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정치학 - 고성국 박사가 들려주는 정치와 민주주의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1
고성국 지음, 배인완 그림 / 철수와영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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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좋은 정치고 어떤 것이 나쁜 정치일까요? 좋은 정치는 국민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치입니다. 국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도록 해주는 정치입니다. 나쁜 정치는 그 반대겠죠. 국민을 살기 어렵게 만들고 국민을 소외시키고 배제하는 정치가 나쁜 정치입니다.-27쪽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이성과 합리성이냐, 전문성이냐 하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전문성보다는 인간 이성의 합리성을 우선적인 가치로 보는 정치 원리가 민주주의입니다. 그 바탕에는 우리 인간이 때로는 전문성 부족으로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면 그 잘못을 수정할 능력도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다소의 시행착오는 인간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믿음의 대가로 감당해도 좋다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은 자신이 가진 전문성으로 권위나 힘을 얻으려 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다수의 올바른 판단을 도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문가의 직업 윤리이고 도덕성입니다.-68-69쪽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자유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사상의 자유는 "인간의 정신은 어떤 경우에도 가둘 수 없다"는 정신 해방 선언입니다. 파스칼의 말대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입니다. 인간은 갈대처럼 연약하지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어떤 권력이 인간의 생각에 제한을 가한다면, 그것은 곧 인간의 인간됨을 억압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생각할 자유, 상상할 자유 곧 사상의 자유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제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상의 자유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97쪽

대부분의 국가들은 근로권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등 근로관계 법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단결권,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의 노동 삼권이 그 핵심 내용입니다.

단결권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조합 등의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권리고, 단체 교섭권은 노동조합 등의 대표 기구가 노동자들을 대신해 임금, 근로 조건 등을 교섭, 협상할 수 있는 권리지요. 개별 노동자의 교섭력보다는 노동조합 같은 대표 기구의 교섭력이 더 크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단체 행동권이 있는데, 이것은 파업, 태업, 집회, 시위 등의 집단 행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107쪽

원래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말은 독일의 한 산림청장이 썼던 말입니다. 매년 전체 숲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즉 새로운 나무가 자라나 일정한 양만큼 베어내도 전체 숲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벌목할 나무의 양을 정하면서 쓴 것입니다.-108쪽

집회,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권이란다. 양심, 사상의 자유가 기본권으로 인정된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집회, 시위, 출판, 언론의 자유 또한 인정되어야 완전한 기본권이 된다는 생각에서란다. 그러므로 시위는 타인에게 심각한 손해를 끼칠 위험성이 없는 한 허용되어야 하는 거란다. 그것이 민주주의 정신이야.-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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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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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새대가리'라고 부른다면 그를 대채 없는 바보라고 놀리는 것이리라. 그러나 닭은 다른 닭들을 90마리까지 구분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누가 '쪼는 순서'에서 밑인지 위인지를 구분한다. 연구자들은 닭이 색깔 있는 버튼을 바로 쪼면 소량의 모이를 주고 22초간 기다렸다가 쪼면 더 많은 모이를 주는 실험을 해본 결과, 닭들이 기다렸다 쪼기를 학습했음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수천 세대 동안 가금으로 길들여져온 닭이지만 아직도 멀리 있는 위험을 위쪽과 아래쪽으로 구분해서 인식할 줄 안다(위쪽 위험이란 가령 매, 또한 아래쪽 위험이란 너구리 같은 것이다). 과학자들이 '위쪽 위험' 신호를 녹음해서 들려주자, 닭들은 '아래쪽 위험'신호를 들을 때와 다르게 행동했다.-40쪽

