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이십팔숙경(十二支二十八宿鏡)ㆍ외

별자리와 12지신상이 있는 동경




동경 문양의 상징성은 문양별로 인물고사문계(人物古事文系)가 있는가 하면 봉황앵무문계(鳳凰鸚鵡文系), 화조문경계(花鳥文鏡系), 용어문경계(龍魚文鏡系), 서수문경계(瑞獸文鏡系), 보화당초문경계(寶花唐草文鏡系), 문자경계(文字鏡系), 한경계(漢鏡系), 화경계(和鏡系)로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의 동경은 문자경계 거북 형상의 꼭지(紐)를 중심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로 여겨지는 사신(四神)이 있다. 두 번째 원에는 팔괘와 팔방위를 새기고 그 바깥에는 자(子,쥐) 축(丑,소) 인(寅,호랑이) 묘(卯,토끼) 진(辰,용) 사(巳,뱀) 오(午,말) 미(未,양) 신(申,원숭이) 유(酉,닭) 술(戌,개) 해(亥,돼지) 12가지 동물상이 새겨져 있다. 그다음에는 28수 별자리와 24절기를 전서체로 나타 내었다.
이 동경은 고대의 종교관과 문자 뿐만 아니라 천문 지식과 공학 기술까지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12지신상은 중국 은나라에서 비롯하여 우리나라 통일신라시대 능묘 호석(護石)에도 나타나는데 경주 괘릉이나 김유신묘에서도 볼 수 있다. 이 12지신상은 고려 왕릉으로 계승되고 형식적인 변화를 거쳐 고분벽화,불구,석관,동경 등으로 그 사용범위가 확대되어 조선시대까지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팔괘문이 있는 또 하나의 동경은 처음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꼭지를 따라 돌아간 네 마리 사신 중 하단의 하나가 눈에 익어 자세히 보니 고구려 강서대묘 현실 북벽에 그려진 현무도와 똑 같았기 때문이다. 비록 부드럽고 율동적인 선조로서 처리되었으나, 머리를 뒤로 돌린 거북과 마주보고 물려고 하는 뱀이 어우러져 용맹스럽고 신령스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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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문 병경(柄鏡) 외

손잡이가 있는 동경


외형상으로 동경은 원형(圓形)과 네모난 형태(方形)가 대부분이다. 보통은 꼭지(?)에 끈을 꿰어서 손에 쥐거나 거울걸이(鏡架)에 걸거나 처음부터 손잡이가 있거나 아니면 테두리위에 구멍 뚫린 꼭지를 달아 매거나 매달아 사용하였다.
구멍 뚫린 꼭지가 있는 동경을 현경(懸鏡)이라고 하는데 반해 손잡이가 있는 동경은 병경(柄鏡)이라고 하는데 손잡이를 들어 얼굴을 비추거나 앞 뒤로 마주 들어 뒷모습을 비춰보기도 했다.
사진상의 쌍용문 병경은 미관을 위한 섬세한 배려와 묘사가 지극하기 그지없다. 자루처럼 생긴 손잡이 부위에는 가을날의 청초한 풀꽃을 새겼으며, 둥그런 동경과 손잡이 이음매 좌우에는 우리 고가구의 귀받침처럼 한껏 멋을 부린 것을 알 수 있다.
안쪽 문양대에 해당되는 곳은 오목하게 처리하여 머리 뒷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듯 하며 바깥쪽에는 엇갈리게 쌍용을 배치하여 당장이라도 보배로운 구슬을 움켜쥐려는 역동적인 모습을 베풀었다.



또 하나의 손잡이 있는 동경은 한참을 고심하다가 점산화문(點散花文) 병경이라고 이름지어 보았다. 꼭지자리에 해당하는 부위에 조그만 원을 그리고 원 안에 손잡이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일부러 비스듬하게 사선을 그리고 사선의 사이 사이에는 여덟 개의 점을 찍었다. 원 바깥으로는 흩어진 점들이 대 여섯 개씩 모여 꽃이 피어나는 모습처럼 보이는데 단순한 가운데 자연스런 세련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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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란서수문나전경

