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바와 같이 7월 5일 토요일 백만촛불집회가 있었습니다. 아니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서울에서만 50만 촛불이 모였다 하는데, 다른 지역에 모인 촛불 개수를 다 세면 100만 촛불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점차 거세졌음에도, 이만큼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비록 100만까지는 안된다 하더라도 대단한 건 틀림없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기대 안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촛불의 개수가 현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머리수 채우고자 며칠에 한번씩 나가곤 했지만, 다시 '그날'을 재현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 제 눈으로 확인하고 기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50만 촛불. 6월 10일과는 양상이 조금 달랐습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7시가 되자 전경들이 역시나 광화문 네 거리로 가는 모든 통로를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종로 3가에서 영화를 한 편 보고 광화문으로 향하는데, 이미 거리에는 전경들이 군데군데 모여앉아 있었습니다. 교보문고 직전에는 역시나 닭장차를 가로로 이중으로 세워 묶고, 전봇대에도 묶어, 혹시나 있을 '버스 줄다리기' 사태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대비하더군요. 조금만 더 지체했다면 아마 이곳을 지날 수 없었을 겁니다. 이곳을 지나 광화문으로 나가보니 역시나 여기도 이순신 동상 앞에 닭장차를 가득 세워두고 중간중간 전경들을 포진해놨습니다.

  길을 건너 시청으로 향하려는데, 여긴 이미 다 막혔습니다. 시민들이 항의도 해보지만 돌아가라는 말 뿐. 할 수 없이 돌아돌아 가는데 또 막혀 있고, 돌아가면 또 막혀 있고.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항의합니다. 이렇게 막아놓으면 어디로 가라는거냐. 명박이 똥구멍이나 닦으니 기분이 좋냐. 경찰이 지금 뭐하는 짓이냐. 세가 부족했는지 다이아몬드 세 개 단 아저씨는 심하게 대응하지는 않더군요. 새벽이 되면 이 아저씨가 어찌 변할지는 모르지만. 무슨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다. 말하고보니. 모든 길이 막히기 전에 가까스로 시청에 도달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민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노래를 하고,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오늘 처음 나간 지인과 함께 있었는데, 이거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초를 받아야겠기에, 시청광장으로 건너갔습니다. 시민들이 앉아있는 지역을 가로질러 걸어가는데 어디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봤더니 대학 동기입니다. 대학원 사람들과 함께 나온 것 같았습니다. 일단 인사만 하고 얼른 건너던 길을 마저 건너 촛불을 받고 광장에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서울시에서 광장 잔디를 바꾼다고 다 빼가서 흙덩이 위에 종이를 깔고 앉아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처음 나온 지인과 계속 수다를 떨면서 촛불도 들고, 피켓도 들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일어서서 거리행진을 시작했는데, 앞에 사람들이 가득한지 좀체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드디어 거리로 나아가고 함께 촛불을 들고 느린 걸음으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남대문을 돌아 명동으로, 청계천으로, 종각으로, 종로로, 또 안국동으로, 광화문으로, 그곳에 있는 시민들은 각자의 취향(?)대로 여러곳에 흩어졌습니다. 명동을 지나면서부터 이미 자리를 깔고 대로에 앉아 수다를 떠는 시민들, 청계천에 내려가 거니는 사람들, 안국동으로 향하는 사람들, 종로로 향하는 사람들, 광화문으로 향하는 사람들 등 광화문 일대 주변 곳곳에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두번째 대규모 국민 엠티날입니다. 돗자리와 먹을거리는 기본 준비물이었습니다. 비 온다해서 일부러 돗자리나 방석같은 건 가지고 가지도 않았는데, 비가 그칠 줄이야. 저는 지인과 함께 취향(?)대로 광화문으로 향했고, 교보문고 못미친 거리엔 아까 봤던 닭장차들이 이미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막으면 더 이상 뚫지 않습니다. 제가 집에 돌아온 이 새벽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민들은 길이 막히면 주저앉아 수다를 떨고 구호도 외치고, 배도 채우고, 피곤하면 누워 자는 등 도로 곳곳에 엠티촌을 세웠습니다. 멀리서 풍물패가 흥겨운 소리를 내면서 버스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 속속 모여듭니다. 아고라 깃발도 곳곳에 보입니다. 그동안 자주 봤던 인천 계양시 주민들 깃발, 도봉구에 사는 사람들 깃발, 잠 좀 자자, 김밥 그만 먹자, 무한도전 좀 보자는 깃발 등 눈에 익은 깃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광장에 나가 이들과 인사 나눈 적은 없지만, 깃발을 보니 매우 반갑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들 만난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나갈 때마다 매번 봐서 그랬나봅니다.

  처음 나간 지인은 우리 밤샐까, 라고 말해 저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_- 난 피곤하다규. 아무래도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거 같습니다. 중반 이후 띄엄띄엄 나갔는데도 계속 피곤한거보면. 하긴 나가지 않은 날에도, 강연회 다니고, 회식하고, 사람들 만나고 다니느라, 12시 전에 잔 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이러니 피곤할 밖에. 이대로 라면 계속 죽치고 앉아서 엠티놀이하게 될 거 같다며 집에 가자 했습니다. 엠티촌을 차릴 준비물이 아무 것도 없었으므로. 일전에 밤을 지샌 경험을 토대로라면, 돗자리에 긴팔 옷, 먹을거리가 준비되어야 아침까지 견디겠더라고요. 애초 밤샐 준비가 안 되어있었으므로 다시 걸어 나와 명동까지 가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토요일이라 지하철은 이미 끊긴 상태. 중간에 내려 택시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먼저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 들어갔는데, 눈으로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학생들의 분필 낙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브이들의 행렬 등. 광화문 네 거리를 경찰이 미리 차단하는 바람에, 여러군데로 흩어져서 이 모든 광경을 볼 수 없었나봅니다. 행진 도중 본 '자동차 촛불 시위대'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차에 태극기를 달고 나와 클랙션을 울리며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진이 들어간 '수배전단'도 재밌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러지 않았던 거 같은데 오늘은 카메라 기자들이 크레인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은 것도 새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고, 시위는 계속해서 진화합니다. 7월 5일의 백만촛불 대행진은 성공이었습니다. 그동안 재충전한 시민들은 거리로 다시 나와 시민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이명박에게 마지막 경고장을 던졌습니다. 이제 이명박의 대답을 들을 차례입니다.