인공조명은 가장 해가 긴 여름철을 흉내 내는 데 쓰이며, 암탉들이 1년 내내 가장 많은 달걀을 낳도록 한다. 이런 식으로 1년만 지나면 닭들은 지쳐버리며, 낳는 달걀 수가 적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미국 달걀 제조업자들은 닭들에게 주는 모이를 줄이고, 길게는 2주일 동안이나 모이를 주지 않는다. 그러면 그 닭들은 털갈이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털이 차차 빠지면서 알을 낳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일부는 이 기간 중 죽어버리며, 나머지는 체중이 30퍼센트 정도 줄어든 채로 살아남는다. 그러면 다시 모이가 주어진다. 그리고 몇 달 동안 다시 알을 낳다가, 마침내 도살된다.-62쪽

유대교식 도살장은 동물들을 날카로운 칼로 목을 단숨에 절단함으로써 바르고 깨끗한 도살을 해야 한다. 피가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뇌는 몇 초 지나지 않아 무의식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비디오를 보면 소들은 목이 잘리고 기관이 끊긴 상태에서도 한참 동안 몸부림을 치다가 죽는다. 어떤 소는 일어서려고 발버둥치며, 심지어 정말로 일어서는 소도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도살장 일꾼은 단말마가 그치고 소가 쓰러지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뒷발에 체인을 묶고는 마당으로 끌고 나간다. 어떤 소는 놀랄 만큼 오랫동안 쓰러지지 않아서, 비틀거리며 도살장 문을 지나 옆방까지 간뒤에야 숨이 끊어졌다. 그 소가 그렇게 지체하는 동안, 도살 현장에는 소 두 마리가 더 끌려와서 목 잘린 소가 마지막으로 몸부림치는 것을, 그리고 마침내 잠잠해지고 질질 끌려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106쪽

암탉이 자연스럽게 서고, 몸을 돌리고, 날개를 펼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부여할 것. 방해받지 않고 횃대에 앉거나 바닥에 앉을 수 있을 것. 물론 통상적인 닭장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암탉들은 산란용 둥우리를 제공받고, 긁으면서 놀 물건이 주변에 있어야 하고, 이른바 '먼지 목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쓰레기 더미 같은 데 뛰어들어 날개를 마구 퍼덕이며 깃털에 먼지가 섞이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암탉에게 꼭 필요한 행동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기생충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암탉들에게는 매일 모이를 주어야 하며, 따라서 강제적 털갈이를 위한 굶기기는 금지된다. 이 밖에 모이, 마실 물, 공기의 질적 수준에 대한 조항들, 암탉을 살피는 일에 관한 조항들, 암탉의 '보호자'를 양성하는 규칙과 그 행동에 대한 조항들이 있다. -156쪽

그는 자신의 닭들에게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접할 기회, 그리고 풀이며 씨앗이며 나무뿌리 따위를 쪼면서 돌아다닐 기회를 뺏으면서까지 달걀 가격을 떨어뜨릴 생각이 없다. 그는 특별히 맛 나는 달걀은 그만큼 가치가 크고, 그것은 개당 70센트라고 해도 아깝지 않은 가치라고 생각한다. '양심적인 달걀'의 시드 자만스키는 12개당 2.99달러에 파는데, 사람들이 달걀값이 비싸다고 불평할 때마다 이렇게 말해준다고 한다. "이봐요, 달걀 하나에 10센트, 아니면 20센트 더 써서, 닭들이 행복하게 살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걸 못해요? 달걀 하나에 20센트 주고는 4.5달러 짜리 카페라테를 마실 건가요? 영양가도 없는 건 그만큼 주고 마시면서!"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리고 카페라테 한 잔 값을 생각할 때, 70센트짜리 달걀이라도 그리 비싸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달걀 하나에 10센트에서 70센트로 가격이 뛴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닭장 달걀 시스템이 우리 곁에 있는 한, 비록 밖에 나가지는 못하게 한다 해도 달장에 닭을 가두지 않고 얻은 달걀을 파는 사람들이나마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161-162쪽

<'피시포레버' 마크의 조건>

1. 어족 규모의 상태, 어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 만큼 충부히 물고기가 많은가?

