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태극기 보물창고 북스쿨 3
강정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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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이는 요즘 한참 질문이 많다. 더듬거리긴 하지만, 한글도 조금 읽을 수 있어서 엄마가 펼쳐놓은 책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한다. "엄마, 태극기가 뭐예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나는 어떤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태극기를 꺼내 보여주고, 같이 그림을 그려보았다.  

아이가 어려서 태극기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아서 그 정도에 그쳤지만,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어떤 질문을 할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초등 3-4학년은 되었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태극기 자체에 대한 질문에서 벗어나 태극기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태극기가 우리 역사와 우리 생활에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황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의 화자는 광주 작은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왜 숨어있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사복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작은 아버지가 빨리 피신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어른들이 말로 설명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상황과 분위기를 통해 현실을 인식한다.  

화자의 작은 아버지는 관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청사의 현관과 복도, 변소의 벽에 태극기를 붙인 사람으로 지목되어 피해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화자는 '태극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 말은 '우리 식구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하고 머리카락을 하늘로 곤두서게 하는 낱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서 동생 덕이의 물음에 호랑이보다 무섭고 귀신보다 무섭고 얼굴이 험상궂게 생겼으며, 이빨은 송곳같고 혓바닥은 쇠시랑같이 갈라졌는데, 일본사람만 잡아먹기 때문에 태극기를 못 만들게 한다고 말한다. '태극'이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던, 그래서 태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아이의 상상 속에서 일본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무엇'으로 탈바꿈했던 것이다.  

우리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주로 '애국지사'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것과 달리 이 책에서는 일반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조선말을 하다가 순사에게 매를 맞는 사람들, 공출 할당을 채우기 위해 밤새도록 일을 하는 사람들, 전쟁무기를 만든다고 가정의 놋그릇들을 내놓아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해방이 된 날, 화자는 '태극기'를 보게 된다. 꽁꽁 숨겨놓아야 했던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모습과 대한독립만세소리는 어우러진 채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태극기'는 나라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개인에게는 한 나라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화 시대라고도 말하는 요즘은 국적을 바꾸는 것도 그리 큰일은 아니다. 국적은 개인에게 보호의 울타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개인의 더 큰 이익과 안녕을 위해 바꿀 수도 있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우리 국민들은 타의에 의해서 국적을 상실했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국민으로서 공정한 대접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게 '태극기'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태극기'의 상징적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꼼꼼히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기'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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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창간 13주년 특별호를 통해 만난 [지구를 행복하게 하는 13가지 물건들]은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줌은 물론이고 내 생활의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사실, 특별한 내용은 없다. 우리가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었던 이야기지만, 머리 속에 저장해놓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것이 많기 때문이다.

1. 생태지도

지도는 단순하게 길을 안내하거나, 지역을 표시하는 것 외에도 많은 목적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것을 만든 사람의 목적을 지도를 통해 제대로 읽어낸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생태지도는, 인간의 목적을 위해 변형되고 재구성된 지구의 모습(작게는 우리 도시, 마을의 모습)을 보여준다. 환경을 고려한 도시계획을 위해서는 생태지도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욕심때문에 파괴된 길을 생태지도를 통해 유지 보호하고 복원이 가능하다면 복원을 위한 노력도 할 수 있다.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 바로 생태지도이다. 



2. 상자텃밭 

우리 집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텃밭이라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라 여겼는데, 그래도 5명의 가족에게 철마다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는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작은 상자에 흙을 담아 텃밭을 만들거나, 옥상이나 화분을 이용한 텃밭도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집에서 내 가족이 먹을 만큼의 채소를 키우는데 그 정도 자투리 공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내 가족, 내 아이가 먹을 것이니 농약의 도움이 없어도 유기농 작물을 먹을 수 있다.

유기농이어야 하는 열 가지 이유는, 작은 상자텃밭의 가치를 짐작케한다. 비싼 돈 들여 유기농제품을 사 먹는 것에 비하면 텃밭을 가꾸는 즐거움과 유기농 작물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까지 함께 누릴 수 있으니 그 아니 좋을쏘냐.

