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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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마디로 말하자면, 실망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이전의 작품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11분> <연금술사>를 연속으로 읽었고, 얼마간의 여유를 가진 뒤 그의 신간 <오 자히르>를 접했지만, 내가 그로부터 얻은 것은 실망이다 라는 느낌뿐.   그가 좋아지려고 했는데 내게 이런 실망감을 안기다니. 마치 그가 어거지로 소설을 써낸 듯한 생각이다. 아직 새 소설을 쓸 만한 내용과 사색이 가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사와 약속 때문에  혹은 돈 때문에 소설을 억지로 써낸듯한 느낌.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다. 그리고 어설프다.

 가수들을 보면 기획사와 계약을 해놓고 언제까지 몇개의 음반을 내기로 한다 라고 약속을 하지 않는가? 뭐 내가 제기한 의문은 그런거다. 혹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출판계에도 그런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출판사와 약속해놓고 언제까지 소설을 완성해서 하나 내기로 한다 라는 것. 아니면 뭐 코엘료가 돈독이 올라서 그의 이전 작품들이 잘 팔리자 그 명성을 뒤에 업고 돈 좀 벌어볼라고 대충 써낸 소설일 수도 있다. 어쨌건 이유가 뭐였건 간에 난 그에게 실망했다.

 뭔가 있어보일 듯한 제목 '오 자히르' 에, 뭔가 있어보일 듯한 표지까지. 흥! 속임수였어.

 코엘료는 책의 앞 부분에서 루이스 보르헤스의 <자히르>를 언급하면서 서두를 열었다.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아내의 원인 모를 가출, 그리고 아내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 속에서 주인공은 미하일이라는 사내를 만나고, 목소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어느새 목소리를 듣게 된다. 자히르. 그것이 왔다. 왔구나 왔어.

 자히르 라는 모티브를 삼아 코엘료는 소설 하나를 다 풀어나간다. 하지만 뭔가 많이 미흡한 느낌이다. 그다지 전작들에 비해 깊이있는 사색과 성찰을 안겨주지도 않는다. <연금술사>에서의 깊이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의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 깊이 파고드는 집중력도,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자연스러움도 배어나오지 않는다. 어색함이 있을 뿐이다.

 아마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이 많은 작가는 파울로 코엘료 자신인가보다. 고생 끝에 소설 하나로 인해 온 세계에 이름을 떨쳤고, 명성도 얻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돈도 꽤 벌었다. 젊은 시절 음악을 했었고, 연극도 했었고, 잡지를 내기도 했고, 감옥에 가기도 했다. 순례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의 경험이 소설 속의 주인공과 일치한다. 코엘료는 어쩌면 소설 속에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자신이 추구하는 자히르를 찾아서. 아내와 관련된 이야기가 사실인지 어쩐지는 모른다. 아마도 이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 어쨌든 코엘료가 이 소설을 통해서 추구했던 것은 자기자신을 찾는 길이었던 것 같다. 스스로의 자히르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

 이 소설이 내게 안겨준 실망감으로 인해 나는 그의 나머지 다른 소설 <악마와 미스프랭>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읽을 계획에 대해 잠시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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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책 2005-07-3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전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만 보고 이 사람 좋아졌는데, 이 새책에 대한 평은 그리 썩 좋질 않네요...걍 <연금술사>나 한번 봐야겠어요

마늘빵 2005-08-01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책은 괜찮은가요? 그럼 또 흠...보고싶어지네.

poptrash 2005-08-0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베로니카, 11분, 연금술사만. 어쩐지 이 책은 별로 안땡기더라구요... 그래도 뭐, 돈 벌었으니 좋겠지요. 아아.

마태우스 2005-08-01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11분에서 이사람과 관계를 끊었어요... 저랑 안맞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성급한 판단이지만, 아무튼 님의 리뷰를 보니까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9년만에 다시 본 인디펜던스 데이. 9년 맞나? 아마도. <우주전쟁>을 본지 얼마안되서 그런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이렇게 <우주전쟁>의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돌아댕기는지.

