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늦게 택배아저씨가 가져다 주신 책이다. 다들 일찍 잠이 들어서 벨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아저씨가 무척 미안해 하셔서 오히려 내가 미안한 기분이었다.



황선미의 <나온의 숨어 있는 방>과 <창비 어린이 가을호>.

<마당을 나온 암닭>과 <나쁜 어린이표>의 황선미의 작품이라 아이들 읽히느라 사두고 난 미처 못 읽은 두 책을 먼저 읽고 있다.

<창비 어린이>는 <개똥이네 놀이터> 스타일 일거라 예상했는데 완전히 잘못 짚었다. 아동 문학을 다루는 또하나의 <창작과 비평>이다.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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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별 창비아동문고 227
나가사끼 겐노스께 지음, 김병호 그림, 양미화 옮김 / 창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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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승리자나 패배자나, 가해자나 피해자나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이책에 실린 세편의 단편은 전쟁의 와중에 바보가 되거나 바보가 되길 원한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서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상처들을 배우게 한다.

수많은 생명을 빼았은 2차 대전의 가해자인 일본의 군인조차도 군대가 가지는 억압성과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으로 혹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몸을 사리는 와중에도 인간성은 황폐해지고 몇몇은 의미 없는 전투에서 목숨을 잃어버린다.

전쟁의 무서움과 해악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다만 전쟁의 가해자인 일본인 작가를 통해 그들보다도 더 많은 고통을 당했을 피해자들-조선인과 중국인-에 대한 사죄의 모습이나 위로의 모습이 비치지 않은 점은 끌까지 아쉬운 느낌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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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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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가던 배가 태평양 한가운데서 난파하고 구명보트에서 호랑이와 227일을 동거하며 겪는 소년 파이의 이야기. π(파이)는 대표적인 무리수이자 이책의 주인공 파신의 애칭이다. 파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펼치는 모습은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에서 생존을 위해 야만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오버랩된다. <파리 대왕>의 경우 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을 통해 사회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성을 상징하는 모습이었다면 소년 파이가 야생에 적응하는 모습은 그가 탐닉한 종교의 선지자들이 겪었던 고난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신비한 종교를 가지고 종교들을 사랑하는(?) 파이의 성장에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종교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생물학적인-동물들의 특성을 중심으로 한- 서술들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신의 권능을 강조하는 종교들에 대한 애착과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보고 배우게 되는 동물들의 생활을 통한 과학의 원리들은 이책에서는 그리 부조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또한 끝이 없이 계속되는 정의가 싶지 않은 무리수 π(파이)의 경험을 100장이라는 완결의 의미를 가지는 숫자로 마감하는 작가는 과학과 종교를 통해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려는 욕심이 많은 모습이다.

파이가 심사관에게 얘기한 두가지 경험담 중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파이와  작가만이 알 수 있겠지만 만약 두번째 경우가 진실이라면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이 그려진 또 한편의 <파리 대왕>이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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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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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나 남한에 머물러 있던 간첩의 귀환을 소재로 다룬 소설이라고 했다. 그래서 조금은 심각하게 분단의 현실이나 이데올로기 문제를 다룬 책이거나 운동권 후일담인가 했다. 하지만 내가 처음 접한 김영하의 이 책은 '간첩 리철진'이나 '그녀를 모르면 간첩' 類의 코미디는 아니더라도 분단과 간첩의 문제를 단지 소재로만 다루었을 뿐 주요한 이슈는 아니었다.

오히려 작가가 주된 관심을 가진 문제는 가족 구성원들간의 소통의 문제, 소통의 부재 등에 의해 발생하는 구성원 각자의 고독과 외로움 소외를 다룬 내용이었다. 첫장에서 기영과 그의 아내 마리 간의 핀트가 맞지 않는 대화에서 냄새를 풍기더니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기영의 자신의 문제를 아내가 아닌 소지현이나 10여년 인연을 끊고 있던 동료 간첩들과만 의논한다. 그의 아내 마리는 남편의 문제엔 관심없이 어린 애인과의 애정 행각만이 관심사다. 더구나 마지막에 기영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가족의 진로에 대해 의논하자 그냥 북으로 혼자 가버리란 얘기만 할 뿐이다. 기영조차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이후 딸 현미의 질문에 거짓으로 답하고 만다.

피살자 가족인 기영의 모친과 귀환병 출신의 부친간의 불화로 인해 빚어진 불행만큼이나 기영과 마리간의 성장과정의 차이와 관계는 더 이상 돌이키기 힘든 지경이다. 더구나 등장인물들 대부분은 상처를 가진 가족관계를 가지고 있다. 부정축재와 사회악의 화신으로 보이는 부친과의 불화로 불행한 경험들을 하게 되는 소지현, 조부모와 코미디언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를 품고 자란 기관원 박철수, 처형과의 이도 경험이 있는 박철수의 상관. 누구 하나 정상적이고 따뜻한 가족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이들이다.

<빛의 제국>이라는 제목이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 모자랄 것 없지만 뒤집어 보면 누구도 가족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자신의 고민을 안고 사는 기영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마오의 평전을 읽으며 입으론 진보를 떠들며 성적 판타지를 쫓아다니는 마리의 어린 연인은 이시대의 수많은 지식인이라는 이들의 치부를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씁쓸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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