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의 서평을 써주세요

'거인'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첫번째는 외형상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거인이고, 두번째는 그 대상이 풍기는 내면의 크기일 것이다. 보통은 첫번째 이미지가 강한데,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음으로써 두번째를 떠올리게 된다. 

그림책은 제목과 표지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역시 그 내용을 읽기 전에 생각을 하게 한다. 분명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 그럴 것이고, 두 사람 앞을 막아 선 경찰의 뒷모습이 그러하다. 

버스 안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왜 그럴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 버스기사 아저씨는 기다려줄 것인지, 그들은 지금 왜 그러고 있는 것인지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구걸을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도 한때는 그런 아이들을 정말 불쌍하다고 여긴 적이 있지만 어느 날인가부터는 앵벌이가 아닐까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다. 세상이 그만큼 먹고 살만해졌다고 여겨서일까? 어쩌면, 저 아이는 진짜 배고픈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건 최근 들어서이다. 결코 먹고 살만한 세상이 아니란 걸 말이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먹고 입고 잠자는 것조차 허용되지 못한 삶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를.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없는 사람들은 그냥 '살기위해' 발버둥친다. 가진 자의 1%와 없는 자의 1%는 '1%'라는 표면적인 숫자는 같을 지라도 그 내용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통계의 허점이 바로 그런게 아니던가.  

이 책의 내용은 친구들과 놀러가기 위해 터미널에 온 대학생들이 구걸하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중 키 작은 대학생 한 명이 그 아이가 앵벌이가 아니라 정말 배고픈 아이라는 걸 짐작하고 친구들의 돈을 모아 도움을 주는 이야기이다. '배고픈 시절'이 있었던 사람은 직감적으로 '배고픈' 사람을 알아보는 것일까? 돈만 주고 가는 걸로도 모자라 그 아이의 집까지 가서 먹을 것을 사주고 오는 대학생의 모습을 두고 이 책에서는 '작은 거인'이라 하였다. 굳이 '키작은' 대학생이 아니었어도 그는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었을텐데 작가는 굳이 그런 표현들을 쓰고 있다는 것이 걸린다. 버스 출발시간을 앞두고 아이의 집까지 갔다오는 설정도, 버스에서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도 수상한 사람이라 신고하는 수퍼아줌마도 다들 조금씩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전체적인 줄거리가 단순하다보니 그랬을수도 있겠다 싶다.  

배고프면 아무 생각도 안난다는 말, 배고프면 무슨 짓을 해서든 오로지 먹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은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그 키작은 대학생의 경험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배고픔을 모른다. 그렇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그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을까?  

단순하고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글이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고학년 아이들보다는 저학년 아이들에게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 또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과 대안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을 갖게 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초등 저학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