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 - 상위 5%를 결정짓는 학년별.과목별 읽기 전략
김명미 지음 / 글담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읽기능력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읽기능력이란 이런 것이라고 말한다.

   
  독서능력은 책을 많이 읽고 해독하는 정도에서 그치지만 읽기능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글이 전달하는 내용을 분석하고 적용하고 비판하면서 글의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p.7)  
   

저자는 독서능력과 읽기능력을 구분해서 말하고 있는데, 나는 평소 저자가 말하는 읽기능력을 독서능력이라고 생각해왔으므로 특별히 구분지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책을 제 아무리 많이 읽는다해도 그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 비판할 수 없다면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서능력이 아닌 읽기능력이라는 용어를 알리는 첫 책이라는 자부심을 내보인다. 어쨌든, 독서능력이든 읽기능력이든간에 그것은 지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인 것만은 사실인것 같다.

'상위5%를 결정짓는 읽기 전략'이라는 문구는 학부모의 마음을 잡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긴 하지만 상위5%를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읽기능력은 중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읽기능력과 더불어 현대사회에서는 쓰기능력도 중요하다. 직접 대면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나의 의견을 문서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졌을 뿐 아니라 웹상에서도 남의 글을 읽거나 써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위5%라는 수치보다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읽기능력이다.

   
  교과서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배경지식 활용, 어휘, 추론, 예측, 종합, 판단, 적용 등의 능력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추리면 바로 '읽기능력'인 것이다. (p.37)  
   

내 아이의 읽기습관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아이의 책 읽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초등2학년 즈음에는 습관이 자리잡히기 시작하므로 그 이전에 잘못은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읽기능력을 떨어뜨리는 잘못된 읽기습관을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2장부터는 읽기능력을 높여주는 8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글의 종류에 맞춰 목적을 갖고 읽기 2) 배경지식동원하기 3) 배경지식활용하기 4) 어휘력높이기 5) 소리내어 생각하기 6) 질문하며 읽기 7)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며 읽기 8) 메모하며 읽기.

어휘력 높이기 단계에서 저자는 아이들이 낱말의 정확한 뜻을 알게 하기 위해 사전을 찾아 확인할 것을 권한다. 아이들은 사전에서 찾은 뜻이 여러 개일 때 문맥과 상관없이 가장 먼저 나온 것이 그 낱말의 뜻인 줄 아는 경우가 많으므로 문장에 대입하여 정확한 의미를 깨닫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는 초등생들의 읽기능력뿐만 아니라 성인의 경우에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과목마다 교과서 읽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은 부모들이라면 금방 알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라면 깨닫는 바가 많을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경험으로부터 이런 방법론을 터득하지 못했다면,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라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또한 학년별로 꼭 갖추어야 할 읽기능력, 이야기글로 읽기능력 높이기, 정보글로 학습능력 높이기 등의 글은 이 책을 읽는 부모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혹시나 내 아이가 겪고 잇을지도 모르는 읽기 장애 6가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으니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책은 초등학생을 둔 부모에게도 필요한 책이지만, 유아를 둔 부모가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초등학생이 되어 교과서를 접하기 전에 아이의 읽기습관을 올바르게 잡아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님 달님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1
박영만 지음, 원유순 엮음, 남주현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잠시 딴 일을 하는 사이에 아이가 이 책 표지를 보더니 "엄마, 해님 달님이에요."라고 말하기에 깜짝 놀라 다시 보니 그럼 그렇지, 제목이 그림 문자(?)로 되어있다. 아직 한글을 읽을 줄 모르는데 어떻게 알았나 했는데. 창문을 뚫고 쳐다보고 있는 건 분명 호랑이 눈이 분명한데 무섭기 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이다.

 

한솔이는, '해'보다는 '달'을 좋아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녁이나 밤이 되면 꼭 하늘을 올려다보며 달을 찾는다. 어떤 날은 자기 머리 바로 위쪽에 달이 보일 때도 있지만 어떤 날은 다른 집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날도 있다. 달의 모양은 상관없이 달이 있나없나에만 관심을 가진다. 조금 더 자라면 달의 모양도 관심을 가지겠지.