 
3. 느린 옷

어제는 아이와 함께 헌옷 수거함에 작아서 못입게 된 옷들을 넣었다. 공동주택이나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이 있는 곳에서는 재활용 쓰레기의 처리가 깔끔하지 못하다. 집앞에 내놓은 재활용 쓰레기들은 분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수거되지 못한 채 그냥 쓰레기처럼 나뒹굴기 일쑤다. 헌옷수거함도 마찬가지여서 한때는 헌옷수거함 자체가 거리의 미관을 헤치기도 했고, 다른 쓰레기를 집어넣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애써 모아놓은 옷들이 쓰레기가 되어버리곤 했다. 최근에는 헌옷수거함도 깨끗하게 관리가 되고 있어서 장롱 정리를 하는 날이면 헌옷수거함에 아이와 함께 옷을 넣으러 나가곤 한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옷을 물려입거나 물려주는 것이 많이 정착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당연시 여기던 것이었는데, 잠시 사라진 듯 싶더니 요즘은 다시 물려입기가 거의 일반화가 된듯하다. 옷을 수선해입거나 재활용하고, 또 물려입기를 하는 것들이 지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중에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느린옷을 만날 수 있는 사이트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4. 흙벽돌

흙이라는 건축재료의 유용함과 더불어 생태건축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해주었다. 자연재료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생태건축이라 한다. 집을 지을 때 가능하면 몸에도 좋고 자연친화적인 집을 짓고 싶지만, 우리같은 서민이 집 한채 짓기가 그리 쉬운 일인가. 집을 짓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집안을 초록공간으로 바꾸어본다면 그것또한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5. 자전거

며칠 전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전거를 이용해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6대나 되는 자전거를 이어 달리는 모습은 눈길을 확 끌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부끄럽지만)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자 하는 의욕마저도 생기지 않는 것은, 바로 내 주변의 도로상황과 지형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것은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자전거를 타고서는 도저히 다닐 수 없는 - 마을버스도 올라오다 중간에 한번씩 헛바퀴를 돌리며 안간힘을 쓰는 - 오르막길에서 자전거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반경 -시장이나 마트를 가거나, 학교를 가거나 - 의 거리가 차가 다니는 도로는 있어도, 사람이 다니는 인도는 없는 곳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곳에서 자전거는 더더욱 엄두도 못낸다.

그래서 얼마전 자전거 사용에 대해 이야기한 어느 높은 분의 이야기에 코웃음을 친 적도 있다. 1년에 1번은 꼭 파헤치는 보도블럭 까는 일은 그만 두고, 제대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 자전거 이용이 가능한 도로를 만드는데 힘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나고 그 사람들이 자꾸 요구를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참에 나도 자전거를 배워볼까?

 
6. 식초

식초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도 다양했던가 싶을만큼 식초의 쓰임새가 너무도 다양했다. 건강에 좋은 식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집안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잘 몰랐다. 솔직히 그 냄새가 싫긴 하지만, 락스나 세제 냄새보다야 좋지 않을까? 

 

 

 

7. 빗물받이

비가 오는 날에는 화분을 밖에 내놓고 비를 맞히기도 하고, 이끼 낀 바깥 계단 청소나 마당 청소는 비가 오는 날 하게 된다. 비가 와서 계단과 마당의 때를 씻어내기에 좋게 불어 있기도 하고, 빗물로 씻어내리면 물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물파이프 아래에 대야를 놓아서 그 물을 받았다가 음식물쓰레기통 씻을 때 사용하기도 하는데, 본격적으로 빗물을 이용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고보니 빗물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제법 많은 편이다. 빗물받이가 있다면 제대로 활용이 가능할 듯 싶다. 빗물받이통이 꼭 어떤 규격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라면 굳이 큰 용량도 필요없으니까. 빗물을 이제부터는 더 잘 사용해야지 하는 마음이 생긴다.

8. 태양전지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면 낮동안 태양광을 모아서 밤에는 가로등 불빛으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시범 운영중인 것 같은데, 이런 것이 더 많아진다면 좋겠지. 

 

 

9. 공정무역 설탕

공정무역에 대해서는 그래도 들은 게 제법 있다. 그래서 조금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주문해서 먹어보기도 했는데,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10. 컵 

학교에 갔더니, 미니자판기에 '내컵사용'이라는 버튼이 있어서 꼭 저걸 이용해야겠다 싶었다. 컵을 하나 가방에 넣어다니는 게 뭐 대수냐 싶어도 사실 조금 귀찮긴 하다.  

그래도 종이컵 1톤을 만드는 데 20년생 나무 20그루가 필요하고 종이컵이 썩는데 드는 시간이 20년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종이컵을 쓰지 않고 내컵을 사용하는 것이 지구를 위한 테이크아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듯하다. 

 

 

 

 

11. 장바구니 

요즘은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장바구니도 패션이 되었는지 예전 우리 어릴 때 엄마들이 쓰던 플라스틱 장바구니 보다는 예쁜 천바구니가 대세다. 왠만큼 무거운 것들은 집까지 배달을 해주니 들고 올 필요가 없고 손에 들 수 있는 무게만큼만 장바구니에 넣어 오니 그것도 편리하고 좋다. 책에서 소개한 방법들처럼 비닐봉투를 줄이고 포장을 줄이는데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게다가 쓰레기까지 줄이니 일석이조. 