  <인디펜던스 데이>는 여느 외계인 침공을 소재로 한 영화와 거의 다를 바 없다. 일단 지구 하늘에 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그러다가 하늘이 쪼개지고 뭔가가 등장하고, 갑자기 공격을 퍼붓는다. 사람들은 호기심에 하늘을 바라보다 갑작스런 외계인들의 공격에 우왕좌왕 정신없이 냅다 달린다. 누구는 불에 타 죽고, 누구는 날아가 죽고, 누구는 차에 깔리고, 누구는 밟혀죽고, 누구는 두동강나고, 누구는 용케 피했다. <인디펜던스 데이> 도 그렇고, <우주전쟁>도 이렇게 시작한다. 다만 다른 것은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크기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비행물체가 온 하늘을 뒤덮었던 것이고, <우주전쟁>에서는 삼발이 괴물이 여럿 나타나 레이저빔을 쏘아댔다는 차이정도.



* 외계인의 공격으로 공군사령부가 어이없이 당했다

 9년전에 이 영화를 봤을 때 참 재밌게 봤는데, 9년 뒤인 지금 <우주전쟁>을 보고 난 뒤에 이 영화를 다시 보니 그닥 스케일이 크다는 느낌이 안든다. 9년이라는 세월 동안 영화제작 기법도 많이 다양화되고 심화된 탓이겠지. 같은 영화를 10년뒤에, 20년뒤에 다시 만든다면 분명 다른 영화가 되어있을 것이다. 한 선배가 <우주전쟁>을 컴퓨터로 다운받아서 봤는데, 오래걸려 다운 받은 영화 속 장면들은 지금 개봉한 그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하하. 플레이를 시켰더니만 실줄에 매단 비행체가 하늘에 떠다니고 있었다는. 선배는 1953년 작 <우주전쟁>을 다운 받은 것이었다. 크크크. 뭐 같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만든 세월의 격차가 느껴지는 두 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도 또다른 맛이겠지.

 하늘을 쪼개고 등장한 거대한 비행체. 갑자기 미국 상공에서 백악관과 온갖 고층빌딩을 단번에 박살낸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온전치 못하다. 이어 모체에서 튀어나온 온갖 외계 비행체가 지구방위대(?)를 순식간에 아작내고 오직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윌 스미스. 용케 외계인을 생포해서 질질 끌고 부대까지 가는데 이 장면이 어찌나 웃기던지. 외계인이 주먹 한방 맞고 기절한 것도 그렇고, 걔를 끌고 가는 윌 스미스의 모습도 그렇고. 헐헐.

 외계인 침공 영화의 모든 결말이 그렇듯 이 영화도 역시나 지구방위대의 위대한 승리로 마무리 짓는다. 물론 그 중심에는 미국이 와따다. 미국만세. 장면은 미국뿐 아니라 이슬람과 동양권, 유럽 독일까지 비추며 모두들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을 비추고, 이는 미국에 대한 찬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미국 만세 만세! 미국이 지구를 살렸다. 머 영화가 다 그렇지. 모든 외계인은 미국으로 들어오고, 미국에 의해 쫓겨난다. 바보들. 다음부터는 다른 나라로 들어와라.

  다시보니 예전만큼의 스케일과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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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책 2005-07-3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들, 다음부터는 다른 나라로 들어와라~~!!!
크큭..전투기 파일럿 출신인 대통령도 없고, 특전사 못지 않은 대통령도 없고, 평범한 아버지가 수류탄 서너개의 안전핀을 입으로 뽑아내지 않는, 그리고 왠 경찰하나가 경찰 특공대보다 더 파워풀하지 않은 그런 '평범한' 나라로 말이지요 ㅎㅎ

마늘빵 2005-08-0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러게요. 쟤네는 맨날 모든 영화에서 미국으로 들어와요. 한번 들어왔다 졌으면 다른 데로 시도해보지. ㅋㅋ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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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 포부르 생 페르, <환상백과사전>, 1953년- -12쪽

"깨어서 준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준비가 되어 있기만 하면 가르침은 언제든 온다. 만일 내가 그 표지들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 다음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50쪽

"진정한 친구는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지. 그들은 우리를 지지해주고 우리의 승리를 함께 기뻐해줘. 반면 가짜 친구들은 우리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을 때 굳은 얼굴로 나타나 안타까움과 연대감을 느끼는 듯 행동하지. 하지만 실은 자신들의 불행한 삶에 대한 마음의 위로를 얻으려고 우리의 고통을 이용하는 거야."-94쪽

"인간이 진실한 사랑을 받아들이게 되는 날, 잘 짜여 있던 모든 것은 혼란에 빠지고 확고한 진실로 여겨졌던 것들은 모두 뒤흔들릴 것이다." (단테 <신곡>)-129쪽

