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편도 제대로 못봤는데 벌써 3편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미리 전편들을 챙겨보고 극장엘 갔을텐데 이번에 여유가 없어서 담에 시간나면 전편들을 봐야지. 전편들의 이야기를 몰라서인지 첨엔 등장인물들의 은원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잠시 헷갈렸었다.

외계 생물체에 의해 새로 나타난 블랙슈트는 우리의 감추어진 욕망의 모습이었다. 스파이더맨처럼 대단한 능력과 대중의 환호를 받는 생활이 있지만 여자친구 엠제이의 말처럼 아무리 위대한 자라도 혼자서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듯이 피터의 일탈하고픈 욕망과 복수의 욕구에 불을 지핀 외계에서 온 수수께끼의 유기체인 심비오트(Symbiote)에 의해 탄생된 블랙슈트.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 피터의 친구 해리 고블린이다. 분위기가 낯익다 했더니 제2의 제임스딘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는 배우다. 스파이더맨3편을 뒤덮는 화두는 앞서 얘기한 욕망과 복수다. 자신의 욕망을 파괴하고 자신의 소중한 것을 앗아간 상대에 대한 복수. 피터의 숙모님의 말씀처럼 복수는 인간을 괴물로 만든다. 이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안티 히어로들은 자신의 것을 앗아간 상대와 사회를 향한 복수의 열망으로 괴물이 된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은 스파이더맨에게 빼았기고 자신이 비열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얻고 싶었던 직장은 스파이더맨의 원래 얼굴인 피터에게 빼앗긴 브룩. 자신의 모자라는 재능이지만 열심히 뭔가를 얻고자 하는 것을 송두리채 뺐기자 심비오트(Symbiote)에게 자신을 팔아버린다. 영혼을 팔아버린 파우스트처럼 복수라는 하나의 소망을 위해. 그런데 브룩이 그렇게 자신의 영혼을 버린 장소가 성당이라는 아이러니는 작가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



아이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범죄자가 되고 우연한 사고로 괴물이 되어버린 샌디맨, 가난한 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단지 그만의 잘못이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눈이 휘둥그레질 특수효과와 음향,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파괴하는 권력과 능력과 부를 위한 욕망과 복수심을 용서와 화해라는 훌륭한 명제로 깨끗이 정리한 헐리웃 영화의 교본이리라. 하지만 그들이 내놓은 용서는 죄를 진 인간에 대한 용서를 통해 인간애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질서 속에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질서가 내놓은 잣대에 안에서 반성하고 정리한 후에 나타나는 용서와 화해라 뒷 끝이 씁쓸했다.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자 했던 해리가 먼저 피터를 용서하고 마지막에 그 진실을 알았다면 진정한 화해와 용서가 되지 않았을까?

피터가 다시 붉은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엠제이를 구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 모든 이들이 함성을 지르고 성조기를 배경으로 스파이더맨이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나타나는 모습이 미국의 오만스러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9.11로 없어진 무역센터가 있던 도시 뉴욕에서 진정 미국인들도 복수가 아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날이 언제 올런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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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7-05-0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미국식스타일이 여전히 강한가보군요. 미국영화는 그래서 보고 나면 찝찝할때가 좀 있더군요. 그나저나 이제는 외계까지? 히어로에 외계라...다음편이 나온다면 거기에 요정이 나와도 안 놀랄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7-05-0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편은 캐릭터가 지나치게 많아져서 산만한 느낌이었어요.

antitheme 2007-05-05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 / 헐리우드 영화는 어쩔 수가 없나봐요.
고양2님 / 그런가요? 하긴 배트맨도 뒤로 갈 수록 캐릭터가 많아졌었어요.

chika 2007-05-0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혼을 팔아버린 공간이 성당,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아마도... 뉴욕에서 종을 칠만한 곳은 성당뿐,이었겠지라는;;;;;;;;
아, 성조기를 배경으로 스파이더맨이 날 때, 저하고 친구하고 둘이서 박장대소를...(너무 어이가 없어지려니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 ㅋ)

antitheme 2007-05-05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 드뎌 제 서재를 방문해 주셨군요.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세요.
훌륭한 해석이십니다. 제가 뭐 특정종교에 감정이 있겠습니까...

비로그인 2007-05-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이 글을 보게 되었군요. '이 영화 볼 사람은 읽지 마라'는 제목때문에 결코
클릭조차 하지 않았던 글입니다. 이 영화의 예고편도 보지 않았었습니다.
이유는 순수하게 영화를 보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선입관은 -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안티님의 이 제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그다지 즐겁게
영화를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웃음)

솔직히, 영상효과는 1,2,3편으로 거듭날수록 화려해지고 감탄을 자아냈지만, 확실히
전편들에 비해 내용은 별로였습니다. 차라리 1,2편까지만 했다면 좋은 이미지로
남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단순히 오락물로 본다면 괜찮은 영화이지만.
영화에서 무언가 감동이나 '얻음'을 끄집어내고 싶은 경우라면 이런 '헐리우드식 영웅
액션'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