2. 해양 환경에 어로 행위가 미치는 영향, 어업이 해양 환경(비목표 물고기, 해양 포유동물, 바닷새 등 포함)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3. 어로 관리 체계, 해당 해역의 어로 규칙과 절차는 무엇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의 어업을 계속하기 위해, 또한 해양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런 체계가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가?-169쪽

새우잡이가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한 환경 문제는 저인망 그물이다. 무거운 쉿덩이(그물이 바다 밑까지 가라앉게 하기 위해 쓰인다)를 달고 있는 저인망 그물을 암석이 많거나 산호가 많은 해저에서 쓰면, 산호초에 크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또한 다른 해양 생태계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는데, 수십만 년 동안 형성된 산호가 파괴되며, 그에 따라 형성된 여러 물고기 종자, 산호 틈에서 살며 알을 낳던 해양 생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저인망 어로법은 해저를 갈아엎음으로써 일부 해양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다. 따라서 그것을 일정 지역에서 되풀이하면, 바다 밑바닥이 마치 쟁기질을 한 발처럼 변해버린다.-186-187쪽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위협하며, 때로는 잡아먹는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물고기가 자라는 정도에 따라 분류를 해서는 빨리 자라는 종자를 천천히 자라는 종자와 분리해서 길러야 한다. 이런 분류는 양식 과정 중 세 번 내지 다섯 번 실시되며, 이때 물고기를 우리에서 그물로 건지거나 펌프로 밀어낸다. 그리하여 물고기들은 몇단계의 통로를 거치며 점점 더 작은 물고기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구멍과 만난다. 이런 과정은 연어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일반적으로 빽빽이 들어찬 상태로 사육됨으로써 연어는 스트레스 폭증, 비정상적 행동, 바닷니 감염도 상승, 비늘 벗겨져 나가기, 그리고 높은 사망률 등을 보이고 있다. 살아남은 연어들은 통상 7일 내지 10일 동안 사료를 공급받지 못한 다음에 도살된다. 장을 완전히 비우고, 혹시라도 사료를 통해 감염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어제껏 빈번하게 풍성한 먹이를 얻다가 별안간 중단된다면, 의식이 있는 존재라면 당연히 고통을 느낄 것이다.-190쪽

우리의 행동이 심각한 피해를 입힐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일단 우리가 피해를 입힐지도 모르는 대상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추정해야 한다. 그러나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추정한다"는 것은 그 추정이 얼마나 신뢰성 있는 것인지, 또한 그런 행동이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는 부담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따져봄으로써 정말 우리가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와 같은 식으로 가재, 게, 새우가 고통을 느끼는지 불확실하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통을 느낀다고 가정하고 상황을 추정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너무 지나친 비용을 부담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들이 고통을 느끼는지 확실하지 않다면,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도 있는 행동은 무엇이든 피해야 한다. 반면, 그들이 느낄지도 모르는 고통을 유발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 스스로 큰 고통을 짊어질 것이냐 상에서 선택할 입장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추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초래할지도 모르는 고통의 정도를 최초솨하려는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192-193쪽

<사회적 책임 국제연대 SA8000의 인증 조건>

아동노동 : 매우 제한적인 예외를 빼고, 모든 노동자는 최소한 15세여야 한다.
강제노동 : 강제된 노동은 없어야 한다. 그것은 죄수 노동이나 채무 변제를 위한 노동(실제 또는 불합리한 빚을 갚기 위해 강요된 노동)도 포함된다.
건강과 안전 : 고용주는 안전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작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는 욕실 이용권과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식수도 포함된다.
단체 결성권과 집단 교섭권 : 고용주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와 집단 교섭을 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차별 : 인종, 신분, 국적, 종교, 장애, 성, 성적지향성, 가입 노조, 정치적 성향, 연령 등에 따른 어떤 차별도 없어야 하며, 성추행 역시 있어서는 안 된다.
징계 : 기업 측에서 노동자를 심리적 또는 육체적으로 강압하거나 언어폭력을 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234쪽

(이어서)