p.s. 오늘 나와 함께한 知人, 밴드 기타리스트 동생, 알라딘의 마노아님, 승주나무님과 형수님, 어딘가에 계셨던 네꼬님, 또 그곳 어딘가에 계셨을 순오기님의 따님과 아드님, 대학동기 J양, 행진 중 우연히 마주친 '깃발 없는 자들의 모임' 바람구두님과 일행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전화주신 멜기세덱님도 감사합니다. :) 그밖에 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곳 어딘가에서 함께 계셨을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 (실시간 기사)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almas 2008-07-06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너무 수고가 많으세요, 아프락사스님. 저도 12시 30분쯤 집에 돌아왔어요. 아프락사스님 같은 분들 덕분에 촛불이 꺼지지 않고 이렇게 오래, 흔들림없이 잘 타고 있는 것 같아요. :-)

마늘빵 2008-07-06 10:44   좋아요 0 | URL
^^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도 집에 돌아오니 한 시 좀 넘은거 같습니다. 촛불을 절대 꺼뜨려선 안됩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앞으로 이명박 맘대로 5년간 심시티 놀이할테니까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시민의 분노를 눈으로 보여줘야합니다. 이렇게 화가 났다고.

마노아 2008-07-0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청에서 가면 쓰고 행진하는 사람들 보았는데 그게 브이 포 벤데타군요. 영화를 못 봐서 그걸 차용한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바람구두님 만나셨군요!앗, 아쉽습니다. 미처 못 만났네요ㅠㅠ
아프님 후기를 보니 어제 시위를 마무리 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그럼 다시 출근 준비하러 총총총...;;;;;

마늘빵 2008-07-06 10:46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왜 못봤죠. 흙. 브이 행렬 꼭 보고 싶은데. 촛불집회 초기부터 생각했던거라. 바람구두님은 명동에서 종각, 광화문으로 향하는 지점에서 만났어요. 커다란 엑스 깃발을 보고서 바람구두님을 찾았죠. ^^ 인사만 드리고 저는 옆에 지인을 데리고 먼저 갔습니다. 어제 수고 많으셨어요.

웽스북스 2008-07-06 15:00   좋아요 0 | URL
저도 봤는데 메롱메롱 ==3==3==3

마늘빵 2008-07-07 00:11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메롱메롱

순오기 2008-07-06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을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하는 명바기...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딸이 가기 전에 '브이 포 벤데타'를 보고 싶어했는데... 우리 애들은 밤샘하고 아침 8시 50분 차를 탔다고 문자 왔으니 1시쯤에는 집에 들어올 것 같아요. 김밥도 싸주고 생수랑 복숭아 갖고 갔으니 밤참은 되었겠군요. 긴팔도 보냈고... 아이들만 보내고 엄마는 집에서 동학을 다룬 청소년 소설 '네가 하늘이다'를 읽었어요. 이제 아이들 맞을 준비해야죠.^^

마늘빵 2008-07-06 10:47   좋아요 0 | URL
^^ 집에 돌아오면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함께 보는게 어떨까요. 큭큭. 영화가 재밌진 않은데 상당한 메세지를 던져줍니다. 밤샘 시위대 보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샘 2008-07-06 22:24   좋아요 0 | URL
어젠 무서운 집회가 아니어서 구경 잘 했겠군요. ^^ 사실 좀 무서운 집회도 봐야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문줄 알게 되는데.ㅋㅋ 아이들 보내놓고 걱정 많으셨겠습니다. 그래도 어젠 워낙 대규모여서 함부로 도발하지 못했지요. 다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아프님두요.

순오기 2008-07-07 03:15   좋아요 0 | URL
광주촌넘이 서울 구경 잘하고 왔네요~ ^^ 후기 쓴다더니~ 녀석이 며칠전부터 입병이 심해서...

마늘빵 2008-07-07 08:59   좋아요 0 | URL
저도 입병 걸렸어요. -_-
 
직선들의 대한민국 - 한국 사회,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지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품절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는걸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 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김구, 『백범일지』)-4쪽

죽어가는 것들의 아픔을 느끼되, 명랑함으로 다양성을 만드는 것. 그리고 세상이라는 것은 지구 위에 깃든 거대한 공동체라는 것을 느끼고 이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것. 그것을 나는 생태 미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7쪽

한국에서 ‘상식적인 수준의 좌파’라고 하면 정말 한 줌밖에 안되는데, 정말로 좌파 인사 중에는 장관은커녕 행정부처의 국장 자리 정도에 가본 사람도 없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좌파는 학계와 노동계, 그리고 시민단체 일부에 움츠려 살아가고, 기타 사회활동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힘들게 지키면서 생활인으로 살아간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러니 대체로 표현하면 한국은 극우파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스스로를 ‘합리적 보수’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국제 기준으로 보자면 극우파에 가깝고, 일부 신문이 좌파라고 부르는 정치인들은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들여다보면 중도우파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정치 지형을 정확하게 보고 싶다면 오른쪽으로 한 칸씩 옮기면 된다. 그러면 제대로 된 이름과 지평에 대한 판단이 나올 것이다. -17쪽