 

어쨌든,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해님 달님 이야기이다. 떡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가 더 유명한.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분명 해님 달님이야기에는 잔인하다고 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잔인하다 여기지 못했던 것 같다. 호랑이한테 엄마가 잡아먹히는 장면도 그랬고 호랑이가 썩은 동아줄에서 떨어져 수수가 빨갛게 물드는 부분도 그랬다. 아마도 입말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와 글을 통해 들은 이야기를 아이였던 내가 상상한 장면은 당연히 어린 아이의 수준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났다. 구연동화로 들었던 이야기에 원작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원작자가 구연되는 동화들을 채록하여 문자화한 것이다. 그 원작에 그림이 그려졌다. 하루종일 일을 하고 떡과 지짐이를 광주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의 모습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고개나 되는 산 너머에서 오누이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호랑이가 엄마에게서 떡과 지짐이를, 그리고 엄마를 잡아먹는 과정이 계속된다. 뒤돌아 앉은 모습, 능청스럽게 앉아 다른 호랑이인체 하는 모습, 버선을 귀에 꽂고 혀를 낼름거리는 모습의 호랑이와 떡과 지짐이, 그리고 자신의 몸까지 다 주어버린 엄마의 모습이 묘하게 한 화면 안에 있다. 조금은 무섭기도 한 그림이다.

 

나무위로 올라간 오누이의 모습이 우물에 비친 것을 보고 우물 속에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호랑이, 참기름을 바르고 나무 위로 올라가려는 호랑이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무서운 호랑이지만 한편으로는 미련스럽다. 결국은 썩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다 떨어져 죽은 호랑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남을 괴롭히거나 못살게 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누이가 하늘로 올라가 해가 되고 달이 된 것은, 그들 오누이가 착하고 선량해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엄마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래동화 속에는 표면적인 이야기 외에도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 해님달님 역시 해와 달이 생긴 이야기 뿐만 아니라 수수에 울긋불긋한 빨간 점이 있는 이유, 그리고 자기 몸을 하나 하나 잡아먹히면서까지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가고자 했던 모성에 관한 이야기까지 읽을 수 있다. 엄마를 잡아먹고 오누이까지 잡아먹으려고 하는 욕심꾸러기 호랑이의 모습은 무섭다기보다는 조금 익살스럽게 그려졌다. 그러나 그의 최후는 그렇지 않았으니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전래동화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여러 사람들의 입을 거쳐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겹쳐지고 또 그 이야기 구조에 공감하면서 살아남았을 것이다.

 

어릴 적 "떡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하며 리듬을 타며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이 책도 입말이 충분히 살아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거인]의 서평을 써주세요

'거인'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첫번째는 외형상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거인이고, 두번째는 그 대상이 풍기는 내면의 크기일 것이다. 보통은 첫번째 이미지가 강한데,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음으로써 두번째를 떠올리게 된다. 

그림책은 제목과 표지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역시 그 내용을 읽기 전에 생각을 하게 한다. 분명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 그럴 것이고, 두 사람 앞을 막아 선 경찰의 뒷모습이 그러하다. 

버스 안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왜 그럴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 버스기사 아저씨는 기다려줄 것인지, 그들은 지금 왜 그러고 있는 것인지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구걸을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도 한때는 그런 아이들을 정말 불쌍하다고 여긴 적이 있지만 어느 날인가부터는 앵벌이가 아닐까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다. 세상이 그만큼 먹고 살만해졌다고 여겨서일까? 어쩌면, 저 아이는 진짜 배고픈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건 최근 들어서이다. 결코 먹고 살만한 세상이 아니란 걸 말이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먹고 입고 잠자는 것조차 허용되지 못한 삶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를.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없는 사람들은 그냥 '살기위해' 발버둥친다. 가진 자의 1%와 없는 자의 1%는 '1%'라는 표면적인 숫자는 같을 지라도 그 내용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통계의 허점이 바로 그런게 아니던가.  

이 책의 내용은 친구들과 놀러가기 위해 터미널에 온 대학생들이 구걸하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중 키 작은 대학생 한 명이 그 아이가 앵벌이가 아니라 정말 배고픈 아이라는 걸 짐작하고 친구들의 돈을 모아 도움을 주는 이야기이다. '배고픈 시절'이 있었던 사람은 직감적으로 '배고픈' 사람을 알아보는 것일까? 돈만 주고 가는 걸로도 모자라 그 아이의 집까지 가서 먹을 것을 사주고 오는 대학생의 모습을 두고 이 책에서는 '작은 거인'이라 하였다. 굳이 '키작은' 대학생이 아니었어도 그는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었을텐데 작가는 굳이 그런 표현들을 쓰고 있다는 것이 걸린다. 버스 출발시간을 앞두고 아이의 집까지 갔다오는 설정도, 버스에서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도 수상한 사람이라 신고하는 수퍼아줌마도 다들 조금씩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전체적인 줄거리가 단순하다보니 그랬을수도 있겠다 싶다.  