근무시간 : 근무시간은 관련 법률에 따라야 한다. 단 어떤 경우에라도(설령 그 나라의 법이 허용한다고 해도 - 옮긴이) 주당 48시간을 넘지 말아야 하며, 최소한 주 1회의 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초과근무는 반드시 자발적인 것이어야 하며, 적정한 수당 지급을 수반해야 하고, 정규적인 차원에서 주당 12시간을 넘지 말아야 한다.
임금 : 임금은 관련 법률과 업계의 기준에 따라야 하며,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기본적 욕구 충족에 충분한 수준이어야 한다.
관리 체계 : 이 인증을 획득 및 유지하려는 기업은 해당 기준을 그 관리 체계와 운영 방식에 단순히 통합시키는 이상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234쪽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두 번째 요인은 기본적으로 소들의 트림과 방귀 문제이다. 소들은 메탄을 방출하며, 이것은 온실가스로서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위력적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볼 때 전체 온실가스 방출 효과의 2.5퍼센트 정도 책임이 있다. 소들은 세계의 메탄 방출량 중 절반 정도의 책임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섬유질이 많은 음식, 즉 목초나 건초를 먹을 경우 더 많은 메탄을 방출한다. 더욱이, 유기농 소들은 10퍼센트 정도 더 많은 젖을 내도록 하는 소 성장호르몬을 맞지 않고 길러진다. 그것은 일정량의 우유를 얻기 위해 유기농 방식으로는 10퍼센트 더 많은 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렇게 많아진 소는 그만큼 많은 메탄을 방출할 것이다.-292쪽

우리가 곡기, 달걀, 우유를 산다고 할 때, 그것은 수출용 곡물을 심을 땅으로 쓸 수도 있었을 땅에서 자란 사료용 곡물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런 제품을 구입하여 수요를 늘려주는 것이 결국 해외에서 더 많은 땅이 사료 곡물 재배용으로 바뀌게끔 부추기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비록 우리가 미국 땅에서 자란 곡물을 먹은 미국 곡물이 대신 다른 나라로 수출되었더라면, 열대우림을 벌채해 만든 땅에서 나는 곡물의 수요를 대신 채우고, 그래서 그만큼 열대우림 벌채의 필요성을 억제했을지도 모른다.-328-329쪽

(이어서)
따라서 우리 자신이 '열대우림 소고기', 즉 개간된 열대우림 지역에서 사료를 구해 길러진 소의 고기를 먹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는 우리의 먹을거리 선택이 아마존 강 유역이나 그밖의 지역에서 열대우림 파괴에 영햐을 주고 있지 않다고 확신할 수 없다. 물론 우리가 대두, 두유, 두부, 그 밖의 대두 가공품을 소비할 때도 간접적으로 열대우림 파괴에 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하든 열대우림 파괴와 우리의 먹을거리를 분리할 수 없다고, 고기를 먹든 대두를 먹든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브라질에서 자라는 대두는 대부분 사료용으로 수출된다. 따라서 대두를 동물에게 주는 것은 원래의 식품 가치의 일부만 산출해 사람이 섭취하는 것이며, 육식 위주의 식단은 곡물이나 대두를 직접 먹는 식단보다 열대우림 파괴에 더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329쪽

시카고 대학교의 기든 에셸과 파멜라 마틴은 동물성 식품 생산 과자ㅓㅇ에서 방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조사했으며, 전형적인 미국의 식단(그중 28퍼센트가 동물성인)은 같은 양의 칼로리가 포함된 베건 식단에 비해 한 명이 1년에 약 1.5톤의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시킨다는 결과를 얻었다. 대조적으로, 보통의 운전자가 미국의 전형적인 자동차 대신 좀 더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꾸었을 때 1년에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1톤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는 데는 차를 바꾸기보다 베건 식단으로 바꾸는 편이 더 효과적인 것이다.(물론 두 가지 다 하면 더 좋겠지만.)-337-3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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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촛불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조사하고 다닌단다. 전북 전주시의 한 고등학교에 경찰이 들이닥쳐 한국지리 수업 중이던 고3 학생을 끌어다가 - 말 그대로 끌어다가 - 생활지도부로 데리고가 어디 소속이며, 누가 지시했으며, 인터넷 모임의 운영자는 누구인지 등을 물었다고 하는데, 뭐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영문도 모른채 귀를 잡힌채 끌려간 학생 입장에서야 자신이 마치 범죄를 저지르기라도한양 경찰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으니 쫄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 학생은 이후 다른 교사들로부터 '사고친 학생'이라는 힐난을 들어야 했다고.

