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주의에 대한 성찰 - 푸코, 파농, 사이드, 바바, 스피박 살림지식총서 248
박종성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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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란 억압과 착취를 낳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해체 혹은 전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7쪽

식민지(인) 입장에서 지배 권력에 맞선 저항은 중요한 전략이다. 식민지배자는 식민지인의 욕망과 저항을 위험한 것으로 보고 이를 항상 통제하고 억압하고 단죄하려 든다. 질 들뢰즈의 용어를 빌리자면, 이것은 일종의 '코드화' 혹은 '영토화'이다. -8-9쪽

이런 선택적 임명(일부 관료직을 흑인으로 뽑는 행위)은 백인의 인종차별주의를 만들어 홍보함으로써 자신들의 사회가 다문화주의와 관용주의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려 든다. -36쪽

영어는 제국의 언어요 주인의 언어이다. 영어는 영국 제국주의 이념을 전달하고, 식민지인들을 명령하고 통제하는 권력 행사의 주된 매개체였다. 영문학은 식민지인들을 영국화하기 위한 문화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사용되었다. 이렇듯 영어와 영문학은 영국 제국주의 전파와 실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고, 이런 후광과 유산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43-44쪽

먼저, 왜 영어(영문학)를 공부하는가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영어(영문학)는 제국주의 이념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주된 매개체이다. 영어제국 건설의 일꾼도 아닌 우리가 왜 영어를 배우려고 아우성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요구된다. 또한 영문학연구에서 문화연구로의 전환 역시 필요하다. 문화연구는 권력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며, 희생자들이 어떻게 저항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지배와 종속이란 힘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조명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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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0-02-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분명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생각이 하나도 안나네요. -_-;;

마늘빵 2010-02-17 13:24   좋아요 0 | URL
아, 이거 읽으셨군요. 제 생각보단 좀 겉핥기 식이었고, 단편적인 나열이라 그냥 그랬어요.

2010-02-18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8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토리텔링의 비밀 - 아리스토텔레스와 영화
마이클 티어노 지음, 김윤철 옮김 / 아우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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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작가는 이야기를 위해 일하고, 시원찮은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해 일한다.-22쪽

시작, 중간, 결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플롯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플롯에서 시작은 "어떤 것 다음에 필연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플롯행동의 시작은 플롯 바깥에 있는 어떤 것에 의해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플롯행동 그 자체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그것은 스스로 시작하는 행동이며, 전체 플롯을 움직이고, 주인공이나 적대자가 수행할 수 있는, 순수 의지가 행하는, 사실상의 ‘대폭발’이다. -31쪽

우리는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모든 극적 행동이 통합되어서 하나의 연관된 스토리 즉 ‘하나의 커다란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41쪽

극적인 핵심질문 하나를 던지고, 계속 키워서, 대답까지 할 수 있도록 당신의 시나리오를 쓴 다음 당신의 독자나 관객을 붙들어라. -45쪽

시인이 극적으로 통일된 이야기에서 다루어야 하는 제재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임을 강조하고 있다.-48쪽

필연적인 사건은 앞에서 일어난 행동 때문에 ‘반드시’ 일어나는 것을 뜻하며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중략)
개인적인 극적 사건도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이것은 일어날 법한 사건을 뜻한다. -50쪽

우리가 알다시피 실제 우리 삶 속의 사건은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긴밀히 통일된 인과관계에 따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 속 이야기는 가공의 그럴듯한 사건들의 고리로 엮인 가상세계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나리오를 쓸 때 존재하는 역설이다.-54쪽

플롯을 단순하고도 간결한 액션 아이디어로 채워라. 관객들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관객들에게 정서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은 장면을 더하라. 그렇게 하지 않고 쓸데없이 불필요한 외부기관 곧 장면을 더한다면, 당신의 플롯에서는 머리에서 손이 자라나는, 반드시 없애버려야 하는, 쓸모없는 시나리오의 촉수가 잔뜩 자라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시나리오는 반드시 망한다!-77쪽

어떤 이야기가 하루 또는 그 이내에 일어나면, 그 이야기는 ‘하나의 완결된 행동’이 되기 쉬우며,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이야기 속의 사건들을 하나로 묶어내기도 쉽다. -88쪽

서사시는 이야기를 직접 말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이라도 작가들이 꿈꾸는 것이라면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 ‘행위자’가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89쪽

시나리오를 쓸 때 하나의 완결된 행동을 만들고 우연, 필연, 개연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운명을 불러내야만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98쪽

비극적 행위란 스토리 속에서 일어나는 가장 강렬하고 끔찍한 것을 말한다. -99쪽

비극적 행위란 언제나 주인공을 둘러싸며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이어야 한다. 그것은 이야기에 무게와 중력을 더해주며, 다른 모든 이야기 요소들이 작은 위성처럼 자기 주위에서 떠돌도록 한다. -101쪽

"인간의 불행은 인간의 원초적인 충동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판단 때문에 일어난다."(아리스토텔레스)-105쪽

