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의 비담임 시간을 보내고, 나는 올해 다시 고3 담임이 되었다.
고3이라는 시기를 좋아하는 탓도 있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즐겨하는 탓도 있지만,
오랜만의 담임은 꿀처럼 달다.
물론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꼬박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피곤하긴 하지만...
예전에 고3 담임을 하면서 <밤의 피크닉>을 읽었던 기억이 늘 가슴에 남아서인지,
나는 아이들이 반짝반짝 거리는 모습이 참 좋다.
게다가 이번엔 구성원이 너무 좋아서, (2003년 이래로 이렇게 괜찮은 아이들만 똘똘 모아진 반은 처음)
정말이지 교실에 들어가는 그 순간이 참으로 즐겁다.
아이들과 함께 돌려쓰는 교실일기를 막 쓰다 나온 참이어서 그런지,
기분이 몰랑몰랑하구나.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눈만 마주치면 방실방실거리는 아이가 내 아이라 참 행복하다.
기어가는 건 달인의 경지이고, 지금은 잡고 일어서려고 애쓰는 중이다.
매일매일이 행복한데, 사실 좀 피곤하긴 하다.^^
시간이 늘 부족해서.

그간 가노 료이치의 <제물의 야회>도 읽었고,
어슐러 르귄의 <로캐넌의 세계>도 읽긴 했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컴퓨터에 앉아
리뷰를 쓸 시간을 찾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리뷰는 못 쓰고 넘어간다.
리뷰는 못쓰게 되어 그 책들에게 미안하고,
책을 읽은 시간의 나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