경제이성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해도 또 다른 도덕이나 가치에 대한 문제들이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한국 사회는 일종의 ‘경제종교’가 움직이는 단계에서의 악몽이다. (중략) 많은 사람이 자기 동네 집값이나 땅값이 오르면 자기가 잘살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마음씨가 너무 좋은 것이고, 정확히 말하면 비경제적 행위에 의한 반계급적 현상이다. 자신의 계급을 스스로 배반하는 현상, 이 과정을 통해서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일상에서 그렇게까지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좋았을 사람들이 더 고통받는 일이 벌어진다. (중략)
비정규직이 비정규직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정당에 투표하는 것은, 비정규직이라는 제도에 대한 경제이성보다 특정 정당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중략) 이 종교가 외치는 것은 최선을 다하라는 것과 당분간 다들 죽었다고 각오 단단히 하라는 것, 두 가지 교리다. 부차적으로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면 "경제가 살아난다"라는 부활의 예언이 하나있다. -69-71쪽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사업(청계천)을 수도만 틀면 나온다고 해서 ‘수도꼭지’라 부르기도 하고, 임시로 만들어놓은 물길에 물고기를 풀어놓는다고 해서 ‘어항’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에 ‘생태복원’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않는다. 이런 식의 도시 조경을 ‘생태복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서울 시민들과 이를 칭송했던 전문가들, 그리고 예술가들 외에는 없다. 비만 오면 도시의 오염 물질이 한꺼번에 청계천을 흐르고, 당연히 생명체가 살 수 없는 BOD의 피크치가 발생한다. 그러면 죽은 물고기를 걷어내고 또다시 물고기를 방류하는데, 이런 숨바꼭질은 청계천이 제대로 복원되는 날까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것이 ‘자연’이라고 가르칠 것인가? 지금의 그 어린이들이 언젠가 어른이 되어 물질순환과정과 물의 흐름을 알게 되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지금 이 순간에 배운 것이 아주 이상한 것이었음을 깨달을 것이다. -80-81쪽

근본을 따져보자면 한국인들은 모두 전형적인 메갈로마니아들이다. 큰 것을 사랑하며 새로 생긴 것을 사랑하고, 인공적인 것을 사랑한다. 이러한 가치관이 동반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패권주의’성향이다. 힘없는 것은 죽어도 그만이고, 나보다 약한 것은 짓밟아도 그만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죽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것. 이것이 미학적 가치의 위치에 있다. -143쪽

다원성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도 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니면 권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지 않은 것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죽여도 된다는 권리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것을 문화적이고 미학적인 차원에서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힘이 없어도, 땅이 없어도,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생태 미학의 다원성이다.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핍박받고, 멋지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죽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건설 미학은 못생긴 것들, 그리고 말 못하는 것들, 혹은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도시의 자투리땅을 "놀고 있다"라는 이유로 밀어버리려고 한다. 여기에 반하는 것이 다원성의 원치이 아니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다원성이란 이런 것이다. -177-17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눈으로 꼭 보고 싶었다. 그 분들의 모습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 고백 이후 벌어진 삼성 사태로 인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 늦어도 한참 늦었지 어떻게 이런 분들을! - 아 이 분들 대단하다. 광우병 미국소 수입건 때문에 삼성을 바라보던 눈이 다 이쪽으로 왔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도 서서히 잊혀져갔다. 물론 마음 한쪽을 '세'내어 '삼성'을 잊지 않고 있었고,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결코 잊지 말아야지, 반드시 못다 풀어낸 이야기를 다시 터뜨릴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분들이 다시 나왔다. 촛불을 단기간에 끄겠다는 검찰총장과 명박이의 명(?)을 받들어 머슴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 명박이의 머슴 - 어청수는 '국방의 의무' 라는 이름 하에 볼모로 잡혀버린 정신을 거세당한 노예들을 시켜 무자비한 국가 폭력을 자행했다. 전에는 그래도 방패로 내리찍거나 군화로 짓밟거나 소화기를 쏘거나 물대포를 쏠 때면 눈치를 봤으나 이젠 그런 것도 없다. 기자고 국회의원이고 인권위원회고 변호사고 할 것 없이 죄다 내리찍고 연행하고 짓밟았다. 미친 대통령에 미친 정부, 미친 검찰에 미친 경찰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하는건가. 의혹은 현실로 증명됐다.

  한손에 촛불을, 한손에 피켓을 들은 이들을 마치 바퀴벌레 죽이듯 밟아버렸다. (그럼 바퀴벌레는 그렇게 마구 죽여도 된단 말이냐.) 그러나 그렇게 밟히고도 시민들은 그대로 드러눕지 않았다. 다시 일어섰다. 다시 일어서서 시청으로 향했다. 김수영 시인의 <풀>이란 시가 떠오른다. 시민들은 그렇게 두 달을 버텼다. 사람들은 우리가 광장에 나와 외쳐봐야 얼마나 오래 가겠어, 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5월과 6월을 넘어 7월을 맞이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그랬는지 경찰총장이 그랬는지 기억은 잘 안난다만, 둘 중 한 녀석이 "80년대 방식을 몰라서 그렇지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80년대 그날은 재현됐다. 총만 안 들었을 뿐, 곤봉과 방패와 소화기와 물대포로 시민들은 모두 쓰러졌다. 그러나 다시 일어섰다. 집단구타 당하고 짓밟히면서도 그들은 일어섰다.