"사랑은 길들여지지 않는 힘입니다. 우리가 사랑을 통제하려 할 때, 그것은 우리를 파괴합니다. 우리가 사랑을 가두려 할 때, 우리는 그것의 노예가 됩니다. 우리가 사랑을 이해하려 할 때, 사랑은 우리를 방황과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129쪽

"한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의 모든 면을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다면, 그는 신의 사랑을 보여준 거야. 신의 사랑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 그는 이웃들을 사랑하게 돼. 그가이웃들을 사랑한다면, 그건 곧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거고.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면, 모든 것은 제자리를 되찾을 거야. 역사가 바뀌는 거지."-146쪽

"만약 어떤 주제가 흥미롭다면, 그리고 그게 내 마음속에 와닿는 거라면, 말 이라는 배가 날 그 섬으로 데려간다면, 그에 관해 글을 쓸 수도 있겠지."-193쪽

"나는 사랑했던 여자들 속에서 늘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 헤맸다는 걸 깨달았어. 그녀들의 깨끗하고 맑은 얼굴을 바라보고, 그 위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지. 그녀들은 나를 보고 내 얼굴을 뒤덮고 있는 그을음을 보았겠지. 고상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들이었는데도 결국 내게 비춰진 모습만 보고는 그게 자신의 모습이라고 믿은 거야. 부디 그런 일이 당신에겐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237-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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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이 프로그램 생방송 못봤다. 원래 티비를 즐겨보지 않는데다 더군다가 요새 나오는 가요라는 것은 별로 입맛에 땡기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닥 관심도 없다. 그런데 인터넷 뉴스에 이상한 문구가 떠서 봤더니만 이게 무슨 일이래. 조금 전에 MBC 뉴스와 KBS 연예가 중계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누군가가 링크해놓은 주소로 가서 문제가 된 생방송 장면을 보았다. 정말 적나라하게 다 보였다. 고놈참... 그것두 꽤나 길게. 카메라 아저씨도 순간 어찌해야되는지 당황했나보다. 처음에는 고놈들 둘 이서 다 벗으니깐 무대 옆쪽에 멀쩡히 연주하는 놈덜쪽으로 비추다가 방청석으로 돌렸는데 이미 일은 벌어졌다.

 담당 PD 의 인터뷰 내용을 보니  MBC 음악캠프 프로그램에서 기획사에 의해 나온 오버 가수들이 아니라 자생적 클럽문화에서부터 시작한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RUX 라는 그룹이 나왔던 것이다. 물론 문제가 된 두놈은 RUX 가 아닌 카우치 라는 밴드라고 하지만.

 난 언더그라운드 출신이다. 사실 뭐 그닥 오래 활동한 것도 아닌지라 내가 언더그라운드 출신이내 하고 머 그들을 대표하는양 나서는 것도 웃기다. 클럽 활동의 시작은 98년이었고, 2000년이 최고 절정기였다. 이때 일주일에 한번씩 기본적으로 재머스라는 클럽에서 공연을 했고, 가끔씩 지금은 없어진 주변의 클럽 코다, 플레이하우스, 피드백 등에서 활동을 했었다. 일산 호수공원에서도 했고, 대학로 라이브 1관에서도 했었고, 홍대 쌈지 스페이스에서도 했었다. 그리 오래한건 아니지만 클럽밴드의 맛은 볼 만큼 봤다고 봐야지.

 그들이 경찰서에 연행된 뒤에 기자들과 인터뷰 하는 장면을 봤다. 럭스의 보컬은 머 그냥 클럽에서 하던대로 자유롭게, 자유롭게 그랬다. 맥주병도 깨고, 기타도 부수고, 머 그런다. 그래 그 보컬이 하는 말 틀리지 않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하던 밴드는 오히려 졸린 모던락인지라 공연분위기가 깔끔하고 나른하지만, 소위 말하는 크라잉넛이나 레이지본, 노브레인 같은 펑크밴드나 하드코어 밴드들의 공연에서는 욕설도 많이 나오고, 물도 뿌리고, 뭘 던지기도 하고, 온갖 지랄 쌩쇼를 다한다. 내가 기본적으로 그런 스타일의 록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밴드와 관계를 맺을 기회도 없었고, 우리와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밴드들과 함께 공연을 했으니 그들의 문화를 즐겨봤다고는 말 못한다. 하지만 일단 보컬이 말한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클럽에서 매우 자유롭다. 노출도 가능할터이다.