  교육청은 공문을 내려보내(?) 학교 교사들로 하여금 사전 교육(?)을 시키고, 시위 현장에서 학생들을 단속하며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도 하는데, 도대체 경찰이며 교육청이며 선생이며 무슨 생각으로 사는건지 모르겠다. 개념 좀 차리시라. 국가가 '지시'하는대로 놀아나는 꼴이라니. 경찰이야 국가 권력에 빌붙어 밥먹는 이들이니 어쩔 수 없다 하자. (이것도 사실 말도 안되지만.) 교육청과 선생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게냐. 소위 교육자라는 사람들이 자기주관과 소신없이 위에서 시킨다고 고대로 하고 앉았다. 이명박이 자신을 포함한 국가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교육청 직원과 학교 선생들은 정부의 머슴이 아닌가.

  경찰이 학교에 들이닥쳤을 때 선생이 취해야 할 자세는, 시킨다고 학생의 귀를 잡아끌어다 생활지도부에 앉혀 추궁을 받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 학생은 자신의 판단 하에 나름의 사회적 문제 사안에 대한 행동을 한 것이므로, 그것이 범죄 행위가 아니라면 최대한 학생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 학생이 무엇을 잘못했느냐, 그게 왜 잘못이냐를 따져묻고 잘못이 아니라면, 당연히 경찰의 조사를 받지 못하도록 학생의 편에서 옹호해줘야 할 것이다. 시키면 시킨다고 귀를 잡아끌어다 데려다놓고, 그 학교 선생이란 작자들은 다같이 뭉쳐서 해당 학생을 문제아 취급이나 하고. 뭘 잘못했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멀쩡한 학생 하나 병신만든격. 
  
  경찰이 관련자를 처벌하고, 교육청이 선생들 풀어 집중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학생의 숫자가 오분의 일 가량으로 줄었다고 하는데, 학생들이야 불법이라면 겁을 먹는 것이 당연하고, 더군다나 학교 선생들이 자기들을 단속/적발하고 심지어는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벌점까지 부과하겠다고 하니 쫄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이 지경이 됐는데, 이제는 그걸 바로잡겠다고 나선 투표권도 없는 학생들마저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 애들을 단속하고 적발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뭐냐. 어떤 행위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려면 분명 '잘못'과 '잘못하지 않음'을 구분짓는 경계선, 즉 기준이 있을텐데, 그게 뭔지를 명확히 제시하라.  

  먹고 싶으면 쇠고기는 먹고 싶은 녀석들끼리 미국에서 택배로 배달받아 쳐드시고, 먹기 싫다는 이들은 안 먹을 수 있게 해달라. 애들 먹기 싫단다. 먹기 싫다는데 왜 강제로 먹이려고 하냐. 애들이 소냐 돼지냐. (그럼 소나 돼지는 아무거나 처먹어도 된다는 말? 이런 종차별적인 발언을!) 먹기 싫다고 시위하는 애들 잡아다 족치지 말고 당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모르는 스스로를 족쳐야 할 것이다. 모든 경찰과 모든 선생을 싸잡아 비난하자는 게 아니다. 개념있는 경찰과 선생들은 개념없는 동종업계 동료들이 '개념없는 짓'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막아줘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소신과 주관을 바로 펼 수 있도록 그들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창의적인 사고, 다양한 사고, 열려있는 사고를 강조하는 교육을 하자면서, 정작 이런 교육을 받고 있는 - 실제로 정말 그런 교육을 받고 있는지의 의문 - 아이들의 주체적인 판단과 사고, 그로부터 나아간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이 모순된 상황을 어찌 봐야 할 것인가. 지금 뭐하자는건지 도통 이해가 안 되니 누가 날 좀 이해시켜줬으면 한다. 나름 나도 고등교육까지 받은 녀석인데 돌아가는 꼬라지가 영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멍청한건지 아니면 저들이 몰상식한건지 - 이건 비상식이 아니라 몰상식이다 - 누가 날 좀 이해시켜줬으면 좋겠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상황이 '몰상식'이라는 단어 이상으로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