  이 시점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나왔다. 아주 적절한 때에. 국가 폭력이 최고점에 달한 시점에, 시민들이 무자비한 국가  폭력을 견디다 못해 비폭력을 포기하려는 찰나에 그들이 나왔다. 어제 첫 미사가, 오늘 두번째 미사가 진행됐다. 7시 이전부터 광장에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7시가 되자 부드럽고 평화로운 목소리를 지닌 신부님 한 분이 마이크를 잡았다. 기도를 드리고 노래를 하고 또 기도를 드렸다. 미사는 초등학교 4학년 땐가 친구 따라 학교 근처 성당에 딱 한 번 가본 이후로는 처음이다. 그러나 적응이 안되고 자시고 할 건 없다. 천주교건, 불교건, 기독교건 광장에서 종교는 중요치 않다. 그들이 시민을 지키기 위해, 무자비한 국가 폭력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곳에 나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집회는 예전만큼 활기차지도 재밌지도 않지만 - 이제 재미를 따질 때는 지났다 -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웠다. 한때 풍물패와 밴드와 춤꾼들과 함께 어우러져 놀았지만, 명박이와 아해들이 우리의 웃음을 빼앗았다. 우리는 웃음 대신 그들에게 강한 결의를 보여줬고, 그들은 우리를 인정사정없이 팼다.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안겨다준 건 신부님들이었고, 오늘, 미사를 마치고 우리는 시청 주변을 소리 없이 조용히 돌았다. 한 손엔 촛불을, 한 손엔 피켓을 들고.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에 돌아왔을 때 촛불은 더 많아졌다. 뒤늦게 시청에 오신 분들은 촛불을 켜고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렸고, 거리행진을 마친 우리는 우리를 기다린 그들과 합류하여 마무리 기도를 드렸다.

  경찰은 시청부터 바리케이트를 치고 여경과 정복경찰을 앞세워 앞을 가로막았지만 길은 그곳에만 있는 건 아니다. 막혔으면 돌아가면 된다. 우리는 이제 평화집회를 할테니 너희는 집에 가 잠 좀 자라. 그 동안 우리와 함께 뛰느라 수고했다. 신부님께서 그러신다. 어젯밤 천막을 치고 시청에서 밤을 지샜는데 경찰 두 분이 오더니 고맙다고 했다고. 촛불집회 시작하고 처음으로 12시 이전에 집에 돌아갔다고. 고맙다고. 너그들이라고 다 못된 놈들이겠냐 그래. 경찰이라고, 검찰이라고 다 못된 년놈들이겠냐. 개인적으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이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있을게다. 근데 그러면 좀 마음을 표현해다오. 왜 당신들은 경찰이 되고자 했으며, 검찰이 되고자 했는지 처음의 그 마음을 떠올려다오.  

  미사는 어제보다 더 일찍 끝났다. 9시반 무렵 신부님의 마무리 발언과 함께 우리는 일어서서 '헌법 제 1조'를 불렀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무런 항의 없이 대부분이 지하철로 향했고, 일부는 잔디에 남아서 토론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거나 새 날을 결의했다. 나는 우석훈씨의 블로그  '임시연습장' 의 팬들과 함께 있었는데,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광장에 남아 자기소개와 자유발언을 함께 했다. 모 방송국 직원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조중동이 이명박에게 서로 경쟁하듯이 아부하는 것은, 방송을 갖기 위해서다. YTN이나 MBN과 같은 뉴스 방송을 따내기 위해서 이명박에게 아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실질적으로 가진 힘이란 셋이 다 합쳐봐야 방송국 하나 정도도 안된다고. 그들은 힘을 키우기 위해 명박이에게 아부하면서 방송을 따내려하는 것이라고. 끄덕끄덕.

  피곤하여 오늘 쉬려했으나 지승호씨와 우석훈씨가 나온다하여, 그리고 또 천주교정의사제단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무리했다. 띄엄띄엄 나가는데도 이상하게 계속 피곤하다. 집회가 끝나고 둥그렇게 모여 앉은 이들의 말도 잘 안들리고 하여 인사를 하고 먼저 집에 돌아왔다. 조금 전 그곳에 있던 한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 시사IN에 글을 쓰는 김현진씨를 만나 사인을 받고 사진까지 찍었다고. -_- 에잇. 좀만 더 있다가 올걸. 아마도 내가 가고 금방 그곳에 왔나보더라. 이럴수가. 엉엉. 김현진씨의 글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만나도 뭐 딱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_-  

  7월 5일 시청에서 평화대행진이 있다. 이런 날은 빠질 수 없다. 서울에서 최소한 50만은 모여야 되지 않겠나. 아직 집회에 나가지 못한 많은 분들이 나갔다가 뒤지게 맞을까봐 무서워한다. 하지만 이날은 신부님들과 함께 하는 평화대행진이라오. 이런 날은 빠질 수 없다. 꼭 나가서 시민의 힘을 보여주자. 풀은 아무리 밟아도 다시 일어선다. 7월 5일 촛불 하나 켜고 풀뿌리 정신을 보여줍시다. 시민들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풀은 강하다. 촛불은 강하다. 촛불소녀, 촛불아줌마, 촛불처녀, 촛불총각, 촛불소년, 촛불아저씨, 촛불할머니, 촛불할아버지, 촛불직장인, 촛불주부, 촛불블로거, 촛불기자, 촛불카메라 다 나옵시다. 촛불을 켭시다.

p.s. 오늘 함께 하신 우석훈님, 시비돌이님, 니나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박상익님, 그리고 친구분, 어제 제대하신 Arm님 고생하셨습니다. 수목금은 아직 잘 모르겠고, 토욜날 '꼭' 뵙죠.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냐 2008-07-0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임시연습장'의 몇가지 글을 보면서....진짜 이분 멋져~~~ 라며 환호하고...아뿔싸. 저기 나가고 싶네....생각했으나 퇴근도 늦고...이핑계저핑계.;;; 경건하게 미사 참여할 생각보다는 우석훈님 싸인 받고픈 욕심부터 낫던게 사실인걸요. 언젠가는~ 불끈!

