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페미니스트적 용어라는 느낌이 강해서  '소녀취향' 이라는 말을 언제부터인가 자제한다. 특별한 정의는 없지만 내게 그 의미는 양식에 비해 내용의 함량이 미달한다거나 또는 지나친 형식미에 탐닉한다거나 또는 과도한 감상성, 특히 유아론적 세계인식 등을 미학적 차원에서 낮춰 하는 말이다. 

 어쨋거나 '소녀취향'을 대체할 말을 찾다보니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소년소녀취향' 또는 '청소년취향' 등등  (욕을 잘하는 내 구어식 화법을 쓰자면 '애새끼들 취향'이다.) 하여간 정확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지하철 신문판매대잡지 같은 싸구려 감상의 철학적 중핵은 '세계는 오로지 나의 존재만으로 존재한다."는 류의 버클리식 독아론이다. 싸가지 패대기 처먹은 청소년 애새끼들의- 물론 괜찮은 아이들로 꽤 많다-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저거다. 그래서 이 새끼들은 누구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해줘도 결코 알아 먹질 못한다. 내가 중심이니 오죽하겠는가. 내가 사라지면 지구도 사라지는 데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사실 이런류의 유아론은 철저하리 만큼 '자기 보호 본능'과 '피해의식'으로 점철되어 있다.아이들도 그렇다. 그리고 성인의 옷을 입은 아이들도. 인터넷이란 공간은 그것을 '다원성'이란 이름으로 가장 쿨하게 숨길 수 있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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