  자기주관과 판단을 범죄시하는 교육은 필요없다. 이따위 '사상교육'을 하려거든 아예 대한민국의 교육철학은 사상교육임을 선언하거나, 교육을 하지 말라. 그들이 각자의 소신과 판단에 따라 살 수 있도록 고삐를 풀어달라. 고삐를 조이며 그들에게 너그들의 생각과 철학을 주입하지말고 그들을 해방시키라. 이 불쌍한 아해들이 부디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내버려두라. 세상사에 관심없이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이 되고 싶지 않다. 자기 할 말 못하며 그저 성적 좋고 예의 바른 학생이 되고 싶지 않다. 공부 못해도 성적 안 좋아도 '수능 점수 높은' 대학 안 가도, 자기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개인이고자 한다. 그들은 하나의 개인이 되고자 한다. 알을 깨고 세상으로 한 발짝 내디디려는 아해들을 강제로 알 속으로 집어넣고 본드질하고 코팅포장하고 헝겁으로 둘둘 말아 자루에 담지말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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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8-05-1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받아서 펄쩍 뛸 것 같아요. 대체 무슨짓들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건지.

웽스북스 2008-05-1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거꾸로 되돌아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네요

BRINY 2008-05-1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5년이 가면 얼마나 더 날뛸까요? 역사와 경제 교과서 전면개정한다는 소리에 또 깜깜해집니다.

Mephistopheles 2008-05-1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된 선생님이라면...
뒤에 어찌 되던 호통을 치며 경찰을 교실에서
몰아내야 했었어요. 완벽한 교권침해잖아요.

이잘코군 2008-05-1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니에님 / 많이 열받았습니다. 지금 2008년도 맞습니까? -_- 악령이 살아온 기분입니다.웬디양님 / 거꾸로 많이 갔죠. 서서히 가지 않고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브라이니님 / 네 가판대에서 봤어요. 중앙일보 기사였나 대문짝만하게 실었던데. -_-
메피스토님 / 왜 경찰들은 제대로 된 선생한테는 안 가는걸까요? -_- 그랬다면 그 선생님은 경찰에게 호통 한번 쳤을텐데.

marr 2008-05-15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라는 조직이 좀 골치 아픈 거 같아요. 안타깝게도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 학교는 여전히 불신과 억압의 상징이자 바로 그 사례로 남아있어요. 나이를 막론하고 옛날 초중고등학교 이야기하면 좋은 일보다 그렇지 않은 기억이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학교를 안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더 골치 아픈 곳입니다. 뭐 요즘은 백화점에서 금실, 은실 수놓은 촌지봉투가 불티나게 팔린답니다.

이잘코군 2008-05-16 00:00   좋아요 0 | URL
네. 촌지 많이 없어졌고 안받으려는 선생님들도 많은데 아직도 대놓고 요구하는 녀석들도 많죠. 학생부는 생활지도부로 바뀌었고, 열린학교, 열린교육을 외치고 있지만, 현장은 사실 그렇지 못합니다.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물론 아이들이 '기본'을 지키지 않는 문제도 심각합니다. 하지만, 애들이 그런다고 교사도 똑같이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죠.
 
