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감사하는 일은 많지만, 늘 언제나 스스로에게 감사한 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취.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알라딘 서재에서야 할 수 있는 거지만, 그 취미란 책 읽기와 음악 듣기! 서재에서 서식하고 있는 많은 알라디너가 그렇겠지만. ^^

나의 모든 일상에서 순간순간 고양감과 만족감을 주는 두 가지 취미.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일을 하다가, 앗, 하고 숨을 잠시 멈출만한 음악을 만났을 때의 기쁨.

잠시 우주선이라도 타고 온 듯 새로운 세계로 빨려들어 가는 듯한 이야기를 만났을 때의 희열.

다들 아시겠지?? 여기 계신 분들 다들 공감하시겠지???

(그래서 알라딘 서재를 끊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하나 더 가진 게 있다.

눈을 반짝이며 함께 손을 잡고 이런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내 남편.

 

나의 남편은 일종의 책임감과 사명감 비스므리한 태도로 음악을 듣는데, 매일 정성껏 골라낸 음악을 뭉텅뭉텅 나에게 안겨준다. 그가 시간을 들여 골라낸 음악을 나는 하루를 살면서 하나씩 야금야금 듣고, 그중에 가슴을 탁 치는 노래가 나오면 우린 하루종일 그 노래에 대한 이야길 나눈다. 아이들이 생기면서 좀처럼 밤 오디오질을 하긴 어려워졌지만, 간혹 멋진 스피커로 그 노래를 다시 듣기라도 하면 집안 전체의 공기가 바뀌고, 서로 이 부분을 들어봐라, 여길 들어봐라 하며 재촉하기 바쁘다. 그런 모든 분위기와 행동들을 나는 반짝이는 눈망울로 손을 맞잡는다고 쓴다.

 

출근길이 멀어지면서 부쩍 독서량이 는 남편은 요즘 책 이야기도 음악 이야기처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하나의 책을 앞서거니뒤서거니 읽으며, 서로가 밑줄을 공유하고, 또 눈을 반짝인다.

 

이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나는 행복에 넘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여기서 자랑질이다.   

 

원래 하려던 얘긴 이게 아니었는데, 뭐하다 여기까지 왔지...

아, 좀전에 다락방님의 글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를 읽다가 마음이 너무 따땃~해져서.

아침부터 행복하게 해준 다락방님께도 감사하며.^^

(얼굴도 모르는 다락방님, 멀리서 늘 응원합니다!!! 100쇄까지 화이팅!!!)

 

요즘 남편이 올려준 음악이 계속 빵빵 터져서, 내가 일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을 하다가, 어, 이거 뭐지? 하고 놀라 다시 듣고 검색을 하고 유투브를 뒤진다. 물릴만큼 들었다 싶어 다음 곡으로 넘어가면 얼마 못가, 어라, 이건 또 뭐지? 하고 멈춘다. 그렇게 발목을 묶인 게 꽤 되었고, 마음이 찰랑찰랑 넘쳐서 결국 또 서재에 들어왔다.

이번 음악 중에는 유난히 일본 밴드들이 많아서, 좀 그렇긴 하지만, 좋은 걸 어쩌나. 좋은걸.

 

오늘 올릴 곡은 일명 랏도 라고 불리는 래드윔프스라는 락밴드의 곡인데,

락보다는 발라드가 발군이고.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음악이라기 보다는, 약간 빈 듯한 목소리로 말하듯 노래하는 게 일품이다. 몇몇 단어의 발음이 텅빈 듯한 느낌을 주어 계속 듣게 된다. 라임 맞추듯 유~우 하고 끝날 땐 부르는 사람의 얼굴이 내멋대로 그려지기도 한다. 가사도 물론 좋다.

 

가장 좋았던 곡은 이거. 라스트 버진. 긴 가사지만, 결론은 결혼 약속이다.

 

‘生まれてはじめて’ と ‘最初で最後’ の‘一世一代’ が君でした
‘태어나서 처음’이고 ‘최초이자 최후’의 ‘내 한 평생’이 그대였습니다

あぁ. ‘寝ても覚めても’ ‘後にも先にも’そういった類のものでした
아아 ‘자나 깨나’ ‘이전에도 앞으로도’ 그런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북플로는 동영상이 안뜨네. 링크는 : http://www.youtube.com/watch?v=msSGCeCrJos

 

 

 

 

 

 

ps. 남편씨. 뭐, 특별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하고 이런 글을 쓰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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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4-12-0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쉬님 이런 글 좀 더 자주 써줘욥!!!!!!!!👍

애쉬 2014-12-06 23:16   좋아요 0 | URL
^^ 글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사무실에서 눈치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