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거의 읽지 않고 있다.
시간이 많아지면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영 두서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책을 읽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름 무렵에 시작한 '일어 원서 제대로 번역하며 읽기' 탓이다.
거창하게 이름은 붙여봤으나, 별건 아니다.
장장 십여년이 넘도록 슬렁슬렁 했던 일어 공부의 한 매듭을 맺고자, 집에 쟁여둔 원서들 중 하나를 꼼꼼하게 읽기로 한 것이다.
남편이 예전 출장길에 사다준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를 읽고 있는데,  
연습장에 본문을 그대로 옮기고, 밑에 번역을 쓰고 있다. 모르는 단어도 다 찾아서 적어두고, 읽는 법까지 꼼꼼하게 붙이다 보니, 시간이 엄청 걸리고 있다.
벌써 연습장을 3권이나 썼네. 검정펜, 분홍색 펜에 파란펜까지 족히 열개 이상을 버렸다.  
별스런 각오도 없이 시작했던 일이 점점 커져버려서, 오기로라도 그만 둘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악물고 공부해 본 일이 한번도 없는데 말이지.
이것이 진짜 공부가 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책을 읽을 시간은 야금야금 뺏고 있는 건 분명하다.  
보면서 읽고, 쓰면서 읽고, 한글로 옮기면서 또 읽으니, 아아아~~~~ 외워 버리겠다~~ 
이제 네 권째의 연습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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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2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어커스틱 기타 선율을 사랑하시는군요~

일어라...전 일어는 까막눈이예요.
제가 가끔 일본 잡지를 봐서(퀼트,바느질,인테리어 등),일어를 접할 기회는 많은데...배울 엄두가 안 나요~^^

연습장이랑 예쁜 펜 선물하고 싶어지는 페이퍼예요~^^

애쉬 2010-11-24 09:45   좋아요 0 | URL
네, 기타 소리 참 좋아요. 기타를 기본으로 하는 음악은 거의 다 좋아하구요.
왠지 피아노를 기본으로 하는 곡들은 금방 싫증나고 그래요. Keane 같은 밴드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안배워서 그러가 봐요 ^^

저는 영어를 너무 못해서, 반작용으로 일어를 공부하게 된 거에요.
대학 갔더니 토익 몇점이 안넘으면 졸업이 안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확~ 놔버렸어요. 대신 한자로 시험봐서 졸업했죠.
남들이 중요하다고 하면, 괜히 딴지걸고 싶은 못된 심보가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웃기지도 않아요.

다음 생에서나 영어 공부 해볼까 했었는데, 요즘 생각을 고쳐먹었어요.
30대에 일어공부 끝내고, 40대엔 영어를 끝내고, 50대엔 스페인어를 해보려구요. 그러면 얼추 세계여행이 가능하겠죠?
40대에 영어 공부 할 때 양철나무꾼님한테 많이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