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카우보이 - 몽골 여행이 준 선물 6
아르망딘 페나 지음, 이승환 외 옮김, 아이디 자크무 그림 / 아롬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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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준 선물 시리즈는 이번에 처음 읽어보았다. 이 시리즈는 출판사의 소개글에 의하면 저마다의 문제를 안도 떠난 주인공들이 낯선 타국에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감하면서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고 밝은 마음으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라고 한다. 세네갈, 이탈리아, 미국, 인도, 프랑스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고 6번은 몽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읽어보리라 생각이 들었다.

 

소설적인 이야기 구성도 재미나지만, 몽골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많이 안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것은 '공정여행'에 대한 것이다. 얼마전 공정무역에 대한 책을 읽어서인지 이 책에서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공정여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타인의 눈으로, 그것도 관광객의 눈으로 다른 나라를 볼 때는, 현지인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관광객이라면 그곳의 경치나 자연환경, 그리고 풍습이나 문물을 눈으로만 훑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족한 것만을 찾는다. 이렇게 이루어진 관광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경제적인 이익이 생기긴 하지만 그것은 원주민보다는 제삼자가 챙기기 일쑤다)

 

주인공인 아나톨은, 엄마의 추억이 서려있는 몽골로 가게 된다. 아나톨의 엄마는 공정연대 관광진흥협회에서 일하고 있고, 그 일로 아빠와 함께 몽골로 가게 되는데, 정작 아나톨은 몽골에 가는 것이 즐겁지 않다. 슈퍼마켓도 없고 저녁이면 추워지는 그곳, 춥고 텅빈 그곳이 아주 심심할 것이라 생각하는 아나톨, 엄마의 추억이 있는 곳이긴 하지만 아나톨은 몽골이 아니라 미국의 카우보이를 더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아나톨의 생각은 우리들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 일반적인 관광객의 입장에서 볼 때 몽골보다는 분명 미국이 더 많은 볼거리가 있을테니까. 그러나 아나톨이 몽골에 도착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은 미국의 카우보이를 싹 잊게 만들었다. 어떻게? 그것은 바로 몽골의 유목민들과 같이 그들의 진짜 생활을 몸소 체험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여행을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여행의 목적에 따라 여행지도 달라지고 일정도 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혹은 유명한 유적지와 유물 앞에서 사진 한장을 찍기 위해서 여행을 다니지는 않았을까? 새로운 문화와 풍습에 대한 이해와 공감 없이 만들어지고 가공된 쇼를 보고 즐기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나톨은 엄마, 아빠때문에 가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나라에 왔지만, 게르에서 유목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유목민들이 늘 함께 생활하는 말과 양떼를 돌보는 동안, 몽골에 대해, 그리고 몽골의 사람들에 대해 많은 것을 공감하기 시작한다. 미국의 카우보이처럼 화려하고 멋있지는 않지만, 그만의 말을 타고 다루어보면서 더 큰 즐거움과 기쁨을 맛본다. 물론 거기에 사르네와 단둘이 간직한 비밀이 있어서 더욱 소중한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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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더위 사려!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0
박수현 지음, 권문희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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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도 지나고 이제 곧 대보름이다. 최대 명절이라는 설과 추석마저도 그 의미가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요즘이기에, 전통명절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어린 시절 대보름날이면, 둥그렇게 뜬 달님에게 소원도 빌었고, 지신밟기 하는 소리에 동네가 떠들썩하곤 했다. 나 역시도 명절이 쇠퇴하는 시기를 살아온 사람이지만 요즘만 할까? 내 기억에 남아있는 대보름날은, 대학교 때로 거슬러올라간다. 그때가 1학년때였는지, 2학년때였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나는 대보름을 임실필봉굿을 배우기 위해 전수를 가서 맞았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지신밟기가 시작되었고, 임실필봉굿놀이를 하는 어르신들이 아침부터 달이 뜬 밤까지 굿판을 벌이셨다. 그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동네분들이 만들어주신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임실필봉굿을 제대로 즐겼었다. 그날의 기억은 나로 하여금 대보름에 대한 인상을 다르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그 이후로 그때의 감동과 즐거움만한 대보름을 여태껏 만나지 못했다. 한솔이가 좀 더 크면 제대로 된 대보름을 즐기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역자치단체의 보여주기식 달집태우기가 아니라,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던 그 신명나던 한판을 보여주고 싶다.