 문제는 그들이 클럽이 아닌 공중파에 나왔다는 것이다. 좋다. 클럽. 거기서 지랄 쌩쇼를 하면서 놀아라. 상관없다. 그들과 그들의 팬만이 있을 뿐이니깐. 그런데! 니들이 나온 곳은 공중파 생방송이다. 집에서 밥먹으며 티비보는 가족들이 보고 있고, 그 중에는 초딩, 중딩, 고딩, 대딩, 직딩, 백조, 백수 할 것 없이 다 섞여있단 말이지. 그러니 문제가 되는거다. 클럽에서야 성인인 사람만 그것도 그네들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만 모여서 노니 상관이 없지만 이건 공중파다. 당신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당신들의 문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그 문화를 아예 접해보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도 함께 보고 있단 말이다. 그러니 조심했어야 한다.

 MBC 음악캠프의 인디밴드 소개프로그램의 취지는 좋다. 전혀 대중에게 드러날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정말 음악을 하고 싶어하고, 그들만의 그것을 오래도록 만들어가는 그들에게(럭스도 96년부터 활동했다니 거의 10년이다. 돈벌이 안되는 아니 오히려 돈을 더 쓰는 인디생활을 이렇게 오래하는 것은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아니고는 못한다. 게다가 2004년 3월에는 한국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최우수 락부문 상을 타기도 했단다) 선보일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장려할 만하다. 그런데 그들이 이 기회를 잘못 이용하고 있다면 양상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지금 문제의 장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면 그네들은 다른 인디밴드들의 기회까지도 박탈하는 것이 된다. 크라잉넛을 선두로 하여 많은 인디밴드들이 오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체리필터도 그러했고, 노브레인도, 레이지본도 방송을 탔다. 언더그라운드에 대해 배타적이었던 음악문화가 그들에게 길을 많이 열어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이제 공중파는 꿈도 못꾸게 되었다. 물론 공중파를 일부러 배척하는 인디들도 많다. 인디만의  순수한 문화를 위하여. 하지만 그 생활 오래 못간다. 밥벌이 안된다. 자기들의 음악에 억압을 가하지 않는다면 오버로 나오는 것도 좋다. 단 기획사가 음악색깔을  바꾸라고 강요한다면 거절하고 계속 그 바닥에서 지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럭스(카우치를 포함)의 첫번째 잘못은, 공중파에서 그 짓을 했다는 것이며, 두번째 잘못은 그들로 인해 다른 인디밴드들까지 덩달아 욕먹고 기회를 박탈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바지를 벗건 웃통을 벗건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무대에서 섹스를 하건 애무를 하건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그러려거든 니들끼리 즐겨라. 그건 니들 자유다. 원치 않는 사람들 앞에서 니들의 자유를 표현할 '자유'는 없다. 그땐 이미 자유가 아니니깐.

 난 무섭다. 이들 때문에 수많은 인디밴드들이 욕먹을까봐. 나도 한때 인디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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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7-30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하나로 인디를 싸잡아 욕하진 않는데요. 적어도 생각이 있다면요...
자기들이 평소 노는 것처럼 오늘도 그랬을뿐이다, 라는 말도 어찌보면 욕먹을만한 건 아니지요. 님이 얘기하는 것처럼 공중파에서 그랬다는거지요. 철이없다고만 하기엔 너무 생각이 없어요. 자기들의 자유만 생각하는 건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고 봅니다. ㅡ.ㅡ

2005-07-30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7-30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넵 님 서재가서 비밀글 남길게요.

릴케 현상 2005-07-31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공중파를 안 보는 입장이라 실감이 안 나지만...잘못했네
아프락사스님 공연 기대할게요

로즈마리 2005-07-31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전에 과외하러 갔다가 애가 보여줘서 naver에서 봤어요. 황당하더군요. 제 친구도 인디밴드로 활동하는데, 이 일로 인해 인디밴드가 공중파에 나갈 기회가 박탈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좀 화가 나고 안타깝네요. 기사를 보니까, 녹화방송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 변명이 될 수 없을 듯...생방송인지 몰랐다는 것도 우습고.
근데, 아프락삭스님 재머스에서도 공연하셨었구나...신기하다..^^;;

살수검객 2005-07-31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거 생방송으로 봐서 기분이 배로 나쁩니다만..아프락사스님이 속해있는 인디밴드와 다른 인디밴드까지 욕먹을일.다신 안벌어졌으면 싶습니다..

