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형명문경 외




종형명문경(種形銘文鏡) 고려시대 8.5*10.2*13.3cm '박가분자료관' 소장




-특수한 형태의 동경-
이번에 소개하는 동경은 종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보통 종형경이라 일컬어지는 것이다.
남은 수량이 매우 적어 희소성면에서 그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듯 하며, 명문이 나타내는 바 뜻도 화장용구로서의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기왕에 국립박물관에도 몇 점 다른 종류의 종형경이 보이는데, '박가분소장품'은 두 줄의 전서체로 비감사경 이장이용(匪鑒斯鏡 以粧爾容)이라고 내려 썼는데 '거울에 비춰서 살피고 그 용모를 단장한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자문범어경(卍字文梵語鏡) 고려시대 3.8~5.2cm '박가분자료관' 소장


이런 종형경 말고도 그 형태가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자문범어경이 있다. 손잡이를 제외한 크기가 3.8CM~5.2CM 정도 되며 경배면 중앙에 만(卍)자를 양각하고 그 둘레에는 범어(梵語) 옴마니반메훔을 도안화 하여 문양처럼 돌려 놓았다. 그 크기나 무게나 외형만을 놓고 본다면 손잡이형 자루가 달렸기에 병경이라고 칭할 수 있겠으나, 화장용구로서의 기능 보다는 일종의 휴대용 같은 것이다. 특히 불교 관련 문양이 주로 시문되어 불교가 번성했던 고려시대에 호신불처럼 몸에 지닌 채 애용되었으리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범어 산스크리스트 옴(제천). 마(아수라). 니(인간). 반(축생). 메(아구). 훔(지옥)의 대명왕진언은 연화보살에 귀의하여 극락왕생하고자 하는 사상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두 개의 만자문경-(護身을 도모하며 벽사적 의미가 있는) 사이에 있는 동경은 그 경배면이 상당히 오목한 것으로 보아 분접시의 용도로 쓰였을 수도 있겠다는 짐작을 하게 하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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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화문경




춘화문경(春畵文鏡)고려시대 8cm '박가분자료관'소장




-남녀간의 성교상을 나타낸 동경-

선인들의 각종 기록이나 기물과 유적에는 그 시대의 상황이나 문화와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 뜻에서 동경의 배면(背面)에 보이는 문양의 의미를 파악해 본다는 것은 당시의 생활상과 문화상을 엿보거나 미루어 짐작케 한다.
사진상의 원형 춘화문경은 부조로 표현한 것으로서 지금까지 고려시대 성교상으로는 유일하게 알려진 장면이다. 춘빈비희문(春賓秘?文)을 나타낸 이 춘화경은 그 크기가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한데 꼭지가 두 개인 특이한 것이다. 아마 기자(祈子)신앙을 위한 부적 용도거나 부부화합용이거나 혹 제사장이나 무당이 주술적 의기(儀器)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 구성은 꽃잎문양의 꼭지를 중심으로 6개로 나누어진 방사선 안에 여러 체위의 성교상을 표현하고 있다. 정상위가 있는가 하면 뒤에서 껴안고 이루어지는 후배위와 마주 앉아 껴안거나 여성상위의 자세 등 다양한 성교상이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성교 형상은 조선시대 별전(別錢)이나 김홍도, 신윤복, 최우석 같은 화가의 풍속화로도 이어지는데, 규방의 성 교육용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향락으로 흐른 성문화의 일면을 은연중에 나타내는 유물로도 여겨진다.






춘화문경(春畵文鏡) 중국 17.4*17.4cm '박가분자료관' 소장



보다 생생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네 모서리가 들어간(隅入方形 ) 중국의 춘화경은 다소 산화는 되었지만 그 표정 하나 하나가 다 살아 있어 당장이라도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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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룡문경



쌍룡문운문대경(雙龍文雲文帶鏡) 고려시대 23.7cm '박가분자료관'소장


두 마리 용이 어우러진 동경



동경의 문양은 꼭지를 중심으로 생략되거나 복합적으로 구성되는데 그 만들어진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베풀어졌다. 용 문양은 기원전 3,000년 경 중국 토기에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 후 은나라의 청동기와 서주. 춘추전국. 진 시대를 거쳐 한나라에 와서 매우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무영총, 우현리 대묘, 통구 사신총의 벽화와 통일신라의 와당이나 능묘석에서 처음으로 용 문양을 접할 수 있다.

중국의 고문헌에 기술된 용의 모습은 낙타의 머리에 사슴의 뿔, 토끼 눈, 암소의 귀, 개구리 배, 잉어 비늘, 매 발톱, 뱀의 목, 범 발바닥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종류도 다양한데 훼룡(?龍), 교룡(蛟龍), 이룡(?龍), 사룡(蛇龍), 청룡(靑龍), 백룡(白龍), 현룡(玄龍), 적룡(赤龍), 기룡(夔龍)..... 등이다. 이처럼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 이유는 강력한 힘을 가진 초자연적인 존재로서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쌍룡향로문팔릉형경(雙龍香爐文八稜形鏡) 고려시대 14.8cm '박가분자료관' 소장