관객들 마음속에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액션 아이디어’는 반드시 ‘엄청난 규모’로 일어난 부당한 불행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사건은 당신에게 일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느낄 정도로 당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107쪽

당신의 시나리오 스토리에 재미를 더하고 싶다면 도덕적 갈등을 사용하라. 관객들은 정당한 것과 정당하지 않은 것 둘 다 보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처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16쪽

이야기의 길이는 그 이야기가 무엇이든지 간에 행복에서 불행으로 또는 그 반대로의 이행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 길어야 한다. -120쪽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한 것처럼, 행복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이며, 주인공이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관객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을 도덕적 의무라고 말한다. -120쪽

아리스토텔레스는 관객들의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의 ‘원인’이 반드시 이야기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해, 관객들은 주인공의 운명이 반전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관객들은 주인공의 운명이 바뀌어가는 ‘단계’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구축되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139쪽

플롯은 관객들의 내밀한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의 동기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 말은 관객들이 주인공의 사상을 반드시 이해해야 하고 이러한 사상이 행동으로 바뀌는, 즉 주인공의 도덕적 성질(성격)이 드러나는 것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객들은 주인공이 자신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주인공에게 공감을 느낀다.
-142쪽

시나리오가 이상할 때 원인은 언제나 똑같다. 플롯이 적절하게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사는 플롯의 한 부분이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효과가 점차 쌓이는 플롯으로부터 그 힘이 나온다. 대사는 극적 행동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그 자체 생명과 에너지를 극적 행동에서 얻는다. -182쪽

극중 인물이 자기 마음속에 있는 것을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인물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암시할 수 있도록 대사를 써야 한다.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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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구판절판


사람마다 애도 반응이 다른 것은 그의 내면에 이미 이별에 대응하는 저마다 다른 정서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그러나 애도하지 못한 이별의 경험이 내면에 들어 있는 사람은 새롭게 만나는 이별 앞에서 더 깊이 절망하고 더 오래 슬퍼한다. 당면한 이별이 묵은 상실의 감정들을 솟구쳐 오르게 하기 때문이다.-29쪽

애도작업은 내면에서 작동하는 낡은 삶의 플롯, 어린 시절에 머물고 있는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보내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치유와 성장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애도 작업을 잘 이행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보게 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된다. 자기를 알아볼 수 있으면 타인도 잘 알아보게 되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커진다. 애도 과정이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모든 영역을 두루 체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나오면 정서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삶의 다양한 국면에 대한 이해력이 커진다.-44-45쪽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우리는 그의 죽음에서 자신의 죽음을 미리 맛볼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그와 함께 죽는다. (베레나 카스트)-59쪽

이별 앞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취하는 태도는 부정과 부인일 것이다. 사랑이 끝났을 때, 그리하여 상대방이 이별의 신호를 보내올 때 우리는 대체로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약속을 몇 차례 펑크 내도, 전화를 받지 않거나 문자를 씹어도, 이메일을 읽지 않아도 그것을 관계를 끝내고 싶다는 신호라 믿지 않는다. "바쁜가 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합리화한다. -64쪽

새롭게 만나는 사람을 떠난 사람과 비교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 역시 애도 과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애도 작업이 완료되면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이 우습게 느껴진다. 옛 연인이 더 이상 멋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73쪽

이별이나 상실 앞에서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묻지 않는다. 사건의 내막이나 헤어진 이유를 낱낱이 파헤치려 하지 않는다. 그 답을 찾으려 현실 너머의 영역까지 기웃거리지 않는다. 왜냐고 묻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아픈 마음을 다스리며 현실 속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일이다. 사실 떠난 사람조차 자신이 왜 떠났는지 명확한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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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요 2009-12-2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들렸어요.^^
김형경님의 글..꽤 좋아하는 데, 좋은 이별은 예전 글들만큼 많이 빠지지를 못하고 있네요.
잘..읽고 다녀갑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늘 건강하시기를요.

마늘빵 2009-12-20 22:34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분 <사람 풍경> 참 좋았는데. 제목이 너무 기대를 품게 했나봐요. 아라리요님도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 복 많이 많이 받으시길. ^^ 벌써 새해 인사를.

아라리요 2009-12-20 22:50   좋아요 0 | URL
김형경님은 자기 아픔을 참.. 잘 이겨낸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사람 풍경>은 너무 좋아서 한달쯤을 끼고 살았죠.^^

얼마 전, 알라딘 메인에 책소개를 보고 <천개의 공감>하고 <좋은 이별> 두권이나 샀는데.. 다는 못 읽었어요. 사람풍경 읽을 때보다는 감동이 좀 떨어지네요.

올 한해 내내 안좋은 일이 많았는데.. 새해 인사를 아프님에게 벌써 받게되니..아마 좋은 일일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요.

아프님도 해피뉴이얼 하세요.^^

비로그인 2009-12-2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늘 `평균'을 유지해주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박민규처럼 업, 다운이 그리 심한 작가는 아닌 거지요. 아,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그와 함께 죽는다'라는 인용은, 그 죽은 다음 어떻게 깨어나지요, 하고 묻고 싶게 만듭니다.