 

오랜만에 대보름과 관련있는 그림책을 보았다. 책읽는 곰에서 나온 '내 더위 사려'가 그것이다. 대보름날 첫닭이 우는 때부터 이 그림책은 시작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그저 달이 뜬 밤에 달집을 태우고 달구경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 이렇게 아침이 밝아오는 새벽부터 대보름의 일과가 시작되는 것이다. 대보름날 아침 첫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한해의 농사를 점치고, 동네에서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올리며 용알을 뜨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더위를 팔며 대보름은 시작된다. 대보름날 더위를 파는 풍습은 내가 어렸을 적 재미난 놀이로 기억된다. 그리고 오곡밥과 부럼깨물기는 또하나의 별미였고 귀밝이술 한잔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기분을 알까?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대보름날에는 여러 집에서 밥을 얻어다 먹어야 된다며 이리 저리 밥 얻으러 다녔던 기억도 있다. 요즘처럼 옆집 사람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때에 이런 풍습을 행한다면 이웃간에 얼굴도 알고 좋을텐데...

 

지신밟기를 하는 소리는 신이 나는 소리였다. 풍물패들의 신명나는 풍물소리가 하루종일 들려왔었다. 요즘엔 노인정이나 노인회에서 단촐하게 지신밟기를 하기는 하지만, 그때의 맛이 나지를 않는다. 예전에는 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던 풍습들이 이제는 형식적으로 흉내만 내는데서 그치니 정말 안타깝다. 밤이 되면 둥그런 달이 떠오르고 달집을 태우는 연기가 곳곳에서 피어오르겠지.

 

이 책은 새벽부터 밤까지 대보름날의 하루를 맛깔나게 그려놓았다. 책을 통해 우리가 많은 것을 알 수는 있지만, 그것을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한솔이와 함께 대보름날 날릴 연을 만들었다. 대보름날이 지나서도 연을 날리면 상놈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묵은 나물을 모두 모아 음식을 해 먹고 연에 한해의 액운을 모아 날려보내고 나면 정말 새해가 시작되는 것이리라.

 

연날리기를 좋아하는 한솔이기에 연만들기를 하는 동안에도 그 누구보다 좋아했다. 기껏 한지도 사고 연을 만들 준비를 했건만, 한솔이 아빠나 나나 이미 잊어비린 기억을 되살려 만들기가 어려워서 문방구에 파는 연만들기 재료를 구입했다. (만드는 법을 열심히 보면서 만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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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2-17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만들기 어렵지 않니요? 와ㅣ 종류별로. 아빠신가봐요 멋집니다

하양물감 2010-02-17 18:43   좋아요 0 | URL
네, 아빠예요.
이렇게 만든 다음에 방패연 활을 휘느라 고생 좀 했지요. 제일 어려운게 활을 제대로 휘는거더라구요...
 
체스터는 뭐든지 자기 멋대로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135
케빈 헹크스 지음,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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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는 뭐든지 자기 멋대로 하는 생쥐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자기 멋대로'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의 이목과는 상관없이 자기만의 행동을 하는 아이일 뿐이다. 그래서 잠시 이 책의 제목이 주는 느낌과 책의 내용은 별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건 체스터의 엄마, 아빠가 말하듯 체스터는 '자기 생각이 뚜렷'하거나 '좀 남다른' 생쥐이다. 그런 체스터에게 윌슨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둘은 그런 점마저 똑같아서 가장 친한 친구이다. 내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늘 같이 다니던 친구들도 마치 체스터와 윌슨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것 하나라도 똑같이 하고, 모든 행동반경도 똑같았다. 행동이나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함께 어울리지 않앗던 것 같다. 어른이 되면 각자의 생활환경에 따라 달라지지만 말이다.