책으로 세상을 편집하다 - 기획자노트 릴레이
기획회의 편집부 엮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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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온 동안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읽고 있다. 책과 가까이 지내다보니 특정 저자에게 반해버려 그가 내놓은 책들을 모조리 사들여 탐독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자 저자에 대한 관심은 출판사에 대한 관심으로, 그리고 이제 출판사에 대한 관심은 편집자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구입할 때 일일히 특정 편집자를 찾아다니며 그가 만든 책을 골라 읽는 건 아니다. 유일하게 그런 편집자가 있다면 휴머니스트의 선완규 주간이랄까.

  나는 꽤 오래전부터 휴머니스트의 팬이었다. 타 출판사 모임에 가서도 대놓고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가 휴머니스트라고 말해왔다. 그땐 선완규 주간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었다. 그가 언제부터 휴머니스트에 몸담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책을 좋아하다가 - 그가 책임편집한 책을 애써 찾아 본 건 아니지만 - 속지(?)에 찍힌 그의 이름을 발견했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휴머니스트의 책은 신간이 나와도 껍데기 열어보지 않고도 산다. 이 책 괜찮을까 의심스러운데 하면서 오프라인 서점에서 일일히 벗겨(?)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책으로 세상을 편집하다>는 이런 나의 책에 대한 관심, 출판사에 대한 관심, 편집자에 대한 관심에서, 첫 장이 넘어갔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시리즈로 기획한 책 중 하나로 보이는데 - 다른 책으로는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책으로 세상을 움직이다> 가 있다. - 출판사에서 몇 년씩 책밥을 먹어온, 이제는 어느 정도 '책 좀 만들 줄 아는' 중견(?) 편집자들의 '나의 책 만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획회의>라는 출판잡지에 연재된 글을 한데 모아 묶은 것인데, 이 책에 실린 많은 편집자들이 이 글을 시작할 때 어찌 써야할지,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난감해하는 듯한 표정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 글을 쓴 편집자 중 아는 이는 하나도 없다. 대신 여기 언급된 책들 중 읽은 책은 꽤 있다. 편집자도 모르고, 읽은 책도 없는 독자라면, 이 책이 그다지 재밌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순수하게 막연한 책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이 책은 기존의 어떤 책에서도 보여주지 않은 출판 비하인드를 선사해 나름의 재미를 제공해주지만. 독자가 이들과 같이 책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재밌는 책 에세이'를 넘어설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은 책들이 이렇게 만들어졌구나, 아 이런 과정을 거치는구나, 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읽은 책들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그건 아마도 현장에서 책을 직접 만들며 애정을 쏟아부은 '책의 대리모'들이 느끼는 심정이 얼마간이라도 이 글을 통해서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소나무에서 나온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다>를 읽었고,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로서, 느리고 질긴 꼼꼼한 편집자와 저자가 조그만 사무실 공간에서 몇번이고 원고를 거듭 읽으며, 좀 더 좋은 책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책장에 꽂혀있는 '무수히 많은 책들 중 하나' 정도로 치부할 수 없어진다.  

  책 만든 이야기, 꽤나 재밌게 읽었고,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보이지 않는 모습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유익했다. 하지만 이런 점은 지적하고 싶다. 출판잡지에 실린 글을 모아 엮은 책이라고는 하지만, 원고를 좀 더 다듬고 보완해 '뒷이야기'뿐 아니라 책과 출판에 대한 그들의 깊이있는 철학까지 체험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이 글 안에도 그들이 책을 대하는, 출판사에서 책밥을 먹으며 생각하고 느낀 점들이 드러나 있지만, 2% 부족했다.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중후하고 무게감있는 표지와 꽤 무거운 책 무게는 그 안에 담긴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 내용은 한결 가볍고 짧은 에세이의 엮음이었지만, 책의 물리적, 시각적 무게감은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게 숨어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외형과 내용이 언발런스했달까.  

