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저물어 가네요. 종무식을 하고 일찍 들어온 남편이랑 방학이라 집에 있었던 애들때문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다가 어떤 식으로라도 한 해를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짧은 글을 올려봅니다.
제가 책을 읽는 걸 보면 남편이 늘 하는 말이 있었어요.
이제 그만 읽고 글을 쓸 때도 되지 않았어?
아니 이 사람이!! 글쓰기가 뭐 그리 쉬운 일인가요? 김영하 작가도 그랬습니다. 소설가도 수천권의 책을 읽고 스무권 정도의 책을 냈다고요. 이 비대칭성에 늘 압도된다고요.
소설가도 그런데 하물며 저는 어떻겠어요. 남들이 워낙 책을 안 읽는 시대라 그렇지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독서를 하는 사람일 뿐인데..
그런데 2015년에는 북플을 하고 이웃들이 생기고 서재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달라졌어요. 전에도 책을 읽고나면 노트에 메모를 남기긴 했지만 이젠 이웃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제 글에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sns는 잘 안했었는데 이건 책에 관한 얘기니까 집중 할 수도 있었고요, 마음에 맞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는게 즐거웠고,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듣는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에 한번씩은 글을 써보겠다는 다짐을 했죠. 가끔씩 제 글이 부끄럽기도 하고 좀 자중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이웃님들이 잘한다 잘한다 해주시니 정말 잘하는 줄 알고 마냥 신나기도 했어요.
사실 올해 초반엔 운동을 새로 시작하면서 그 재미에 빠져 책읽기에 집중이 안되기도 했는데 서재에 글을 꼬박 꼬박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었어요. 확실히 새로운 목표와 재미가 생기니까 책읽기에 속도도 붙고 재미도 나더군요.
소심한 제가 한 해동안 이렇게 재미있게 책에 관해 수다떨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신 이웃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알라딘에서 통계를 내 준 걸 보니까 제가 올해 쓴 글이 책으로 내면 두권이 넘는 양이었대요. 신나서 남편에게 자랑했답니다. ˝나 올해 책 두권 쓴 여자야!! 그리고 이젠 나를 달인님 혹은 마니아님이라고 불러!!!˝ 하고요 ㅋㅋㅋ
재미삼아 남편한테 큰소리 치긴 했지만 올 한해 제가 목표했던 것들 이룰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뻤고, 알라딘에서 올 한해 수고했다고 알아주는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신 이웃님들께 서재를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예의지만 혹 빠뜨릴 수 있을까봐 이렇게 짧은 글로 대신합니다.
이웃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는 일 마다 잘 되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내년에도 여기서 자주 뵙겠습니다^^
* 읽던 책 마무리하고 리뷰 올리려고 했는데 오늘 바빠서 다 읽지를 못했네요. <댓글부대>읽고 있었는데.... 자세한 리뷰는 내년에 올려야겠네요. 어쨌든 이 책이 올해 제 마지막 책이 되었군요...;;
*남편 회사 도서쿠폰이 소멸예정이라 해서 부랴부랴 주문한 책이 오늘 딱! 도착했어요. 남편의 도서쿠폰으로 비싼 책들은 지르곤 했는데 (연차를 쓸때마다 도서 쿠폰이 하나씩 생기는데 가격 상관없이 쿠폰 한장당 한권이더라고요) 워낙 경황이 없이 주문하는 바람에 비교적 저렴한 책을 사고 말았다는....
그래도 오늘 도착한 이 책이 올해 제가 구입한 마지막 책들이 되었어요. ㅎㅎ
*잉크를 묻혀서 쓰던 펜촉 만년필을 선물 받은 기념으로 엽서를 한 장 써보았는데, 필기감이 너무 새로워서 글씨체가 이상해졌어요. 그래도 사각거리는 느낌이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담엔 <문구의 모험> 표지에 나온것 같은 흑청색 잉크를 사볼까봐요^^ 엽서의 인사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합니다! 새해에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