 

체스터와 윌슨은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똑같은 친구였다. 그들이 새로운 친구 '릴리'를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릴리는 체스터의 동네에 새로 이사를 온 친구이다. 릴리 역시 뭐든지 자기 멋대로 하는 아이이다. 그러니까, 체스터와 윌슨처럼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아이다. 체스터와 윌슨이 릴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경계'의 시선이며, '관찰'의 대상이다. 그들 사이에 공통점이 발견되거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동맹이 맺어지면 그들은 '친구'가 된다. 물론 적극적인 '릴리'의 행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취학 전 아이들은 어떻게 친구를 사귀게 될까? 내가 어렸을 때는 한 동네, 한 골목 안에 사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경우를 찾기가 힘들다. 우리집 아이만 해도, 엄마의 인간관계에 의해 친구가 형성되고 있고, 그들이 사는 곳이 가깝지 않으므로 엄마들의 모임이 있지 않으면 얼굴보기조차 힘들다. 체스터와 윌슨같은 단짝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이해해줄 수 있고, 또 같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가 지나치게 공고할 때에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형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내가 손내밀지 않으면 상대도 손내밀지 않는다. 결국 관계란,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거나, 혼자인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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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일의 겨울 사거리의 거북이 10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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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우리와 다른 세대(그것이 위든 아래든)의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예전에는 그 세대차이란 것도 어느 정도 두터운 층이 있었기에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다면, 요즘은 그런 것마저도 없어 ‘단절’을 경험하기 십상이다. ‘153일의 겨울’은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로 생각꺼리가 많은 소설이다.

갈샨은 몽골의 이콰투루우라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소녀다. 몽골하면 징기스칸과 대제국이 떠오르지만, 지금의 몽골은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뒤늦게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여러 부작용도 함께 겪고 있는 중이다. 몽골에서도 갈샨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전통의상을 차려 입고 서양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진낚시’를 하는 아이보라와 같은 아이도 있고, 그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어쩔 방법이 없는 갈샨과 같은 아이도 있다. 갈샨의 아빠인 리함은 48톤짜리 트럭인 ‘우랄’을 운전한다. 이콰투루우 아이들에게는 리함의 ‘우랄’은 굉장한 볼거리이자 놀거리이다. 그런가하면 갈샨의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은 도시인 이콰투루우와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존재하는 곳이다. 대외적인 몽골의 변화는 몽골 사람들의 삶도 여러모로 바꿔놓았다.

비단 몽골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서양의 문물과 제도는 전통적인 삶의 방식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상대적으로 도시가 그러한 변화를 일찍 겪기 마련인데, 그러다보니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은 무시되기 마련이고, 전통적인 삶은 낡고 고루한 것이 되어버린다. 이 소설은 도시에서 살던 갈샨이 엄마의 임신으로 인해 시골에서 153일간의 겨울을 시골에서 할아버지인 바이타르와 함께 지내면서 겪은 일들이다. 바이타르와 리함, 그리고 갈샨은 각기 다른 세대를 대표한다. 바이타르는 전통적인 삶을 살아왔고, 남들이 뭐라 하든 여전히 그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리함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윗세대와의 갈등을 겪고 있지만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가하면 갈샨은 바이타르의 삶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친 늙은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동생을 무사히 낳을 수 있도록 요양을 해야 해서 갈샨은 바이타르와 153일간의 겨울을 보내게 된다. 바이타르는 갈샨이 태어났을 때 가족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첫 손주가 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그러나, 갈샨과 바이타르가 처음 만났을 때 “너로구나, 네가 갈샨이로구나. 내 손녀딸...”(p.31)이라고 말하는 바이타르의 말에서는 애정이 느껴졌다.