 

 

 

12. 초 

 

 

13. 재생종이 
 

신문을 보니 교과서에 재생종이 사용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재생종이도 그 종류가 여러가지라서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따라 골라쓸 수 있다. 교과서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생종이는 고급재생종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재생종이를 만들기 위한 폐지도 수입을 한다고 들었다. 수입하지 않고 재생종이를 만들려면 우리가 분리수거를 할 때 종이를 잘 분류하여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왕 분류해서 내놓는 종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13주년 특별호를 통해 우리가 지구를 위해서, 자연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잘 알게 되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정기구독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지만, 녹색연합 회원이 되어 회비를 납부하면 달마다 받아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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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팔아요>를 리뷰해주세요.
우리 엄마 팔아요 담푸스 그림책 1
바르바라 로제 지음, 이옥용 옮김, 케어스틴 푈커 그림 / 담푸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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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다들 한번씩 들은 말 중에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이 있을 것이다. 보통 부모들이 아이들을 놀리느라 자주 하던 말인데, 아동심리나 교육학쪽에서는 이런 말들은 안하는게 좋다고도 하는 듯하다. 어찌되었거나, 아이에게 혼란을 주는 말이니 그다지 좋은 말은 아닌듯하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이 책 '우리 엄마 팔아요'를 읽다가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놀리거나, 아이에게 툭툭 이런 말들을 내뱉는 게 보통이었다면, 요즘은 아이의 입장에서 어른들에게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구나 싶어서다.  

이 그림책은, 아이의 입장에서 '제목과 내용'이 만들어진 듯하다. 어른들은 늘 아이들을 보고 이것 해라, 저것 해라 요구하거나 하지말라고 금지한다. 아이 입장에서 보자면, 잔소리쟁이 엄마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자기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것만큼 답답한 것이 또 있을까?  

그런데 이 그림책은 아주 발칙하게도, 엄마를 골동품 가게에서 새 엄마와 물물교환을 한 아이가 주인공이다. 처음부터 아이가 생각해낸 방법이 아니라, 엄마의 의도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지만, 골동품 가게에게 아이가 엄마를 놔두고 새 엄마와 함께 나가는 부분에서는 엄마도 허를 찔린 듯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관계는 자기 힘으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만약 이 아이처럼 엄마를 팔고 다른 엄마를 사올 수 있다면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파울리네와 같은 마음을 품은 아이들(우리 엄마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하는), 또 가족에 대한 불신과 그것으로 인해 불화가 있는 가정의 아이가 읽는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어떤 사람이 엄마가 되어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길 때는 100% 만족할 수 없는 법이다. 엄마가 나이고, 내가 엄마가 아닌 이상은 서로에게 중요한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족이기 때문에 공통점이 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일치하는 삶을 살아왔으므로 다른 누구보다도 나에게 절실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그림책에는 파울리네와 엄마 외에 훌륭한 조력자가 한 명 더 있다. 그는 바로 골동품가게의 슈네크 아저씨이다. 새 엄마를 사겠다고 가게에 온 파울리네와 엄마에게 더 없이 딱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주었으니 말이다. 슈네크 아저씨의 가게가 골동품 가게라는 것도 의미가 있는 듯하다. 나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주 요긴한 물건이 될 수 있는 이곳은 이런 역할놀이를 하기에 딱 맞는 곳이다.  

파울리네가 자신의 엄마를 되찾기 위해 돌아왔을 때 누군가가 엄마를 사갔다는 소식은 이 그림책의 호흡을 한템포 빨라지게 한다. 너무도 쉽게 엄마를 되찾았다면 파울리네가 느꼈을 감동도 반으로 줄었을 것이다. 엄마를 사간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아이가 함께 읽어보면 좋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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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9-0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릴때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 듣고 운적도 있어요. 그래서 엄마는 아빠한테 혼나기도 했죠. 그 말이 왜 그렇게 서운했는지 몰라요. 어린마음에 울다니..

그나저나 엄마를 판다니, [금붕어 두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이라는 닐 게이먼의 그림책이 연달아 떠오르네요.

