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항상 지켜줄게!>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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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항상 지켜 줄게!
앨리슨 맥기 글,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임정진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그림만 없었다면!
아마도, 이 책은 연인에게 해 줄 수 있는 달콤한 사랑고백처럼 느껴졌을 법하다. 그만큼, 사랑이 진~하게 느껴졌다. 사랑이란 게 그렇지 않던가?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에둘러 말할 수 밖에 없는, 은근하면서도 가슴 찡한.
옛날 국어책에나 나올법한 평범한 바둑이 같은 강아지 한마리가 여자 아이 앞에서 제법 폼을 잡고 서 있다. 아주 자신있게. 강아지를 키우는 목적도 세월따라 변했지만 한때는 집 지키는 용맹한 개의 역할을 수행했던 때도 있었다. (물론 요즘도 그 역할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우리편과 남의 편을 확실하게 구분해내는 그 비범함이란. 개를 키워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나는 개를 좋아하지 않지만 친정식구들이 개를 워낙 좋아해서 그 습성은 좀 안다.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개들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듯 싶다. 이 그림책 속의 강아지는 이 집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이곳에 살고 있는 '너'때문이다. 기사가 되어 싸우는 상대는 다람쥐이고, 이 집에 들어오고자 하는 괴물은 거미, 사나운 동물과 악동은 쥐지만 그들과 상대하는 강아지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하다. 게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도 피해가게 할 수 있고, 바람도, 번개도, 바다의 파도까지도 잠잠하게 만들면서까지 지켜주고 싶은 것은 바로 '너'가 이곳에 살기 때문이란다.
강아지가 그렇게 '너'를 지켜주는 것처럼, '너'도 그렇게 강아지를 지켜줘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누군가에게 강요당한 복종이 아니라 믿음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보살핌이다. 이 그림책은 강아지와 강아지를 키우는 집 아이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굳이 거기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사랑과 신뢰는, 어느 관계에서도 필요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