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한주가 지나갔다. 업무가 시험이랑 관련된 일이다 보니, 시험 때는 정신이 산란스럽다.
게다가 학부모들을 상대하는 일이라 정신적인 피로도가 더 크다.
어쨌든 오늘이 마지막날.
오후에 독서모임이 있어서 요즘 계속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있다.
첫장부터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서술이라 조금 놀랐다. (야릇한 의미가 아니라)
비현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현재를 지배한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는 이중사고라던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신어를 통해 인간의 사고를 재규정짓는 과정,
적의 존재를 부각시키면서 스스로의 존재를 공고히 할 수 밖에 없는 체제의 불완전성,
정통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서도 정통적인 태도를 갖는다는 게 얼마나 쉬운가,
등의 상념은 이래저래 잠 못드는 밤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이런 말이 나오더라.
'두 세대 전의 사람들은.... 개인적인 성실성으로 삶을 살았고, 아무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인간관계였으며, 죽어가는 사람을 포옹하고 눈물을 흘리는 한 마디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등의 무력한 행위에서도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