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음악과는 별개로,
나는 이상은. 이라는 아티스트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음악을 좋아하면 그 음악을 만들고 부른 아티스트도 좋아하는 게 당연한 일일진대,
이상은 만큼은 그게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만큼 잘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음악만으로 만나본 그녀에 대해 개인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그 이유가 뭘까 하고 어제 남편과 이야기를 했는데,
놀랍도록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더라.

내 느낌은 이런 거다.
하늘로 훨훨 날아가지도 못하고 땅에 굳건히 서있지도 못하는 불안한 느낌.
늘 떠다니고 있으면서도 언젠가 어디에서 안착하고 싶다는 강박감.
어딘가에서  멈춰 있으면서도 늘 떠나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치는 듯한 과민함.
아주 좋아하는 그녀의 목소리조차도 낮은 음과 높은 음 사이의 긴장이 늘 파르르 존재한다.

이 모든 걸 얇은 습자지로 덧대어 놓은 듯 느껴지게 한다는 것도 그녀 음악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만, 그게 뭔가 감정의 교류를 방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장황하게 쓰는 이유는,
놀랍게도,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느낌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13집까지의 긴 여정을 날아오는 동안 그녀는 정말 자유로워진 것일까.

음반은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린 곡이 '삶은 여행'이었다면, 
두고두고 귀를 잡는 곡은 이 곡이다. 멜로디도 좋지만, 연주가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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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은 13번째 앨범 - The 3rd Place
    from cinemakid 2007-10-05 13:36 
    포스팅을 너무 간만에 해서 언제가 마지막인지도 기억이 안나네요. 요즘 사는게 너무 척박해서 간만에 심금을 울린(?) 앨범을 소개합니다. 발매한진 아직 며칠 안된 것 같네요. The 3rd Place By 이상은(Lee Tzsche) 벌써 13번째 앨범. (물론 지금의 색깔을 보여주는 앨범으로는 몇장 안됐지만..) 이번 앨범은 그녀의 색깔을 확연히 보여주기 시작한 6집 공무도하가의 프로듀서인 이즈미 와다와 어레인져 다케다 하지무, 그리고 위대하신 이병..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10-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VOY'라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러 갔다가,
이상은 씨가 게스트로 나왔어요.
<삶은 여행>을 부르는데,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그 목소리가 주는 여운,
에 반해서,
이 앨범 사려고요 :)

애쉬 2007-10-06 23:55   좋아요 0 | URL
작은 무대에서 들으면 정말 울컥 할 것 같아요. 스피커로만 들어도 그런데 말이죠.

urblue 2007-10-0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의 <삶은 여행>에 이어, 잘 듣고 갑니다.
이상은 신보 나온 걸 모르고 있었어요.
전 11집 <신비체험>에서부터 이상은의 강박감이 옅어졌다고 봤는데요, 이번 앨범도 기대됩니다. ^^

애쉬 2007-10-06 23:59   좋아요 0 | URL
지난 앨범이 너무 핑크빛이라 말이죠. 저는 왠지 믿어지질 않았거든요. ^^ 이제야 안정된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제야 믿겨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