마늘빵 2008-07-02 08:5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그 홈피 거의 안가는데 ^^ 흐흐. 어제 시비돌이님 올린 페이퍼 보고 갔어요.

순오기 2008-07-02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일부터 기말고사 보는 중3 아들녀석을 데리고 7.5평화대행진에 가겠다는 큰딸...이애들을 보내야 할까요? 하긴 집에 있다고 공부에 전념할 녀석도 아니지만...역사의 현장에 서봐야 뭔가 보이겠죠!

글샘 2008-07-02 08:53   좋아요 0 | URL
같이 가세요. 집에서 밤새 걱정만 하지 마시고. ㅋㅋ 현장에 있으면 별로 안 무서운데... 무서운 일 발생하면 뒤에 서있으면 되니깐... 집에 있으면 아마 혼자 미치실걸요... ㅋㅋ

마늘빵 2008-07-02 08:56   좋아요 0 | URL
흐흐. 보내줘도 될거 같아요. :) 신부님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

2008-07-02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2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광화문과 종각역 사이 교보문고 주변에 있다 돌아왔습니다. 24시간 촛불집회라 그런지 경찰이 어둠이 내리지 않은 시각부터 일찌감치 강경 진압을 시도했습니다. 아는 분들 만나 카페에서 차 한 잔, 빈대떡 먹으며 맥주 한 잔 하고 나왔는데, 피맛골 골목에는 이미 전경들이 잔뜩 깔려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술을 마시고 놀다 귀가하려던 시민들은, 또 광화문역으로 향하려는, 교보문고로 향하려는 시민들은 길이 막히자 전경들에게 따졌습니다. 꿈쩍도 안하더군요. 피맛골 골목과 교보문고 사이에는 전경을, 그리고 일직선상의 도로는 이미 닭장차로 막혀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시위할게 아니면 종로엔 아예 놀러오지도 말라는 겁니다. 책사러도 오지말고. -_- 종로에 있는 모든 장사꾼들이 모여서 집단적으로 강력하게 항의를 해야합니다. 

  거리로 나왔는데 이미 도로는 다 차단되어 있었습니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가 아니라 아예 이제는 광화문 네 거리로 향하는 모든 길목을 다 차단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교보문고 못미처에 있었지만, 이곳은 주무대는 아닌 거 같았습니다. 태평로엔가, 시청인가 하여튼 광화문으로 향하는 곳곳에서 시위대들이 한무더기씩 몰려있는 것 같았고, 다른 곳의 상황은 전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일단 이곳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차량과 아고라, 원불교, 참살이, 그리고 여러 대학 깃발 등이 보였습니다. 꽤 많은 인원이 모여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 확인해보니 약 2만 정도가 이곳에 있었던거 같습니다. 종각부터 교보까지 도로와 인도, 골목 등에 퍼져있어서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민들이 속속 앞으로 전진하고 구호를 외치자, 즉각 물대포가 나오더군요. 물대포를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제가 그곳에 있던 시간 내내 쏘아댔는데, 잠깐 정지되었던 때가 물대포에 물이 떨어졌을 때였습니다. -_- 물을 다시 채우고는 쉬지 않고 퍼부어대더군요. 처음엔 한 대 였는데, 나중에 시민들이 닭장차에 밧줄을 묶어 당기니 어디서 또 한 대를 가지고 와서 양쪽에서 강력한 대포를 쏘더군요. 헬맷과 장갑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앞으로 나가 밧줄을 당기며 물대포를 맞았습니다. 나중에 다른 시민들과 교대하고 뒤로 돌아오는 모습을 봤는데, 완전 물에 빠진 생쥐(응? 명박이?)가 되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밧줄이 꽤 길었음에도, 힘차게 오랜 시간 끌어당겼음에도 버스가 흔들기만 할뿐 끌어당겨지지 않았습니다. 밧줄을 하나 더 가지고 와서 양쪽에서 당겼음에도 끌릴 듯 끌릴 듯 하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물대포 공격은 물론 계속 됐고요. 깃발들이 앞에 나가 그나마 물대포를 유인했습니다. 근데 집에 돌아와 오마이뉴스와 민중의소리, 한겨레를 보니 그 중 한 대가 끌어당겨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수백명의 전경들이 방패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내리찍으며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여러 시민이 쓰러지고 방패에 찍히고 피를 흘리고 무차별적인 폭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답니다. 생중계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국회의원이고, 어린애고 할 것 없이 소화기에 맞고, 방패에 찍히고, 경찰 측에서 날아온 쉿덩이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어젠가 그제는 국회의원을 연행하고 차나 마시라고 불렀다고 하더니(이런 미튄), 또 국회의원 폭행하고 안그랬다고 발뺌하더니, 오늘은 아예 대놓고 그 지랄을 하는군요. 우리가 낸 세금으로 먹고 사는 녀석들이, 국민의 머슴이란 녀석들이, 국회의원을 쥐어패고, 노인, 애 할 것 없이 무차별 연행하고 폭행하고 내리찍고, 유모차에 소화기 뿌리고 이게 지금 광화문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젠가 조선일보의 1면 제목대로 법은 죽었습니다. 이명박과 그 일당은 법을 쓰레기로 만들었습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차량을 시작하기도 전에 도로에서 탈취하고, 음향장비 빌려준 사장님을 가택 연금하고, 조선일보에서 요청이 들어왔다고 조선일보를 사수하고 - 시민들이 요청하면 시민들 지켜줄래? - 에혀. 니들이 사설경호업체냐. 못난것들. 제복을 벗어라.