배고프면 아무 생각도 안난다는 말, 배고프면 무슨 짓을 해서든 오로지 먹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은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그 키작은 대학생의 경험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배고픔을 모른다. 그렇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그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을까?  

단순하고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글이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고학년 아이들보다는 저학년 아이들에게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 또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과 대안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을 갖게 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초등 저학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하는 ㄱㄴㄷ - 글자그림책 ㄱA1 그림책은 내 친구 13
이지원 기획,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논장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하는 ABC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보니,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책이었다. 물론 이런 책을 기획하고 시도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먼저 ABC와 같은 알파벳은 그림이미지와 글자가 잘 어우러졌던데에 비해 ㄱㄴㄷ은 그러지 못한 것같다. 곡선보다는 직선이 많은 자음의 특징상 그림에 많은 제약이 따랐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의 평점을 후하게 주지 못하는 이유는 ㄱ으로 시작하는 단어보다 '가', '고'등과 같이 모음과 결합된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배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그림은 책 제목대로 ㄱㄴㄷ~과 같은 자음만 존재한다. ㄱ속에 포함된 단어는 자음의 모양만을 강조하고 있다. 자음과 모음은 따로 떼어서가 아니라 함께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아쉬움은 자음만 강조되었다는 점, 두번째 아쉬움은 자음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들이 어떤 법칙도 순서도 없이 나열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림 순서와 단어의 순서가 다르다. 

'기차, 고양이, 가위'가 그려져 있는 그림 아래 가운데에는 가로로 '가위, 기차, 가시'라는 단어가 있다. 무슨 의도로 그림의 순서나 위치와 상관없이 단어들을 나열했는지 모르겠다. 분명 이런 식의 단어배열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인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힌트라도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세번째 아쉬움은 생각하는 ABC처럼 한쪽에 하나의 단어가 들어가는 형태를 취하지 않고 한쪽에 8개나 되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ABC책은 사전의 형태를 띄는데 ㄱㄴㄷ책은 그냥 그림책이다. 그래서일까 한장 한장 넘기는 재미도 없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한솔이는 ABC의 그림에는 연필을 들고 따라그리기도 하는데 ㄱㄴㄷ책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일까? 아마도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분명 이 책은 장점도 존재하는 책이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아쉬움이 더 큰 책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10-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최근에 출간 되었습니다.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의 서평을 써주세요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딸’을 내세운 책은 아무래도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나 자신이 한국사회에서 딸로, 여자로, 엄마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볼 때 몇 십 년 전과 비교하면 딸에 대한 배려가 많아졌지만 그것을 몸으로 직접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세상과 싸워야 할 것이 더 많은 존재인 것이 딸이고, 여자이고, 엄마이다.

이 책도 ‘딸과 함께’라는 부제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까놓고 얘기하자. 이 책에서 ‘딸’은 ‘아들’이어도 무방하다. 왜 굳이 ‘딸과 함께’라고 제목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10대 자녀와 나눌 수 있는 역사적 사실과 의견들, 그리고 배워야할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건축을 통해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을 어떻게 끌어내고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면은 주의 깊게 볼 만하며 자녀를 동반한 여행의 모범사례정도는 되겠다.

이런 첫 느낌과는 별개로, 저자가 풀어놓은 건축이야기는 새겨보아야 할 것도 많고 도움이 되는 정보로 가득하다. 딸에게 이야기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건축에는 문외한인 부모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날 때마다 하나씩 알게 되는 고사성어도 쏙쏙 입력된다.

건축을 통해 역사와 사회, 예술,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새로이 알게 된, 아니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바로 ‘한옥’에 대한 것이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끼워 맞춘 건물이기에 해체 복원 이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콘크리트 건물들은 철거과정을 거쳐 건축폐기물을 남기지만 한옥은 그렇지 않다. 아, 그래서 수몰지역의 건물이나 유명한 한옥들은 그렇게 자리를 옮겨서도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구나. 이 땅에서 오랜 세월 주거의 형태로 자리 잡은 한옥은 분명 이 땅의 풍토에 가장 적합한 구조였을 것이다. 이런 한옥설계를 우리 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목적이 있고, 테마가 있는 여행은 하면 할수록 더 많이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게다가 뜻이 맞는 동반자와 함께 하는 여행은 또 얼마나 즐거운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내 아이와 함께 테마가 있는 여행을 알차게 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아졌다. 그래도 그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드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10대 자녀를 둔 부모나 10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역사나 사회문화를 건축을 매개로 풀어놓았으니 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겠다.

아참, 책의 서문은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조금 당황스러웠다.

더불어 이 책의 시리즈 도서, 한옥관연도서를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