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비만 - 내장비만의 권위자 이왕림 박사의 인생역전 프로젝트
이왕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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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태까지 나는 건강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내가 건강만큼은 타고났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실제 그렇다. 간혹 감기 몸살 정도는 일시적으로 앓었을 수도 있었지만 다른 것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한가지 고민되는 것은 있었으니 바로 뱃살이다. 혹자는 인격의 상징이니 하며 미화하기도 하지만 다 부질없는 기만이다. 모양상으로도 혐오스러운 것이 사실이며 상식적으로도 건강에 해가 되면 되었지 유리한 요소는 아닌 것이다. 나는 한때는 도대체 게으르지 않는 나에게 찾아온 뱃살 현상에 대해 기막혀하며 의구심을 가졌고 곧 원상회복 될 것이라고 여겼지만 상황은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악화되기만 하였다


나는 비로소 그 원인을 대충 알아버렸다. 내가 과식을 해서 아니면 전적으로 심하게 운동 부족상태에 있어서도 아니었으며 그것은 내장에 지방이 쌓이고 이렇게 쌓인 지방과 이 지방으로 장소가 협소해진 장기들이 제 공간을 찾지 못해 밖으로 밀려나게 되어 신체 외관적으로 볼 때 배가 튀어나 보였던 것이다. 그러니 근원적인 문제점은 내 뱃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장에 끼인 지방성분이다. 그런데 이 지방성분은 세월이 흘러감으로써 신진대사가 자연스럽게 쇠퇴해짐에 따라 비례적으로 저절로 쌓이게 된 부분에다가 육고기와 패스트푸드 위주의 잘못된 식생활에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안일하게 방치해 둔 자기애 결여가 겹쳐서 발생하였던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장과 소장에 병이 생겨 생명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는 환자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은 나로서는 새삼 내장에 끼인 지방을 제거하여 뱃살을 없애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다


그런데 저자는 뱃살이 건강에 미치는 심각성을 경고하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나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그 처방이 너무 빈약하다. 의사인 저자는 자신의 치료과정에서 획득한 노하우를 나름대로 정리하여 소개하고는 있으나 적어도 나로서는 전혀 실감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 처방이 너무나 일반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선뜻 행동으로 옮길 자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면에다 그 처방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이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저자가 얘기하는 것은 시중에서 우리가 어렵지 않게 흔히 들을 수 있는 것들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정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데 있어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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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맛과 추억
황석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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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은 나보다 훨씬 더 연배다. 그러니까 그가 이 책에서 풀어가고 있는 여러가지 음식들 중 내가 아는 것도 있고 또 모르는 것은 훨씬 더 많다. 황석영이 자라나던 그 시대는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보리고개를 겪을 만큼의 어려운 시절이었고 끼니때마다 본능적으로 배를 채우는 밥 말고 다른 먹을거리는 쉽게 근접할 수 없었던 빈곤의 나날이었다. 비단 황석영뿐만이 아니고 30대 중반의 나같은 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잘 먹지 못하고 자라만 세대들은 드물게 찾아오는 밥 이외의 다른 음식에 대한 섭취기회와 그 추억이 아주 뚜렷하게 남아 있으리라


황석영은 젊었을때부터 한반도 구석구석을 두루 다녀본 지라 자연히 각 지방의 음식을 접할 기회도 아주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솔직히 내가 모르는 음식들이 너무 많다. 즉 나는 지금까지도 먹어보지 못한 것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요 근래에 먹어본 것 중에 홍어라는 것이 있다. 저자는 홍탁이라하여 홍어무침이나 홍어회에 막걸리 한사발을 앙상블로 하여 먹으면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음식이라 칭한다고 하였고 또 실제 주변에는 홍어를 미각적인 측면에서 아주 최상품의 음식으로 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나는 첫 젓가락 집어들고는 그만 포기하였다. 도무지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한마디로 썩은 냄새가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이 음식이 무에 그리 맛이 있다고 즐겨 찾는지.....


어쨌든 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음식이 아닌 음식과 연루되어 있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는 자에게 음식은 그저 혀를 즐겁게 하는 도구에 불과할 것이지만 어려운 시절 어렵사리 음식을 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그 음식을 만들고 요리하고 대접하는 이의 마음과 정성과 정을 함께 먹는 것이기에 음식에 대한 추억은 도저히 기억속에서 지워질수 없는 것이리라. 저자는 어머니가 임종하면서 남긴 '노티 한점 먹고싶다'라는 유언같은 한마디가 못내 가슴에 걸리는 모양이다. 저자는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도 없는 노티를 볼 때마다 어머니에 대한 회한이 밀려 올 것이다. 이처럼 음식과 사람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다


유난히 찌개를 좋아한 나, 아니 반찬이라고는 찌개가 유난스럽게 자주 올라와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나! 오늘 갑자기 어머니가 해주시는 김치찌개에 양껏 밥을 비벼먹고 싶은 충동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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