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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그니의 배낭여행 따라하기 2 - 인도.네팔편
강문근 글.사진 / 시공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저자의 홈페이지를 보고 책에 대한 은근한 기대와 신뢰를 지닌 것이 애당초 잘못이었을까. 매우 실망스러웠다. 책 표지에는 가이드북 + 여행기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은 다양한 정보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가이드북도, 개인의 경험과 감상이 깊이 있게 녹아있는 여행기도 아니었다. 가이드북과 여행기를 적절히 버무려 편하고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은연중에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는데, 타인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극히 개인적인 일기장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래, 이 책이 지닌 단 하나의 장점이라면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은 즐거움 뿐. 아, 사진은 좋다. 흑백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원래 흑백인지는 모르겠으나) 아까울 정도.
책 소개에는 '항공권 예약부터 비자 발급, 환전, 교통편, 숙소 고르기, 현지 음식 맛보기, 해볼 만한 투어, 유적지, 밤 문화 즐기기, 여행경비 절감법까지 상세히 소개한다'고 되어있지만 이 말은 좀 무색하다. 단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은 '나는 오늘 얼마를 주고 어디를 갔고 얼마를 주고 어디에서 먹었고 얼마를 주고 어디에서 잤다'는 것 외에는 없다. 저자가 책 머리에서 이 책이 가이드북이 아니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그렇다면 본인이 한 것 외에 다른 정보가 전혀 없는 이 책을 가이드북 + 여행기라고 소개한 이유는 뭘까. 현지의 갈 만한 식당, 숙소, 물가 정도는 가이드북을 보면 넘쳐나는데 말이다. 그리고 감상이란 전혀 없고 사실적인 육하원칙에 따라서만 쓰여진 이 일기장은 왜 여행기란 제목이 붙는 것일까. 저자는 멋있는 사람인 것 같고 호감이 간다. 하지만 책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