연꽃 씨방 모양의 꼭지를 중심으로 대칭으로 표현된 두 마리 용은 갈기를 곧추 세우고 입을 벌린 채 태극무늬 여의주를 웅켜쥐려고 안간힘 하는 역동적인 모습이다. 팔릉형의 또 다른 용문양은 다리가 세 개인 향로를 두고 있다. 유연한 몸놀림과 피어오른 향으로 인해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표정이나 비늘 및 갈기가 선명하게 조식되었는데 일본 경도박물관이나 국립박물관에도 동일한 형태의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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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권요현문경 .외


이중권요현문경(二重圈凹弦文鏡) 은(殷)나라 6.7cm'박가분자료관'소장



-중국의 옛 동경 -


고려 동경에 영향을 미친 중국 동경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제가문화기(齊家文化期)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가문화기는 석기와 동기가 함께 사용되던 시기로 지금부터 4,000년 전에 해당된다. 그 제가문화기의 유적 중 문양이 없는 소경(素鏡)과 칠각성문경(七角星文鏡) 두 점의 발견에 이어 은허(殷墟)의 부호묘(婦好墓)에서 엽맥문경(葉脈文鏡) 2면과 다권철현문경(多圈凸弦文鏡) 2면이 출토되었다.
옆의 동경은 중국고대동경사, 중국고동경도록, 동경진장 등 에서 확인한 다권철현문경과 그 문양이나 크기 및 재질의 빛깔에서 너무 유사하다.
이중권요현문경은 동심원처럼 퍼져나간 오목한 2개의 권선을 돌렸으며, 권선을 사이에 두고 짧은 직선문을 방사상으로 조밀하게 배치하고 있다. 경면과 그 뒷면에는 일부 녹청이 덮였는데 제작된지 3,000년이 지났으며, 활처럼 굽은 꼭지(弓形紐) 형식은 예사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금서수난조문경(?金瑞獸鸞鳥文鏡) 당나라 7cm '박가분자료관‘ 소장


동경이 발전하면서 그 문양의 조식법이나 제작기법도 발달하였는데, 주물 및 단금 등의 바탕에 섭새김(透彫) 끌이나 실톱으로 문양을 오려내는 루공(鏤空), 금은상감(金銀象嵌), 금은을 섞는 금은착(金銀錯), 채색하여 그림을 그리는 채회(彩繪), 금은평탈(金銀平脫), 금은을 붙이는 첩금은(貼金銀), 나전(螺鈿), 법랑(琺瑯), 도금(鍍金)기법, 빛깔 좋은 금을 입히는 유금(?金) 등이 있다.
유금기법으로 두 마리 서수(瑞獸)와 난조(鸞鳥)를 여덟 개 꽃잎 형태로 감싼 채 배치한 금빛 동경은 너무 아름다워 일견 사치스럽기 조차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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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살문방형경상 외


불보살문방형경상(佛菩薩文方形鏡像)고려시대 11.8*14.8cm '박가분자료관‘소장



-음각으로 불보살문을 새긴 동경-


삼국시대 이래 불교는 백성들의 정신세계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고려시대에 오면 여러 불상과 경전이 봉안되고 부처와 보살 등의 존상(尊像)을 신앙하거나 경상, 호지불, 불교 경전, 경갑 등이 제작되었다. 이러한 신앙생활 용구는 기복적(祈福的) 성격을 띠는 것으로서, 구리 거울의 앞면에 선각(線刻)하거나 먹을 사용하여 불교적 상을 표현한 것을 경상(鏡象)이라고 일컫는다.
경상의 출현은 화장용구로서의 구실이나 마음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넘어 신앙적 의궤(儀軌)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신의 조도품(調度品)으로 격을 부여하기도 하면서 동경에 길상어(吉詳語)나 교훈적인 글귀를 새겼는데, 이제 동경의 면에 불보살을 새김으로서 직접적으로 신앙 예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현재 경상의 숫자는 지극히 적은데 원형이나, 방형, 장방형, 하트형, 배(舟)형 등을 볼 수 있으며 주로 13~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새겨진 문양은 비로자나삼존불 한 점 외에는 대부분 관음상과 사천왕이며 북방의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과 버들가지를 든 양류관음이나 수월관음도 보인다. 경상의 유형은 전세경(傳世鏡)에 직접 도상(圖像)을 새긴 것은 드물고 대다수는 동경의 형태로 주물한 동판 표면을 연마하고 도석(鍍錫)한 뒤 도상을 새긴 것이다.





불보살문원형경상(佛菩薩文圓形鏡像)고려시대 11.3cm '박가분자료관‘소장


사진상의 방형경상은 연화대좌위에 서있는 모습으로 나발(螺髮)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뒷면에도 불보살문이 새겨졌는데 원형 두광(頭光)과 광배(光背)를 선각하였다. 또 하나의 불보살문원형경상은 뒷면에 서구방공봉(徐玖芳供奉)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공손하게 받들어 바친다는 의미가 아닐까? 짐작해 보았다. 또한 옷자락의 주름이나 수인(手印)을 나타낸 모양등 광배만 없다 뿐 통일신라 8~9C 금동여래입상(강원도 절터석탑내 발견, 오쿠라{小倉}컬렉션)과 너무 닮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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