아동심리나 교육학쪽으로도 그렇다지만, 저는 순수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말이죠, 아이에게 너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는 말은 하지 않는게 좋은 것 같아요. 저 그때 정말 울었다니깐요. ㅜㅡ

하양물감 2009-09-04 17:59   좋아요 0 | URL
전 어릴 때 그런 말 듣고도 별 반응을 안보였다더라구요. 그런데 옆집 사는 꼬맹이가 진짜 엄마 찾으러 간다고 버스올라타는 거 보고 기겁을 해서 데려온적이 있어요...
 
<널 항상 지켜줄게!>를 리뷰해주세요.
널 항상 지켜 줄게!
앨리슨 맥기 글,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임정진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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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없었다면! 

아마도, 이 책은 연인에게 해 줄 수 있는 달콤한 사랑고백처럼 느껴졌을 법하다. 그만큼, 사랑이 진~하게 느껴졌다. 사랑이란 게 그렇지 않던가?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에둘러 말할 수 밖에 없는, 은근하면서도 가슴 찡한. 

옛날 국어책에나 나올법한 평범한 바둑이 같은 강아지 한마리가 여자 아이 앞에서 제법 폼을 잡고 서 있다. 아주 자신있게. 강아지를 키우는 목적도 세월따라 변했지만 한때는 집 지키는 용맹한 개의 역할을 수행했던 때도 있었다. (물론 요즘도 그 역할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우리편과 남의 편을 확실하게 구분해내는 그 비범함이란. 개를 키워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나는 개를 좋아하지 않지만 친정식구들이 개를 워낙 좋아해서 그 습성은 좀 안다.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개들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듯 싶다. 이 그림책 속의 강아지는 이 집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이곳에 살고 있는 '너'때문이다. 기사가 되어 싸우는 상대는 다람쥐이고, 이 집에 들어오고자 하는 괴물은 거미, 사나운 동물과 악동은 쥐지만 그들과 상대하는 강아지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하다. 게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도 피해가게 할 수 있고, 바람도, 번개도, 바다의 파도까지도 잠잠하게 만들면서까지 지켜주고 싶은 것은 바로 '너'가 이곳에 살기 때문이란다.  

강아지가 그렇게 '너'를 지켜주는 것처럼, '너'도 그렇게 강아지를 지켜줘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누군가에게 강요당한 복종이 아니라 믿음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보살핌이다. 이 그림책은 강아지와 강아지를 키우는 집 아이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굳이 거기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사랑과 신뢰는, 어느 관계에서도 필요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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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를 리뷰해주세요.
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
이재규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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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자본과 토지와 노동이 3대 생산요소인 시대가 가고 지식과 정보가 주요 생산요소인 지식사회가 도래하며, 노동력의 중심이 육체노동자에서 지식근로자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백과사전에서는 ‘지식근로자’를 자신의 일을 끊임없이 개선, 개발, 혁신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지식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95년의 삶을 통해 피터 드러커는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사회발전을 위해 공헌할 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신이 질문해야 한다.”(p.7)는 교훈을 남겼다.

 

우리가 어떤 사람의 일생을 살펴보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그의 인생을 통해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에게 위인전을 읽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성인들도 큰 인물들의 일대기나, 자서전, 평전을 읽는다. 하물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야 하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소년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피터 드러커라는 사람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라는 말은 더욱 나와 관계없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나는 경제와 경영의 차이도 모를뿐더러, 그런 것에는 관심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에서는 피터 드러커의 사상을 ‘사회사상, 교육사상, 가족기업관, 정치사상, 경제사상, 인생관, 경영철학, 지식사회와 지식근로자, 기업의 미래’로 구분하여 쉽고 재미있게 안내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피터 드러커의 일생을 감정적으로 쫓아가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삶에 영향을 끼친 사람들의 주장이나 학설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요약 정리해줌으로써 드러커의 주장이나 학설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드러커의 관심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그가 평생을 통해 이야기한 것이 무엇인지를 그가 남긴 저작들을 통해 알려준다.

 

피터 드러커의 저작을 다 읽었다면 더 좋겠지만, 이 책에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 자신의 관심분야에 맞는 책을 선택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내가 관심을 갖게 된 피터 드러커의 책은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21세기 지식경영』,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다. 이 책들은 이후에 꼭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을 그만 두고 성공에서 배워야 하며, 자신의 강점이 아닌 분야에서는 손을 떼야 한다는 드러커의 이야기는 아이의 장점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교육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교육사상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 『자기경영노트』와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라고 소개한다. 같은 책을 읽어도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특별히 눈여겨 보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교육사상이나 사회생태학 등에 관한 부분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피터 드러커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으며, 자기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을 했다. 그것이 피터 드러커라는 사람을 지식근로자로서의 모범적인 삶을 살게 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고, 미래를 살아나갈 청소년들에게도 유용한 삶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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