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웅얼거리면 하루 종일 웅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세간에는 이를 두고 '유령송' 이라고 한다. 

오늘 하루 종일 '입급하라...메이드 인 차이나' 하고 있다.  

www.youtube.com/watch

세상이 내게 묻는다
지금껏 넌 얼마나 열심히 살았느냐고
그 누구보다 치열했던 삶이었냐고
나를 다그친다
그래서 변명해본다
조금은 게으르고 그래서 가난했지만
적어도 나는 정의로웠다
너에게는 별 의미 없겠지만

*한 번 더 세상에 나를 맡겨볼까?
한 번 더 속는 셈 치고 믿어볼까?
나 혼자서 아무리 울부짖고 소리쳐봐도
이 땅의 정의는 made in China*

결국엔 나도 똑같다
정의가 있네 없네 잘난 척 하고 있지만
1억만 주면 닥칠 것이다
입금하라 정말로 닥치는지
입금하라 입금하라 입금하라 입금하라

**

이 땅의 정의는 made in China
이 땅의 정의는 made in China
이 땅의 정의는 made in China

h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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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니스트적 용어라는 느낌이 강해서  '소녀취향' 이라는 말을 언제부터인가 자제한다. 특별한 정의는 없지만 내게 그 의미는 양식에 비해 내용의 함량이 미달한다거나 또는 지나친 형식미에 탐닉한다거나 또는 과도한 감상성, 특히 유아론적 세계인식 등을 미학적 차원에서 낮춰 하는 말이다. 

 어쨋거나 '소녀취향'을 대체할 말을 찾다보니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소년소녀취향' 또는 '청소년취향' 등등  (욕을 잘하는 내 구어식 화법을 쓰자면 '애새끼들 취향'이다.) 하여간 정확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지하철 신문판매대잡지 같은 싸구려 감상의 철학적 중핵은 '세계는 오로지 나의 존재만으로 존재한다."는 류의 버클리식 독아론이다. 싸가지 패대기 처먹은 청소년 애새끼들의- 물론 괜찮은 아이들로 꽤 많다-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저거다. 그래서 이 새끼들은 누구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해줘도 결코 알아 먹질 못한다. 내가 중심이니 오죽하겠는가. 내가 사라지면 지구도 사라지는 데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사실 이런류의 유아론은 철저하리 만큼 '자기 보호 본능'과 '피해의식'으로 점철되어 있다.아이들도 그렇다. 그리고 성인의 옷을 입은 아이들도. 인터넷이란 공간은 그것을 '다원성'이란 이름으로 가장 쿨하게 숨길 수 있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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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를 쓰지 않다보니 리뷰 쓰는 법을 잊어 버렸다. 리뷰를 쓰기 위해 일정 시간을 고민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한 장소에 앉아 있기가 쉽지 않다. 가끔 필기도구를 들고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노트에 끼적거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로지코믹스>는 오랜만에 '리뷰 본능'을 불러 일으킨 재미있는 책이다. 

만화책 제목을 직역하면 <논리만화>가 될까? 

1. 첫번째 매듭, 버트런드 러셀과 20세기 초반의 수리논리학의 과제.  

책의 주인공이  버트런드 러셀이란 것은 이미 말한 셈이다. 여전히 서점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세계철학사>의 저자인 그 사람말이다.  하지만 조연진도 만만치 않다. 김유신이 나오는 곳엔 계백도 나와야 하는 법. 20세기의 대표적인 수학자와 논리학자들이 대거 조연으로 등장한다. 칸토르,프레게,힐베르트, 푸엥카레,화이트헤드,비트겐슈타인, 괴델 등등...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각축하는 이들은 광기 어린 수의 사제들이다. 실제 러셀을 비롯해 많은 이들인 가우어가 말한 '무한을 보려는 죗값'을 치루기도 한다. 이 책의 기획 아이디어이기도 한 '광기와 논리학'을 염두해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무엇을 찾고 있었는가?  이것이 사실 이들을 광기에 빠뜨리기도하고 위대하게 만들기도 하는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그것은 '토대'이다. 러셀의 무한한 거북이 위의 세계라는 거북이 비유가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는 어떤 존재 이며 그 끝은 무엇인가? 그 세계를 가장 합리적인 언어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가?  아인슈타인이 대통일장 이론을 구축하려고 무단히 애썻던 것이나 우주론에서 최종이론을 도출하려는 분파와 그것을 부정하는 분파사이의 논쟁이나 형식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유사하다.

물론 언급한 이들이 각기 증명해내고 반박해낸 수학적 과정들을 하나 하나 이해하기란 전문가가 아니라면 결코 쉽지 않다. (1 곱하기 0은 다시 0 인 공리를 수학적으로 이해하는데도 한참 걸린 나로서는 말이다. 가끔 심심할 때 이런 공리들을 쫓아가보는 것도 요즘 즐거움중 하나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2. 두번째 매듭은-특히 이 책이 뛰어난 점이기도 한데- 러셀의 '자기언급'을 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으로 재현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구성 방식의 탁월함을 말하는 것이다. 단순히 러셀과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를 나열했다면 이 책은 평범하게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마치 한편의 메이킹 필름을 보는 것 같다.  책의 기획과정과 논의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구성하여 책의 실마리와 이 책이 가고자 하는 방향,또는 질문등을 만들어 낸다. 이 책의 저자와 그린이들이 실제로 만화의 주인공의 등장하여 러셀과 동료들의 질문에 토론하고 반박하며 균형을 잡아간다. 예를 들어 괴델의 '불완전성정리'에서 책이 끝난 것에 대해 공저자중 한명은 '폰 노이만'과 '튜링'을 말하지 못했다며 광기의 수학자들이 만든 알고이즘과 컴퓨터(인터넷)의 변혁적 가치에 대해 언급하지 못한 것을 툴툴거린다. 그러니까 독자는 이들 기획자의 작업실 토론과정을 보면서 이 책의 기획의도와 방향성 그리고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것이다. 

