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비행기도 타야 하고 기차도 타야 해서 골라간 책.
물론 최고의 선택이었다.
여고생인 미즈노 리세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도 있었지만,
언제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한, 모든이가 악의를 품고 있는 듯한,
뿌연 늪지의 축축한 공기가 피부에 척척 들러붙어서, 정말이지 여행길엔 딱이다.
비행기에서, 아, 게임도 안되는 비행기에서 안자고 와본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이 책은 온다 리쿠의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좀더 본격 추리적인 요소가 강해서 몰입도 상당히 강하게 되는 편이었고.
그러나, 그 말은 뒤집어 말하면
여타의 작품들에서 주로 밀고 있는, 반은 먹어주는 온다 리쿠표 분위기는 다소 떨어진다는 의미.
그래서, 이야기라는 것의 본질을 살살 긁고 다니는 그녀의 글쓰기를 좋아하는 팬으로서는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었다.
여행길에 들고가서 읽었으니 이 정도였지,
집에서 공들여 찬찬히 읽었다면 결코 좋은 말만 나오지는 않았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