  명박이가 명령해서 물대포로 시민을 죽이려들고, 명박이가 바라는대로 비는 계속 내리고, 뭐 어차피 우비를 사긴 사야겠습니다. 여지껏 아직도 안사고 버틴 것이 용했지요. 편의점에 들러 우비를 사서 입었는데, 간편하고 좋더군요. 따로 우산 안들어도 돼고. 사실 거기서 우산 들기는 매우 힘들죠. 사람들도 많고 다칠 위험도 있고. 1,500원 짜리 일회용 우비를 사긴 했는데, 앞으로 명박이가 오래도록 버틸 것이고, 장마가 시작될테니, 좋은 걸로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 우비소년은 못해도 우비총각 차림으로 열심히 나가야지. 비오는 날은 아마도 참가자가 반의 반으로 줄어들테니 항상 우비 가지고 다니며 비 오는 날만 골라서 갈까도 생각해봅니다. :) 남들 안 나올 때 나가고, 남들 나갈 땐 쉬고. 매일 나간 건 아니지만 퇴근하고 계속 쉬질 못해서 넘 피곤해, 막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미안하더군요.   

  새벽으로 넘어간 시간, 내일 아침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대략 저녁 8시경부터 일찌감치 물대포 맞아가며 시위했으니 점차 격렬해질 것이고, 새벽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제는 그 지역일대에 와이브로 인터넷이 두 시간 가량 불통이었다죠. 참 가지가지합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어떻게든 자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지닌 90%의 시민들을 찍어 누르려 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90%의 시민은 시민이 아니라는거죠. 이런 녀석을 어찌 대통령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겉으로는 내가 실수했다 사과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방패로 찍어누르고, 쇳덩이로 머리찍는 이 녀석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심판해야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우리가 심판해야죠. 우리가 올려놨으니 우리가 내려야합니다. 이건 쇠고기 문제를 떠나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입니다. 이런 녀석을 어찌 정상적인 인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월요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나온다고 합니다.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습니다. 촛불은 횃불로 자라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명박은 더 많은 단체와 더 많은 시민들로부터 버림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거리로 나옵니다. 못보던 깃발들이, 못보던 단체들이 거리로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분노한거지요. 시민들이 분노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소리낸다고 목구멍을 틀어막고 숨을 끊어버린다면, 어찌되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개처럼 앉아서 당하느냐 아니면 나의 분노를 보여주느냐는 각각의 개인에게 달려있습니다.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쟤는 자기를 지지하는 줄 압니다. 촛불 좀 사그라든다 싶으면 아 이제 다 해결됐구나 생각합니다. 틈틈히 나가서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내가 이렇게 당신에게 반대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줘야합니다.

  부디, 이 새벽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미 발생했지만, 여기서 더 이상 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p.s. 현장에 함께 하신 푸하님, 웬디양님 든든했습니다. 라주미힌님은 홀로 남아 밤새고 계십니다. 글샘님께서는 부산에서 올라와 현장 어딘가에서 투쟁 중이십니다. 무사히 다시 뵙길 바랍니다. 투쟁!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8-06-29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습니다~ 시민들이 국민들이 당신을 반대한다는 걸 계속 보여줘야 한다니, 참 힘든 일입니다~~~~ 에휴~
우리 딸이 방학하고 내려와 삼남매가 영화보는지라 엄마는 밀린 리뷰나 씁니다.

마늘빵 2008-06-29 09:30   좋아요 0 | URL
에혀 새벽까지 영상으로 보다가, 자고 일어났는데, 참담합니다. 80년대 맞습니다. 전두환 맞습니다.

건조기후 2008-06-29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압 시작되던 즈음에 방송 끊기고 프로그램 다운되고 난리도 아녔는데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더군요...에혀...정말...2MB짜리를 대통령이랍시고 뽑아놓은 죗값이 너무 크네요...

마늘빵 2008-06-29 09:32   좋아요 0 | URL
와이브로 끊겼었죠 어제. 결코 우연이 아닐 겁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끊길 수가 없죠. 투표의 무서움입니다. 암 생각 없이 투표하지 않거나, 암 생각 없이 에이 명박이 찍지머, 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말리지 못했던 사람들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마노아 2008-06-29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중에 고생 많았습니다. 좀 쉬셔요. 저는 뜬금없이 이제 막 출근합니다..;;

마늘빵 2008-06-29 09:32   좋아요 0 | URL
아니 학교인데 어떻게 일요일에 출근을. -_- 참 그 학교 마인드하고는. 체력 충전해서 다시 나가야죠.

전자인간 2008-06-2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군요. 고맙습니다.

마늘빵 2008-06-29 09:33   좋아요 0 | URL
고생한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남아 곤봉 세례 받던, 군화발에 짓밟히던 분들의 고통이 보상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yayanim 2008-06-2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은 새벽 6시까지 있어봤습니다만 대충 제가 있을때까진 굉장히 유쾌했습니다. 좌빨노래(?)가 나오면 진보신당 당원분들이나 농활하다 갓 올라온 대학생무리, 한총련들이 그에 맞춰 굉장히 열정적으로 안무를 선보이던데 시민들에게 반응이 좋았었습니다. 저도 재밌게 즐기다시피 했구요.
진압때까지는 어땠는지 영 소식을 알수가 없군요. 역시나 이번 진압도 많이 격했었나보네요.