p.s. 책을 만든 편집자가 중심이 아닌, 초판 예상 판매량을 적게 잡았으나 예상 외의 선전을 한 인문서들을 중심으로, 책이 주인이 되어 그 책이 어떻게 기획되었고,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는가 등 책의 스토리를 책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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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편집하다 - 기획자노트 릴레이
기획회의 편집부 엮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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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편집자는 저자의 책이 매력적으로 제작되고, 그 책이 효과적으로 팔리고 배포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책임이 있다.
둘째, 편집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원고를 재집필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저자를 설득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편집자는 저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의 이익이 되는 편에 서서 보호해야 한다.
넷째, 저자에 대한 의무와 공익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다섯째, 새로운 필자를 발굴하고 그것을 판별할 수 있는 날카로운 코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김우연 랜덤하우스 기획출판팀장)-153쪽

누가 아이템을 기획했느냐를 떠나서 편집자가 작가와 원고의 내용과 방향성을 충분히 협의, 공유하였다면 편집자가 해야 할 주요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작가의 창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절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작가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편집자 자신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기획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또 원고에 들어갈 내용에 대하여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원고 디렉팅이다. 작가가 완성해온 콘티나 밑그림을 보면서 원고의 성격에 맞게 연출이 되었는지, 또 필요한 요소들은 다 들어갔는지 확인하면서 모자란 부분이 있을 경우 보태고, 문제에 봉착했을 경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분야에 따라서 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아동 학습 만화에서는 원고 디렉팅이 편집자가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홍재철 코믹컴 실장)-169쪽

기획자의 '감'이라고 해서 오랜 출판 경험으로 얻은 무수한 성공과 실패 경험 따위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이미 입증되어 있는 출판업계의 논리나 경험보다 중요한 게 독자들의 체험이다. 어떤 출판계 선배들은 기획자나 편집자가 자신이 만드는 책을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알 수도 없을뿐더러 책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지도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은 틀렸다! 정말로 '좋은 책' '팔리는 책'을 만들고 싶다면, 자신이 만들려는 책의 독자 세계를 최소한 직접 겪어봐야 한다. (안희곤 세종서적 편집장)-235쪽

문고란 한 출판사의 경험과 정신이 집대성된 출판양식이다. 출판인이라면 누구나 '오래가는 책'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단기간에만 팔리고 수명을 다하는 책들도 나름대로 필요하지만,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살아남는 책들이 많아질 때 한 나라의 출판문화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잘 만들어진 문고는 단행본이 필연적으로 처하게 될 '책의 운명'에서 약간은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듯하다. 문고 안에서도 어떤 책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책들은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문고의 정신은, 아니 문고라는 양식은 남을 것이다. (강훈 살림출판사 기획1팀 팀장)-327쪽

"'편집자'라는 직업명은 여느 명칭보다 은유적이다. '놀라운 편집'과 '형편없는 편집'이라는 수사가 가치가 담긴 언어로 들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놀라움과 형편의 차이를 가늠하고, 미쁘고 여문 편집의 요건을 되새기고 채비하는 것은 윤리적인 판단이자 가치 지향적인 활동으로 여겨진다. 이때의 윤리는 즐거운 실천이고, 가치는 경쾌하여야 한다. 그래서 직업윤리로서 오식과 허식 없이, 필요한 만큼의 노력과 방편이 깃들인 텍스트를 좋은 덕목을 갖춘 텍스트라 말하는 것처럼, '좋은 편집자'는 생활의 구체적 꾸림, 즉 '삶의 편집'을 통해 그 아름다운 은유를 표현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 끊임없이 질문 앞에 노출된 존재. 하나의 답으로부터 다시 좋은 질문을 찾아 텍스트를 뒤적이는 언어의 추적자. 그 추적의 속도가 강요될수록 늘어나는 질문의 상투화 혹은 질문의 죽음을 근심하는 편집자의 윤리는 '삶의 윤리'이기도 하다." (김수한 생각의나무 편집부장)-3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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