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서중석 선생님의 고별 강연이 있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운이 좋게 서중석 선생님이 계시는 학과에 입학을 했고
덕분에 해방 전후사를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높낮이가 전혀 없는 느릿한 말투의 강의는 항상 감동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한 건, 내가 들었던 많은 근현대사 강사 선생님들의 감동스러운 강의는 서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역사를 업으로 살게 되면서 서중석 선생님의 책들을 다시 읽게 되니 새삼 그 혜안에 놀라곤 한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역사가의 안타까움과 분노와 눈물이 손에 잡힐 것도 같다.
고별 강연에서 나온 여러 이야기 가운데,
나는 요즘 나를 잡고 놔주지 않는 고민 덩어리를 또 맞닥뜨려야 했다.
'나는 (…) 진실과 사실이 교육되고 밝혀지면 한국 사회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이상한 낙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