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전설의 고향에서 나는 너무나 충격적인 영상을 보았다. 그것은 바로 구미호였다

나는 처음부터 지켜보다가 구미호를 본 것이 아니라 중간에 체널을 바꾸었는데 한에 사무친 눈을 가진

구미호가 갑자기 화면 가득 나타났었다. 사람은 분명 아니고 그렇다고 온전한 여우의 모습도 아니었다

여름철이면 세계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납량물이 등장해서 공포의 서늘함으로 더위를 식혀주고자 하는데

나에게는 구미호를 대적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드라큐라, 늑대인간, 뱀파이어, 처녀귀신, 각종 괴기물 ....

구미호는 등장부터가 맹목적이지 않다. 구미호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인 나를 조금은 슬프게 만든다. 구미호를 만든 것은 인간이고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다

무자비한 폭력, 반성없는 비인간성, 억울한 죽음, 치미는 분노, 치열한 복수심, 존재의 회의, 영원한 안식.

구미호는 결코 세상에 나와서는 안되는 존재이지만 사람이 만들어 가는 세상에서는 결국 나올 수밖에

없는 필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상에도 구미호는 여전히 떠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요즘 구미호를 열심히 보고 있다. 전설이라는 게 본래 원안에서 출발해 끊임없이 각색되고 꾸며지고

발전을 거듭하여 새로운 이야기가 덧붙여지는 것처럼 나의 어릴 적 구미호도 마찬가지로 버젼 업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흉가와 공동묘지에 있는 구미호도 무섭지만 사람속에 숨어있는 구미호도 너무 썸뜩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여전하다. 억울함과 분노, 그리고 복수라는 기본 토대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구미호는 한결같이 이름답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토록 슬픈 것일까? 구미호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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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에 비가 한바탕 내리고 하더니 열대야는 기세가 한풀 꺽이었다

꿩 잡는게 매라고 하더니 열기는 물로 잡을 수 박에 없는 모양이다

웃자고 하는 얘기로 열대야 잡을려면 물이 가득한 대야 열개가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이번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이제 더위도 마지막 고비를 맞을 듯하다

물론 한낮은 여전히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밤은 그래도 좀 나아지지 않으려는지.

샤워를 하고 찬 걸로 배를 채워도 정밀 찰라적인 대처법에 불과하다

그냥 더위는 오는대로 느껴지는대로 감수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여름이다

앞으로 점점 더 지구는 뜨거워진다고 하니 열대야의 고통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다들 각오 단단히 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뽀죡한 피서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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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8-0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건을 물에 담가 냉동실에 얼린뒤 목에 감으세요. 짱 시원합니다...
 

이놈의 태풍은 어떻게 된 게 꼬옥 주말이면 우리나라에 올라온다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한번 밝힐 필요가 있다

정말로 우연에 의해 발생할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음모가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미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비로운 자연의 힘이 작용하는 것인지 말이다

일주일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 마음 편히 좀 쉴라치면

꼬옥 태풍이니 폭우니 하는 것들이 달콤한 주말을 방해하고 마는 것이다

다행이다. 10호 태풍 남테우른은 우리나라에 별다른 피해는 주지 않고 지나치는 모양이다

태풍은 하나의 육지를 거치고 나면 현저히 그 세력이 약해지기 마련인데

남테우른은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태풍으로서의 위력은 거의 다 소멸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몇개의 태풍이 아니 지구가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태풍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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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혹가다가 우리 조상들은 정말로 고생하면서 살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입장에서 먼 옛날을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그 당시에도 나름으로 가장 발달되고 첨단적인  문명의 이기들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과 같은 더운 날씨에 우리 조상들은 과연 이를 어떻게 이겨낸 것일까?

고작 부채 하나들고는 어림도 없는 얘기고 하루종일 시냇물에 발 담그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잠을 청하여 하는 밤에 열대야라도 엄습한다면 도대체가 불감당이었으리라!

팔자려니 하고 체념한다고 해도 더운 것은 더운 것이다. 정신력에도 한계가 있다. 안되는데 어찌하랴!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마땅한 도구가 한정된 시대를 살면서 죽도록 고생한 모든 이들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나는 에어콘 없으면 정말 얼마 못살 것 같다. 에어콘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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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7-24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님도 에어컨 좋아하시는군요. ^^ 아마 그 옛날엔 다들 긴 옷에 꼭꼭 여미고 다녔으니 마음으로 포기한 면이 있어 견딜 수 있었던 건 아닐지. ㅎㅎㅎ

sayonara 2004-08-01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때 경남의 흙집에서 머문 적이 있는데 집의 위치만 좋고 통풍만 잘 된다면 에어콘이 부럽지 않더라구요. 당시 어떤 분이 조상의 지혜는 지금의 상식으로 짐작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라구요.
흙집은 자동적으로 습도조절효과가 있고, 창호지 문도 공기가 통한다고 하더라구요. 문지방이 있는 것은 온돌의 열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고... 기타등등

어쨌든 빌딩숲에 사는 현대인들은 모르는 뭔가 있었겠지요..^_^
 

닭 백숙은 내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음식이다. 하긴 뭔들 안 좋아하랴 ^^;;;;;;;

그런데 닭 백숙은 만들 때 아주 신경써서 만들지 않으면 맛을 망친다

음식 중에는 매번 동일한 맛을 내지 못하고 항상 차이가 발생하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만드는 사람의 실력이 일정치 않아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만 때로는 원료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나에게 닭백숙이 바로 그러한 음식이다. 특히 물을 잘 골라야 한다

집안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수돗물로는 왠지 그 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는다

지하수가 제격이다. 우물에서 막 걷어올린 께끗한 물로 닭백숙 만들면 그야말로 진국이다

시골 흐스름한 음식점에서 먹어본 오늘의 닭백숙은 역시 우물물을 사용하였다

나는 실로 오랜만에 닭백숙의 진미를 느낄 수 있었다.  명함도 하나 받아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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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07-2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백숙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죠.
닭요리 하면 삼계탕이 정석이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마 아직도 제대로 된 닭백숙을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