바이타르와 갈샨은, 마치 기름과 물 같은 존재처럼 살아왔지만, 이 겨울을 함께 보내면서 점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그런 변화가 생긴 것은 바이타르가 갈샨에게 ‘검독수리’를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다. 바이타르가 갈샨에게 남자에게만 가르친다는 ‘검독수리’를 가르쳤다는 것은 갈샨을 자신의 가족의 미래를 짊어질 손주로 인정을 했다는 뜻일 것이다. 야생의 ‘검독수리’가 갈샨과 하나가 되는 과정은 인간이 야생의 생물을 길들이는 행위가 아니라 그와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매사냥’과도 같은데 그 과정도 거의 동일하다.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방법이다. 바이타르는 ‘검독수리’뿐만 아니라 하늘의 바람과 땅의 마멋과 생쥐들, 그리고 눈송이 하나까지도 허투루 보지 않고 날씨를 예측한다. 슈퍼컴퓨터도 날씨를 제대로 예측해내지 못해 엉터리 기상예보를 하기 일쑤인 최근의 일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바이타르와 갈샨이 북쪽의 무서운 바람인 쭈트와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노인과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바이타르와 갈샨이 대결을 벌이고 있는 쭈트는 자연현상인  혹독한 추위만을 이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몸으로 체득하고 느껴야 하는 것들을 무시하고, 글이나 배우고 숫자나 배워야한다는 교육 제도와, 말이나 양을 키우고 그들을 보살피며 하나가 되어 가는 삶을 하찮게 보는 도시의 문명과 기계적 삶과 싸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한 번 읽고 또 읽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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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를 읽고 리뷰해주세요.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지음, 박여명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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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떤 사람이 읽는가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질 책이다. ‘나를 일깨우는’ 방법으로서 뭔가 획기적인 글쓰기를 원했다면 조금 아쉬울 책이고, ‘일상 기록법’이라는 부제에 눈길을 준 사람은 조금 만족스러웠을 책이다. 다시 말해 평소 자기 나름의 글쓰기를 하고 있었던 사람보다는 ‘글쓰기’라는 말만 들어도 움츠러들 정도로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책의 표지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이 어떤 책일 것인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참 부끄럽게도 나는 책의 제목과 부제는 흘려보았고 ‘소설가 공지영’에만 눈길이 갔으니, 책을 펼쳐들고 읽기 직전까지 ‘공지영’이 쓴 글쓰기 책인 줄 알았다. (에구 --;;)

글을 쓰는 행위는 왜 일어날까? 단순 사실의 기록에서부터 개인적인 감상의 기록과 공유, 전문적인 정보의 전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는 매일매일 쓰는 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동아보고 계획하게 만들며, 그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게 만드는 글쓰기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이며, 친구나 연인, 가족으로 확장이 가능한 글쓰기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즐겁게 글을 쓰기 위한 색다른 시도’에는 다양한 글쓰기의 형식을 만날 수 있다. 저자도 강조하는 바이지만, ‘결국 형식은 내용 다음으로 중요하다’(p.77)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생각을 이어 나가는 고리 ‘클러스터’와 유기적으로 연상하기인 ‘마인드 맵’은 일상에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방법이고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압축형 글쓰기인 ‘시’는 번역서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드러나 아쉽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의 나를 기록하다’를 읽으면 우리가 왜 매일매일 글쓰기를 해야 하는지,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어렸을 때 강제적으로 써야 했던 ‘일기’의 내용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기록에 그쳤다면-혹은 되풀이되는 하루 일과에 그쳤다면-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부터 나를 돌아보는 질문을 하는 것까지도 기록해보기를 권한다. 또한 다양한 질문의 예시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권해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그것은 새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현재의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거나, 자신의 삶이 허무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글쓰기가 목적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새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글쓰기’를 통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고, 그를 통해 자신의 삶이 바뀔 수 있는가 없는가는 이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 글쓰기를 직접 해 봄으로써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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