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의 서평을 써주세요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딸’을 내세운 책은 아무래도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나 자신이 한국사회에서 딸로, 여자로, 엄마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볼 때 몇 십 년 전과 비교하면 딸에 대한 배려가 많아졌지만 그것을 몸으로 직접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세상과 싸워야 할 것이 더 많은 존재인 것이 딸이고, 여자이고, 엄마이다.

이 책도 ‘딸과 함께’라는 부제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까놓고 얘기하자. 이 책에서 ‘딸’은 ‘아들’이어도 무방하다. 왜 굳이 ‘딸과 함께’라고 제목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10대 자녀와 나눌 수 있는 역사적 사실과 의견들, 그리고 배워야할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건축을 통해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을 어떻게 끌어내고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면은 주의 깊게 볼 만하며 자녀를 동반한 여행의 모범사례정도는 되겠다.

이런 첫 느낌과는 별개로, 저자가 풀어놓은 건축이야기는 새겨보아야 할 것도 많고 도움이 되는 정보로 가득하다. 딸에게 이야기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건축에는 문외한인 부모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날 때마다 하나씩 알게 되는 고사성어도 쏙쏙 입력된다.

건축을 통해 역사와 사회, 예술,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새로이 알게 된, 아니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바로 ‘한옥’에 대한 것이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끼워 맞춘 건물이기에 해체 복원 이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콘크리트 건물들은 철거과정을 거쳐 건축폐기물을 남기지만 한옥은 그렇지 않다. 아, 그래서 수몰지역의 건물이나 유명한 한옥들은 그렇게 자리를 옮겨서도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구나. 이 땅에서 오랜 세월 주거의 형태로 자리 잡은 한옥은 분명 이 땅의 풍토에 가장 적합한 구조였을 것이다. 이런 한옥설계를 우리 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목적이 있고, 테마가 있는 여행은 하면 할수록 더 많이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게다가 뜻이 맞는 동반자와 함께 하는 여행은 또 얼마나 즐거운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내 아이와 함께 테마가 있는 여행을 알차게 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아졌다. 그래도 그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드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10대 자녀를 둔 부모나 10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역사나 사회문화를 건축을 매개로 풀어놓았으니 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겠다.

아참, 책의 서문은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조금 당황스러웠다.

더불어 이 책의 시리즈 도서, 한옥관연도서를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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