마늘빵 2008-06-30 00:20   좋아요 0 | URL
그게 시위 지역마다 다른거 같습니다. 최전방에서 느껴지는 것과 후방에서 느껴지는 것도 다르고요. 저도 막차 끊기기전에 돌아온지라 이번엔 현장에서 목격한 바는 아니지만, 집에 돌아와 동영상을 보면서, 또 실시간 뉴스를 보면서, 간접체험했습니다. 꾸준히 집회에 나가고 계시네요. ^^ 언제나 무사히!

웽스북스 2008-06-29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징글징글하네요 정말

마늘빵 2008-06-30 00:20   좋아요 0 | URL
징글징글하죠. -_- 아주 개념을 상실했습니다. 명박이부터 개념이 없으니 새끼머슴들도 저모냥이겠지만.

비로그인 2008-06-29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정말 심하군요...

마늘빵 2008-06-30 00:21   좋아요 0 | URL
계엄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지 80년대와의 차이는, 그 시대엔 맞는건 대수가 아니었지만, 민주화된 시대에 이 정도의 무차별적 폭력과 강제연행은 총을 쏜거나 다름없죠. 누구 죽지만 않았을뿐.

도넛공주 2008-06-3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뒷골이....으...

마늘빵 2008-07-01 11:05   좋아요 0 | URL
쓰러지시면 안됩니다. 오랫 싸워야하니까요. ^^

2008-07-01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1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1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1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9년 8월
절판


권력이 일단 국민의 손에 들어왔을 때 다수의 지배가 허용이 되고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실제적인 이유는 그들이 옳을 가능성이 가장 크거나 그것이 소수자들에게 가장 공정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가장 힘이 세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사건건 다수가 지배하고 있는 정부는 정의(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한도 내의 정의일지라도)에 입각한 정부라고 할 수 없다. 옳고 그름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다수가 아니라 양심인 그런 정부는 있을 수 없는가? 그 안에서 다수는 오직 편의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문제들만을 결정하는 그런 정부는 있을 수 없는가? 시민이 한 순간만이라도, 혹은 아주 적은 정도라도 자신의 양심을 입법자에게 맡겨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양심을 가지고 있는가? (계속)-12-13쪽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단체에는 양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양심적인 사람들이 모인 단체는 양심을 가진 단체이다. 법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정의로운 인간으로 만든 적은 없다. 오히려 법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조차도 매일매일 불의의 하수인이 되고 있다. (계속)-13쪽

법에 대한 지나친 존경심이 빚는 일반적이고 자연적인 결과를 당신은 일단의 병사들에게서 볼 수 있다. 놀라울 만큼 질서정연한 대오를 이루며 언덕과 골짜기를 넘어 싸움터로 행군해 가는 대령, 대위, 하사, 사병, 탄약운반 소년병 등의 행렬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뜻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식과 양심에도 어긋난 짓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군은 무척 힘들고 가슴은 마구 뛰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저주받을 일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원래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무엇인가? 정말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권력을 잡은 어떤 파렴치한의 명령을 따르는, 걸어다니는 작은 요새나 탄약고인가? -13-14쪽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기계로서, 자신의 육신을 바쳐 국가를 섬기고 있다. 상비군, 예비군, 간수, 경찰관, 민병대 등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판단력이나 도덕 감각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나무나 흙이나 돌과 같은 위치에 놓아버린다. 그래서 나무로 사람을 깎아 만들더라도 그들이 하는 일을 해내는 데는 별 지장이 없을 것이다. (계속)-14-15쪽

그런 사람들은 짚으로 만든 사람이나 흙덩이 이상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다. 그들의 값어치는 말이나 개보다 나을 것이 없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들이 보통은 선량한 시민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 외에 대다수의 입법자, 정치가, 변호사, 목사 그리고 관리 등이 주로 자신의 머리를 가지고 국가에 봉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도덕적인 변별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뿐만 아니라 악마도 함께 섬기게 된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참다운 의미의 영웅, 애국자, 순교자, 개혁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들의 양심을 가지고 이바지한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국가에 저항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따라서 국가로부터 흔히 적으로 취급을 받는다. 현명한 사람은 오직 사람으로서만 쓰이기를 바랄 뿐이고, 진흙이 되어 바람 구멍을 막는 데 쓰이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죽어 흙이 된 다음에는 그런 역할을 맡으려 할지도 모르겠지만. -15쪽

같은 인간을 위해 자시 자신을 모두 내주는 사람은 쓸모없는 이기주의자로 보이지만 자기 자신의 일부만을 주는 사람은 자선가나 박애주의자라고 불린다. -16쪽

우리는 입버릇처럼 말하기를 대중은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 그러나 발전이 느린 진짜 이유는 그 소수마저도 다수의 대중보다 실질적으로 더 현명하거나 더 훌륭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처럼 선하게 되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니다. 그보다는 단 몇 사람이라도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이 어디엔가 있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전체를 발효시킬 효모이기 때문이다. -20쪽

투표는 모두 일종의 도박이다. 장기나 주사위놀이와 같다. 단지 약간의 도덕적 색채를 띠었을 뿐이다. 도덕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옳으냐 그르냐 노름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내기가 뒤따른다. 그러나 투표자의 인격을 거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쪽에 표를 던지겠지만 옳은 쪽이 승리를 해야 한다며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다. 나는 그 문제를 다수에게 맡기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책임은 편의의 책임 정도를 결코 넘지 못한다.
정의 편에 투표하는 것도 정의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당신의 의사를 사람들에게 가볍게 표시하는 것일 뿐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정의를 운수에 맡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정의가 다수의 힘을 통해 실현되기를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계속)-21-22쪽