3. 마지막 매듭 역시 두번째 매듭과 관련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단행본으로서 일종의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들은 20세기 수리논리학의 전반적 행보를 읽어낸 이후 마지막 결론을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도출한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에서 말이다. 아테네와 복수의 여신이 화해하는 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론이기도 하다.  

만화는 모두 컬러 인쇄되어 있으며, 종이 재질도 매끈하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것은 역시 기획력이다. 이런 철학적 내용들을 이런 형식에 이런 구성으로 담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언론의 무수한 별 표는 우리가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주제와 텍스트의 충실함, 그리고 새로움 때문이다. 

수학책들 몇 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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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파이터>가 곧 개봉한다. 

 내가 아이였을 때 아버지는 권투경기를 참 자주 봤다. 그 때만해도 권투가  TV에서 꽤나 선호하던 스포츠였으니까. 한때 한국복싱은 여러명의 챔피언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챔피언은 홍수환,유제두,박찬희,잘생겨서 좋아했던 김철호, 박종팔 등등... 

개인적으로 격투경기를 그다지 보지 않는다. 이종격투기의 다양한 리그 들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덩치들이 핏물 떨어진 매트 위에서 서로 부둥켜앉고 투닥거리는 모습이 별로 아름답지 않다. 안그래도 산만한 덩치에 부담스러운데 말이다. 

하지만 복싱은 내게 그런 마구잡이 싸움과 좀 다른 인상을 준다. 물론 이것도 링위에서 두들겨패는 것은 맞긴하지만 말이다. 

 

예전에 한번 우연히 아무도 없는 링 위에 몰래 올라가 본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링은 매우 작았다. 복서들은 링 위는 외롭다고 한다. 그날 내가 사각의 링에서 느낀 것은 물러날 곳 없는 외로움 같은 것이었다. 등을 보이면 비겁하게 영원히 추락하는 곳...아니면 두들겨 맞거나...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 속에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다.  

복싱 선수들은 맞는 것 부터 배운다고 한다. 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복싱선수들은 모두 그런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언젠가 은퇴한 선수의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 "아무리 매에는 이골이 났어도 문득 문득 링 위에서 공포감을 느꼇다."  

헝그리 수영 선수나 헝그리 골프선수는 왠지 어색하다.(물론 그들 중 일부만이 배부른 것이긴 하겠지만) 하지만 헝그리 복서는 익숙하다. 요즘 권투 배우겠다고 도장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이어트용도로 문을 넘는다고 한다. 매 맞는 스포츠는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긴 하다. 

그래서 그런지 권투 영화들은 몇가지 기본적 패턴이 있다. 대개는 '가난-불우한 환경-불굴의 의지- 승리' 이런 식 말이다. 예고로 본 영화<파이터> 역시 미키 워드란 복서의 유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듯 하다.  

포털에 미키 워드를 검색하면 영화 외에 전설의 경기라는 아르투르 가티와의 경기를 만날 수 있다. 잠시 시간이 나서 그들의 경기를 봤다. 진짜 한땀 한땀 주먹을 던진다. 작은 링 위에서 모든 것을 던지는 모습은 묘한 감흥을 준다.   

아르투르 가티라는 권투선수에까지 관심이 미쳐서 그에 대해 찾아봤다. 2009년에 자살로 알려진 의문사를 당한 것이다. 추모 영상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역시 권투팬에게 영원히 기억될 미키워드와의 경기 장면이다.  

미키 워드와 아르투르 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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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자주 못보기때문에 정말 잘 골라서 봐야한다. 예전에도 이 영화 저 영화 잡식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 양서를 고르는 사람들이 영화를 고를 땐 편의점에서 음료수 고르듯 하는 태도가 좀 의아하다. 책도 별 볼일 없는게 있듯이 영화도 그런거다. 책을 고를 때 뭐 이것 저것 생각하듯이 영화를 볼 때도 그런 편이라는 것이다.    

어떤 때는 시간이 좀 있어도 극장에 걸린 영화가 별게 없다싶으면 영화관으로 가지 않았다. 차라리 못보고 있는 오페라DVD를 마저 본다거나 놓친 고전 영화들의 DVD를 찾아보는 편이다. 

최근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황해>였다. 조금 더 압축했으면 좋을 뻔 했다. 

<씨네21>을 보다가 <고백>이라는 일본영화에 확 꽂혔다. 포털에 보면 어디는 2월 17일이라고 하고 어디는 3월이라고 한다. 부천 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영화다.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원작 소설이다.  나는 아직 소설을 보지 못했는데 <씨네21>의 평에 의하면 소설을 능가하는 영화라는 평이 있다. 매체적인 특성을- 편집을 포함한 영화의 테크닉과 장치들때문- 십분살려 소설초반부의 강한 임팩트가 중반부에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부분을 현명하게 극복했다고 한다. 

한국어 홈페이지는 아직 없는 듯하고 일본 홈페이지에는 몇 가지 영상과 사진이 더 있다. 

주제곡이 라디오헤드의 <LAST FLOWER>라고..   

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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