LAYLA 2005-07-31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글이)
전 그냥 하나의 헤프닝으로 생각했는데 여성분들이 특히 불쾌해 하시더군요. 남자의 성기를 처음으로 보고 받았을 어린소녀들의 충격을 생각해서...바바리맨과 뭐가 다를것이냐!! 라는....그런의미에서 전국 시청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한것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관객석의 여자애들이 그 순간 벙쪄서 얼었더군요 하하하 )

마늘빵 2005-07-31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 ^^ 저도 머 실시간방송으로 본건 아니고 누가 링크해놓은 문제의 장면만 봤죠. 공연 잘 하겠습니다. 이제 일주일 남았네.
로즈마리님 / ^^ 과외하시네요. 부럽. 과외 자리 구하구싶다. 친구가 인디밴드세요? 밴드명이 뭔지요? 제가 그 바닥 떠난지 좀 되서 이제 밴드명 말해도 잘 모르지만. 2000년에만 재머스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했어요. 재머스 가본지도 되게 오래됐는데. 딴데 다 죽고 재머스만 남았더라구요. 프리버드, 롤링하구.
검객님 / 지금은 전 활동을 접었고, 다른 드러머가 들어와 활동하고 있죠. 아마도 인디밴드 소개하는 코너가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라일라님 / ^^ 바바리맨 ㅎㅎ 본적있으세요? 그러게요. 동영상보니깐 관객들 대부분 여중, 여고생인거 같은데 다 벙쪄있더라구요. 간간히 부채 부치는 사람만 있고.

로즈마리 2005-07-3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의 밴드 이름은 Avoyd 라고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그 친구는 거의 2002년 지나서 시작했거든요. 대학 때는 완전 범생이었는데, 갑자기 음악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작곡을 배우면서 열심히 내공을 키우고 있죠. ^^

플레져 2005-07-3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만의 자유와 음악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어제 그건 아니지요.
밥벌이... 란 부분은 왠지 뭉클하네요. 어쩔 수 없는것에 대한 허기는 채우고 살아야지요...추천 꾹!

라주미힌 2005-07-3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번 일 웃기죠.
일단 그들의 의도는 너무나 뻔해요.
방송 한번 엿 먹여보자 였을 거에요. 우리는 이렇게 논다. 니들 본적 없지.
자연스러움 보다는 더욱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을 겁니다.
그들의 장난스러움? 저항? 난동? 지랄?에 가까운 행동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이나 문화를 드러내고 싶어 한 것은 이해는 되는데,
역시 공중파라는 특성을 모르는 철부지들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네요.
언더와 오버, 인디와 메이저의 벽을 실감케 해주는 '해프닝'이네용.

우려되는 것은 이들의 음악, 문화를 보는 시선이 나빠지지 않을까.
나이드신 분들이 음악 캠프를 보지는 않더라도 신문, 뉴스는 보니까요.
생각해 볼게, 여자가 벗었으면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까요? ㅎㅎㅎ
아니면 인기 가수가 했다면? 자넷잭슨처럼..

뭐 그리고 이것이 성폭력이다 뭐다 하는데, 성기만 안보여줬을 뿐
쇼프로그램 보면 상당히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음란한 농담 많더라구요.
이것도 성폭력이죠. 방송이 중단, 폐지 된다는 건 좀 오바네요. 그냥 헤프닝, 방송사고로 넘가도 될 것 같은데... 물론 처벌이나 징계정도는 있어야 하겠죠.

요즘 얘들 생각보다 성지식이나 성문화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충격?을 먹는다는 건 어른들의 지나친 우려라고 봐요. 저만 덤덤한가.. ㅎㅎㅎ


BRINY 2005-07-3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애들이 '선생님! 오늘 음악캠프에서요~~'하고 문자 보내줘서 알았어요. 요즘 애들의 성지식, 성문화? 뭐, 알건 다 알겠죠? 문제는 때와 장소를 가릴 줄 모르는 미숙아같은 행동을 애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입니다. 휴..

마늘빵 2005-08-0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즈마리님/ 네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더군다나 2002년부터 했다면 더더욱. 그쪽으로 밥벌이를 굳히신 분같네요. 작곡까지 배우고 그러는거보면. ^^ 저도 한때 그런 욕심부렸지만 내공이 큰 자들이 너무 많아서 접었죠.