대중의 행동에는 덕이란 게 별로 없다. 결국에 가서 다수가 노예제도의 폐지에 표를 던지게 될 때는 그들이 노예제도에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이거나 또는 투표에 의해 폐지될 만한 노예제도가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만이 그때 가서 남아 있는 유일한 노예들일 것이다. 자신의 표를 가지고 스스로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만이 그 표를 통하여 노예제도의 폐지를 앞당길 수 있다. -22쪽

한 인간의 의무가 어떤 악을(비록 그것이 엄청난 악일지라도) 근절하는 데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이라고는 물론 할 수 없다. 그는 그밖에도 다른 할 일들이 있는 것이며 그것들을 추구할 온당한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는 최소한 그 악과 관계를 끊을 의무가 있으며, 비록 더 이상 그 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그 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할 의무가 있다. 내가 다른 사업이나 계획에 전념하고 있더라도, 내가 다른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타고 앉아 그를 괴롭히면서 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먼저 그 사람의 어깨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계획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말이다. -24쪽

원칙에 따른 행동, 즉 정의를 알고 실천하는 것은 사물을 변화시키고 관계를 변화시킨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혁명적이며, 과거에 있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것은 국가와 교회를 갈라놓으며 가족을 갈라놓는다. 심지어 그것은 한 개인 조차도 갈라놓는다. 즉 한 개인 속에 있는 ‘악마적인 요소’와 ‘신적인 요소’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불의의 법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법을 준수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 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개정에 성공할 때까지는 그 법을 준수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그 법을 어길 것인가? (계속)-26-27쪽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지금과 같은 정부 밑에서는 다수를 설득시켜 법을 개정시킬 수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만약 저항한다면 치료가 병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치료가 병보다 더 나쁜 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정부가 치료를 더 나쁜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왜 정부는 좀더 앞을 내다보고 개혁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가? 왜 정부는 현명한 소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가? 왜 정부는 상처도 입기도 전에 야단법석을 떨며 막으려 드는가? 왜 정부는 시민들로 하여금 방심하지 않고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며, 정부가 기대하는 이상으로 시민들이 잘하도록 격려하지 않는가? 왜 정부는 항상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며, 코페르니쿠스와 루터를 파문하고, 조지 워싱턴과 프랭클린을 ‘반역자’라 부르는가? -27쪽

만약 불의가 정부라는 기계의 필수불가결한 마찰의 일부분이라면 그냥 내버려두라, 그냥 내버려두라. 모르긴 하지만 그 기계는 매끄럽게 닳아서 돌아갈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닳아 없어질 것이다. (중략) 그러나 이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기라. 당신의 생명으로 하여금 그 기계를 멈추는 역마찰이 되도록 하라. -28쪽

나는 이것만은 알고 있다. 즉, 이 매사추세츠 주 안에서 천 사람이, 아니 백 사람이, 아니 내가 이름을 댈 수 있는 열 사람(열 사람의 정직한 사람)이, 아니 단 한 명의 정직한 사람이라도 노예 소유하기를 그만두고 실지로 노예제도의 방조자의 입장에서 물러나며 그 때문에 형무소에 갇힌다면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시작이 아무리 작은 듯이 보여도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 번 행해진 옳은 일은 영원히 행해지기 때문이다. -31쪽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가두는 정부 밑에서 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을 곳은 역시 감옥이다. -32쪽

노예의 나라에서 자유인이 명예롭게 기거할 수 있는 유일한 집이 감옥인 것이다. 감옥 안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상실되고 그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정부를 괴롭히지 못하며 그들이 그곳의 담장 안에서는 더 이상 정부를 괴롭히지 못하며 그들이 그곳의 담장 안에서는 더 이상 정부의 적이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진리가 오류보다 얼마나 더 강한가를 모르는 것이요, 감옥 안에서 불의를 직접 겪어본 사람이 얼마나 더 큰 설득력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는가를 모르는 것이다.
당신의 온 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한 조각의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지라. 소수가 무력한 것은 다수에게 다소곳이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 그때는 이미 소수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소수가 전력을 다해 막을 때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 -33쪽

"나라에 도가 있는데도 가난하고 천하다면 부끄러운 일이요,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하고 귀하면 부끄러운 일이다."(공자)-37쪽

정부는 한 인간의 지성이나 양심을 상대하려는 의도는 결코 보이지 않고 오직 그의 육체, 그의 감각만을 상대하려고 한다. 정부는 뛰어난 지능이나 정직성으로 무장하지 않고 강력한 물리적 힘으로 무장하고 있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보도록 하자. -40-41쪽

정부는 피통치자의 허락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내가 허용해 준 부분 이외에는 나의 신체나 재산에 대해서 순수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 전제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입헌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진보해 온 것은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중을 향해 온 진보이다. 중국의 철인조차도 개인을 제국의 근본으로 볼 만큼 현명했다. -57쪽

국가가 개인을 보다 커다란 독립된 힘으로 보고 국가의 권력과 권위는 이러한 개인의 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고, 이에 알맞은 대접을 개인에게 해줄 때까지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화된 국가는 나올 수 없다.
나는 마침내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할 수 있고 개인을 한 이웃으로 존경할 수 있는 국가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가져본다. 그런 국가는,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 국가에 대해 초연하며 국가에 대해 참견하지도 않고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더라도 이웃과 동포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한 그들이 국가의 안녕을 해치는 자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열매를 맺고 또 이 열매가 익는 대로 떨어지게 허락해 주는 국가는, 그보다 더 완전하고 영광스러운 국가, 내가 상상만 했지 결코 보지는 못한 그런 국가가 탄생하도록 길을 열어줄 것이다. -57-5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