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난 주저않고 배종옥을 꼽는다. 내 주변의 모씨는 그말을 듣고 날 참 특이한 사람이라는 투로 쳐다보던데 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됐던 <칠수와 만수>에서 그녀는 정말 예뻤고 그뒤 <왕룽 일가>, <젊은 날의 초상> 등에서 딱히 지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똑부러지고 당찬 배우의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은 당시 다른 예쁜 또래 배우들보다도 내겐 더 오랫동안 머릿 속에 남는 여배우였다.

그런 그녀가 제대로 배우로 대중들에게 대접받게 된 작품은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난 그때부터 그녀가 출연한 작품을 제대로 보질 못했다. 가끔 잠시잠시 스쳐 지나듯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장면들과 만날뿐 온전히 그녀의 연기를 감상할 기회가 없었다.

언젠가부턴 그녀가 로맨스의 주연이 아니라 엄마로 출연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도 나도 이젠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자식으로 나오는 배우들은 아역이었는데 이번에 개봉하는 <허브>에선 강혜정의 엄마로 나온다. 정말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이제는 거울 앞에 돌아온 내누이 같은 그녀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엔 억지로라도 그녀를 보러갈까 생각은 하는데 혹시 영화가 내가 여지껏 가지고 있던 그녀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진 않을까 겁도 나서 쉽게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P.S. 난 원래 발음이나 음성이 좋지 않은 배우는 별로라고 생각하고 사는데 그녀에게만은 유독 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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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1-1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점 볼수록 좋아지는 배우죠^^

마늘빵 2007-01-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사진 뜰 때 늦게 떠서 님 곁에 있는 분인줄 알았습니다.

blowup 2007-01-18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종옥을 알아 보는 눈이라니. 눈 높으신걸요.^^
참 또랑또랑해요. 이 사람은.

마노아 2007-01-18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깔이 있는 배우같아요. 또랑또랑 그 느낌 저도 참 좋아해요.

비로그인 2007-01-1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품을 주관있게 고르셔서 참 좋아요. 거짓말 할때 노희경과 많은 교감이 있었던것 같아요. 작가와 연기자의 고민과 교감, 그게 작품을 진실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2007-01-18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07-01-1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 저한텐 예나 지금이나 계속 좋은 배웁니다.
아프락사스님 / 미모는 제 집사람이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하며 삽니다.^^;;
나무님 / 눈이 높다기보단 <칠수와 만수>에서 너무 예쁘게 나왔어요. 당시 주연인 안성기 박중훈은 안보이고 배종옥만 보였어요.
마노아님 / "또랑또랑" 정말 어울리는 표현이네요.
라라님 / 노희경과 함께 한 작품들은 제가 못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