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심승현의 만화는 독특하다. 허영만이나 이현세의 만화처럼 소설만큼의 스토리를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박재동이나 이우일과 같은 풍자를 보여주지도 않고 순정만화들처럼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도 아닌 듯 싶다. 양영순처럼 튀고 깨는 상상력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파페포포 시리즈는 메모리즈, 투게더를 거쳐 안단테까지 세편이 나왔고 독자들에게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처음 파페포포 안단테를 접했을 땐 나도 30대초반이라 파페와 포포의 사랑이야기를 보며 내가 가지고 있던 사랑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었는데 내가 나이를 먹은만큼 파페와 포포도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여 그들간의 사랑이야기와 함께 인생에 대한 고민과 부모와 자식 간에 빚어지는 에피소드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나도 이제 아이들을 키우며 조금은 부모의 마음을 알 것 같고 인생이란 단어의 무게를 느끼는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나이를 먹으며 어릴 적 생각하던 것처럼 세상이 행복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지만 그래도 살만하다는 걸 느껴서일까?

에피소드들 중 하나만 언급하자면 <철의 사용처>란 이야기가 있다. 금슬 좋은 부부가 새로운 광물을 발견하고 그것의 이름을 아들의 이름인 '철'이라 부르고 남편은 그 철로 무기를 만들어 남을 헤치고 상처를 입히다 자신도 깊은 상처를 입고 돌아온다. 그의 아내는 그철을 바늘로 만들어 남편의 상처를 치유하고 옷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이나 자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해 볼 만하다.

나도 이제 Andante의 뜻처럼 인생을 조금을 느리게 살면서 그리고 지금까지의 길을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묻는다. "너는 누구냐?" 그때마다 더 높은 곳, 더 화려한 것만을 찾아 줄달음쳐 온 삶이 부끄러워 내가 누구인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고 싶지 않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내게 허용된 깊이와 넓이만큼 살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거울 속의 나에게 말한다. andante, andante…….(뒷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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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2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페포포 메모리즈>와 <파페포포 투게더>를 너무나 좋게 읽었어요. 분명 누군가에게 너무 좋다고 빌려 준 것 같은데 결국 찾질 못했답니다. 따뜻함이 있다는 <안단테>도 너무 보고 싶어지네요. ^ ^.

네꼬 2007-05-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것이 좋아요. 책도 리뷰도 음식도. : )

antitheme 2007-05-23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네꼬님 /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이나이에 이런 느낌을 갖는게 문제가 있는건가?

Heⓔ 2007-05-2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페포포만의 느낌이 참 좋아요..
이 책도 질러놓고 아직 보진 않았는데..
어서 봐야겠단 생각이 들게 만드는 리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