일반적인 동경은 구리에 주석과 아연의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일부 중국 동경의 경우 특수기법을 구사한 것이 보이는데 채회경(彩繪鏡)은 동경 뒷면에 채색으로 문양을 그렸으며, 투문경(透文鏡)은 투조된 문양판을 하나 덧댄 것이며 금이나 은으로 상감하여 장식하는 경우도 있으며, 감옥과 유리장식기법으로 만든 감옥유리경(嵌玉琉璃鏡)도 보인다. 또 류금(?金)을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얇은 금은판을 부착하는 기법을 구사한 금은첩경(金銀貼鏡)도 보인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에는 금, 은의 얇은 편을 칠 바탕속에 화려하게 장식한 금은평탈경이 있으며, 호암미술관에는 산악(山岳)과 금수(禽獸)와 화문(花文)을 호박으로 감입(嵌入)하고 옻칠을 입히고 작고 푸른색 구슬로 화려하게 꾸민 청동나전경이 있다.
특히 나전경(螺鈿鏡)은 전복이나 야광패를 저며서 금속기나 칠기바탕에 박거나 붙이고 때로 터키석이나 호박 대모 청금석의 자잘한 편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화려함을 보이곤 하는데,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나전경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동경 테두리(周緣)에 좁은 테를 둘린 채 여덟 개의 꽃잎 모양으로 표현한 오른쪽 청동경은 그 세밀하고 섬세한 표현 수법이 꼭 어제 만든 것처럼 펄펄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이다. 꼭지 좌우 주작 같기도 하고 봉황같기도 한 신조(神鳥)는 꽃가지를 물고 있다. 질풍같이 내달리는 위 아래 기린과 산예(?猊,사자를 말함)와 상스러운 구름 문양의 적절한 배치는 뛰어난 의장솜씨가 돋보이는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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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두문 현경(縣鏡) 외





-걸거나 매달아서 사용한 동경-

보통의 원형경이나 방형경은 꼭지(紐)가 경배면의 가운데 있고 병경은 손잡이가 있는데 비해 현경(縣鏡)은 걸거나 매달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동경의 테두리 바깥쪽에 구멍이 뚫린 꼭지가 달려 있다.
현경의 꼭지는 화장용구 이외 무덤의 천정이나 벽에 매달았던 흔적이 있어 벽사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도 파악되고 있으며, 또 어떤 현경은 사찰에서 장엄을 위해 장식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현경은 꼭지 모양이 여의두형이라 보기 드문 고급스러움을 지니면서 그 크기 또한 자그마한 것이 한 쪽 손 안에 쥐고 용모를 살펴보고 가꾸기에 충분하였으리라 . 현재 박물관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현경들은 그 모양새가 다양한데 경면의 주연에 팔괘(八卦)의 기호와 유두문(乳頭文)을 새기거나 경면에 높은 구획선을 넣은 것이 보이는가 하면 꾹꾹 점문을 찍어 장식한 것도 보인다.



또 하나의 현경은 테두리 아래 돌아가며 둥그렇게 당초문양대를 새겼는데 기품이 넘치고 고급스런 느낌이다. 그러나 주목되는 점은 문양대 안쪽 요면(凹面)이 의도한 바 쓰임새이다. 물론 동경의 경배 요철(凹凸)면이 물체를 크게 보이거나 작게 보이게 하는 구실도 했겠지만, 이 현경의 요면은 화장시 덩어리분을 움푹하게 꺼진 부위에 놓고 분수기의 물을 따뤄 손으로 잘 갠 다음 얼굴에 펴바르는 분세수를 하였을 수도 있겠다는 짐작을 해보게 만드는 유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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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도형경





아름다운 복숭아 모양의 동경

동경이라고 하면 워낙 그 수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흔히 고려경(高麗鏡)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의 동경을 통털어 말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고려시대 이전에도 한반도에는 적지 않은 수의 동경이 존재해왔으며, 고려고분에서 출토된 동경조차도 중국계(系)의 동경이라 짐작되는 많은 수의 방제경(倣製鏡)이 보이고 있다.
방제경중에는 각 시대별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세(傳世)되었다가 출토된 박제경(舶載鏡)이 있는가 하면 일부를 모방한 방제경과 다시 부어내어 만든 재주경(再鑄鏡)으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재주나 방제의 경우 그 당대에도 있었지만 후대에도 행해져 동경의 시대구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사진상의 호주도형경은 꼭지 오른쪽에 새겨진 희미한 명문이 '湖州眞石家 念二叔照子' 라는 국립박물관 유물과 유사해 중국의 절강성이나 강소성 일대의 석가(石家) 집안 호주(湖州) 땅에서 제작된 것이 아닐까 짐작케 한다. 하지만 워낙 많고 비슷한 문양의 동경들이 중국과 우리나라 고분에서 두루 나오다 보니 당시 중국과의 교류관계를 감안하고 함께 나온 반출유물의 점검을 통해서야 그 시대나 국적별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물게 보이는 복숭아 모양으로 된 도형경은 복숭아나무가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벽사 기능과 음식의 맛이 나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면서 '서왕모와 천도복숭아' 설화에 기인한 장수를 기원하는 기복적 의미도 있으며 동시에 남자아이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또한 복숭아 나무로 판 도장은 호부(護符)의 성격을 지니고 복수아형 연적, 복숭아형 수(繡) 장식, 복숭아 무늬 금박이 있는가 하면 이래저래 복숭아 모양을 빌어 만든 도형경은 선경, 불로불사, 미인, 자손번창...등 많은 뜻을 지니고 있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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