플레져님 / ^^ 밥벌이... 언더가 오버로 나오는건 다 이거 때문이지요. 심지어는 자기네들이 하던 음악과 전혀 다른방향으로 음반이 나오더라도 활동을 하는건 밥벌이가 아닌 다른 이유는 있을 수가 없죠. 인디밴드 음반 내면 그런거 많아요. 실제 그들이 클럽에서 연주하던 것과 전혀 다른 사운드. 대중적으로 바뀌죠.

라주미힌님 / 네 저 역시 동의합니다. 인디가 아닌 다른 가수들이 벗었다면 매스컴의 반응이 어땠을까. 인디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인디를 싸잡아 욕할까봐 두렵습니다.

브라이니님 / ^^ 네 애들 의외로 빨리 접하는거 같더라구요. 요즘 인터넷 때문에 뭐 마음만 먹으면 못볼게 없죠. 그네들의 문화도 많이 개방적으로 바뀌는거 같고. 전 남학교를 경험해서 크게 느끼진 못했는데 남녀공학에 있는 선배가 그러더라구요. 복도에서도 뽀뽀하고 껴안고 난리라고. ㅋㅋ
 


 

 

 

 프랑스 영화들은 대개 우중충하고 나른하고 어둡다. 적어도 내가 본 영화들은. 그리고 대개 인간의 내면적인 부분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택시>는 그렇지 않다. 98년에 처음 나온 <택시>를 시작으로, 어느새 <택시2>와 <택시3>가 나왔다. 시리즈작은 대중의 인기를 등에 업지  않고는 나오기 힘들다. 일단 시리즈물이 나왔다는 것은 <택시>가 어느 정도 상업적으로 먹혀들어갔다는 말이다.

 <택시1>에서 나왔던 어디 혼혈인지 모르지만 알려지지 않은 무명배우 사미 나세리가 계속해서 등장한다. 물론 그의 단짝 형사 프레드릭 디팡달 역시 마찬가지로 세 작품에 모두 출연한다. 스피드를 이용한 블록버스터를 처음 만들었던 프랑스의 감독 제라르 피레는 <택시>와 <스틸>에서 그의 진가를 보여줬지만, 이어지는 <택시2>와 <택시3>는 제라르 크라직이라는 다른 감독이 맡았다. 그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의 작품을 언급하면 아! 하고 무릎을 칠 것이다. 일본의 어린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를 출연시켰던 <레옹2>가 그의 작품이다. 어찌된 일인지 모르지만 그는 우연찮게도 이미 성공한 <레옹>과 <택시>의 후속작들을 맡아서 지휘했다.

 <택시3>는 전작들에 비해서는 긴장감이 약간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그런대로 볼 만한 영화다. 하지만 독특함은 없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스피디한 장면들은 이미 우리가 <택시>나 <스틸>을 통해서 한번씩 봤던 장면들이고, 더이상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멍청한 프랑스 경찰을 풍자하는 부분들이 웃음을 짓게 만들 뿐이다. 도대체가 대책이나 계획이라곤 전혀 없는 프랑스 경찰. 하는 짓마다 엉뚱하고 주먹구구식이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인 형사와 택시기사는 각각 여자친구에게는 무관심하다. 한명은 범인색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한명은 오직 차밖에 모른다. 그러다 그들이 임신을 한 것을 알자 그때서야 자신이 아빠가 된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사실 전작에서 스피드가 우리를 스크린속으로 빨려들게 했다면, 여기서는 스피드보다는 각각의 인물풍자에 좀더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물론 그것도 그다지 대수롭지는 않지만. 흑인 경찰이 지나가는 차를 압수하려고 도로에 섰지만 무시하고 차로 쳐버리고 그냥 가던 길 가는 장면은 프랑스 사회의 흑인에 대한 시각을 짚고 넘어가게 해준다. 자유와 관용의 나라로 대표되는  프랑스에서도 인종차별이란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혼혈인인 영화의 주인공 사미 나세리가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된 것도 어찌보면 프랑스 영화계에 대한 일종의 풍자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연기상을 수상한 능력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에서 별스런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스피드를 이용한 눈요깃거리보다는 영화 속의 이런 사소한 풍자가 난 더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 경찰을 향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향해, 혼혈족에 대한 인종차별을 향해 영화 <택시3>는 풍자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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