양 대신에 경배면에 경이 주조된 장소와 인명(자호,字號)을 주출한 것들로서 호주라는 지방명이 새겨진 것들이다. 이 호주경은 우리나라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중국 송나라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장방형의 방격(方格)안에 1행이나 여러 행의 명문을 세로로 써내렸다. 대개 꼭지(紐)의 좌우에 썼는데 손잡이가 있는 동경의 경우 경배면의 중앙에 쓰기도 했다.

그 명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1.호주진석염이숙가조자(湖州眞石念二叔家照子)
2.호주진정석가청동경자(湖州眞正石家靑銅鏡子)
3.호주의봉교진정석가청동경(湖州儀鳳橋眞正石家靑銅鏡)
4.호주진정석가연동무차조자(湖州眞正石家煉銅無比照子)
5.호주의봉교진정석가청동경(湖州儀鳳橋眞正石家靑銅鏡)

여기서 호주는 동경의 생산지이고, 석가(石家)는 동경을 주조한 사람의 성씨이며, 3번에 나오는 의봉교는 동경을 만든 장소이다. 또한 동경의 명칭을 동감(銅鑑),조자(照子),감자(監子),경(鏡),경자(鏡子)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위 조자(1)와 경자(2)나 경(3)이라는 명문을 확인할 수 있다.












4.호주도형경(湖州桃刑鏡)
고려시대 8.2*5*10.1cm ‘박가분자료관’소장



5.호주방형경(湖州方刑鏡)
고려시대 7.6cm ‘박가분자료관’소장



참고로 공상성,유일만이 지은 ‘중국고대동경’ 자료에 의하면,
‘石家’라는 자호(字號) 외에도 설가(薛家)와 육가(陸家)와 석도인(石道人)이 주조한 동경이 있다. 또 어떤 호주경에는 육십문(六十文)이나 일백문(一百文) 등 동경의 가격을 기록한 것도 있고 관에서 주조한 것이 확실하다는 사인이 들어간 것도 있어 호주경이 송나라 때 가장 유행했던 양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호주경들은 고려시대라고 표기는 했지만 온전히 우리나라 동경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다. 동경의 부식상태나 마모도와 쇠질이나 빛깔과 무게 등을 따져볼 때 당시 빈번한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섞여 있으리라는 생각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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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1-30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가분아저씨 오랜만이에요. ^-^ 소중한 유물 고려시대 호주경 잘 보았습니다.
 

 





쌍작월궁용문경 외





쌍작월궁용문경(雙鵲月宮龍文鏡)당나라 22.8cm '박가분자료관‘ 소장


-달에 얽힌 신화 새겨진 동경,2-

옛사람은 무감어수(無鑑於水) 감어인(鑑於人)이라고 했습니다. 모름지기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비추어보라는 뜻이겠지요. 굳이 뜻을 풀자면 겉모습을 살펴 매무새를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라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문양과 형태를 지니고 전통에 뿌리를 둔 채 참 많은 이야기를 가진 동경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전통 화장문화에서 중요한 도구의 하나인 동경은 비춰본다는 의미를 넘어, 때로 군자의 덕(明鏡止水)이나 사랑의 징표(破鏡重圓)거나 세상의 일을 비춰 판단(明鏡高縣)하는 등 여러 가지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박가분자료관’의 동경은 수백 면이 넘습니다. 나름대로 다양한 문양과 상징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생활문화를 엿보고 본받아 미래를 살피고 열어가는 기회로 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능력과 제반여건의 미비로 충분한 소개를 하지 뫃하는 안타까움속에서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치는 경지에 이르기 위한 즐겁고 보람된 시간들이었습니다.
사진상의 동경은 중국의 고문헌 회남자(淮南子)의 ‘月中有蟾?’라 하여 달 가운데 두꺼비(蟾?. 섬여)와 후한서 천문지(天文志)의 서왕모로부터 받은 불로불사의 약을 훔쳐먹고 달나라로 달아나 두꺼비로 화하여 선인(仙人)이 된 이야기를 연상케 합니다. 귀중한 물건이나 보배를 묶을 때 쓰는 보수(寶綬)를 물고 달나라로 날아가는 까치 두 마리와 용트림하는 용이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토끼 문양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월궁토문다뉴경(月宮兎文多紐鏡)고려시대(?) 8cm ‘개인’소장



또 다른 월궁경은 다른 문양은 다 생략되고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토끼만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기능성 보다는 장식성이 두드러진 두 개의 꼭지(紐)가 특이합니다. 동경 아래 장식 받침대가 달려있고 전체적으로 은분이 칠해졌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 유래가 없이 아름답고 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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