마늘빵 2009-12-20 22:33   좋아요 0 | URL
지난 작품들 다 좋았는데, 이번건 예상 밖이었어요. 나빴다는 건 아니고 기대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거. '이별'을 떠올릴 때 보통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저 책을 샀을까, 생각해보면 살짝 저처럼 기대가 어긋나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아요.

목동 2009-12-2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이별'을 지난주에 읽었죠. 추천하고 싶습니다. 에너지가 발생하면 그 에너지는 어디론가 이동 하는데, 바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늦게 이동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을 외치지만 정작 사랑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 윈윈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던데요. 특히 가족간의 이별은 꼭 찾아 오잖아요.

마늘빵 2009-12-24 14:09   좋아요 0 | URL
네, 김형성의 이전 작들이 참 좋아서 저도 이번에 읽었는데 기대한 내용과는 사뭇 달라서 실망은 아니지만, 좀 어긋났죠 저랑은. ^^ 사람이 겪는 모든 이별을 고루 엿본 것은 좋았어요.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기 전까지는 교과서 뒤에 있는 저자들이 모든 내용을 다 쓴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교과서를 만들면서 그게 아님을 명확히 '체험'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단행본도 저자의 필력과 내공에 따라 편집자의 개입 여부가 달라진다. 그러나, 교과서는 이게 좀 심하다. 저자가 십여 명이 있어도 이들 중 본인의 단원을 소화할 수 있는 저자는 많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다. 성실하지 않아서, 능력이 없어서, 둘 다 안 돼서 기타 등등. 대개는 인맥으로 필진이 구성되는지라 - 물론 대표 저자가 능력을 감안하고 모셔왔겠지만. 그렇다. 교과서 필자는 대개 대표 저자에 의해 구성된다. - 천차만별이다.  

  교과서 원고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탐구 활동' 부분을 꾸밀 수 있는 저자가 없었다. 집필 능력이 탁월하신 분이 계시긴 했지만 그 분도 '탐구 활동'을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내지는 못하셨다. 그래서, 고민 끝에 한 분을 모셔왔다. 중학교 선생님이시다. 이 분을 모셔와서 절반 이상의 탐구 활동을 새로 만들고, 나머지 절반 이하의 것도 형태를 바꾸거나 하는 식으로 개선했다. 그래서인지 학교 현장에 나갔을 때 탐구 활동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 분은 본인께서 교과서 필자로 들어가는 줄 알고 계셨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최초에 검토자로 모셔왔고, 검토보다 탐구 활동에 대한 의견이 좋아서 탐구 활동을 직접 만드시는 일까지 맡기게 된 것이다. 편집자나 대표 저자가 명확히 말했어야 하는데 잠 못자고 일분 일초가 급한 상황이라 그러지 못했다. 그 분이 탐구 활동을 거의 만들기는 했지만, 대표 저자는 이 분을 검토자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분이 교과서 필자란에 이름이 들어가지 않게 되자 이의를 제기하셨던 것이다. 다른 어떤 방식으로라도 본인의 이름을 표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는 당연했다.  

  개인적으로 탐구 활동이건 뭐건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분은 일년 동안 계속 모여서 회의를 하진 않았다. 급한 시점에 투입되어 탐구 활동만 만드셨다. 그러나 탐구 활동도 엄연히 집필이다. 집필했지만 집필자에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다. 관행이다. 그러나, 부당한 관행이다. 이 분은 그 시스템을 모르셨던 게다.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했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교과서가 아닌 다른 곳에 이름을 표기하기로 했고, 이 분께 현재 교과서 필자란 입력 방식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말씀드리고 죄송하단 인사와 함께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그 분께 탐구 활동을 모두 맡기자고 주장했던 나로서는 매우 죄송할 따름이다. 그 분은 대안을 받아들이셨고,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알라딘, 인트잡, 김종호 씨 건을 보면서 이 일이 떠올랐다. 세 차례의 알라딘 표 팀장의 답변을 받았고, 어느 정도 의문은 해소되었다. 나름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알라딘 사의 진정성도 느껴졌다. 최초 문제는, 인트잡과 김종호 씨 사이에서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인트잡의 관행과 근무 방식에 대해서 사전에 제대로 고지되지 않은 듯하다.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김종호 씨 개인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인트잡과 알라딘이 어떻게 대응했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탐구 활동을 만든 필자에게 편집자는 사전에 필자가 아닌 집필 보조자 혹은 검토자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명확히 알려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로 인한 갈등을 어떻게든 풀어야 했다. 만약 관행이니 어쩔 수 없어요, 라고 답했다면 그 분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김종호 씨 건도 비슷하다고 본다. 해고되어 화가 났다면 그 감정을 다독이고 풀어주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것은 물론, 그 분의 감정까지도 고려했어야 했다.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거창하게 비정규직이나 윤리적 소비까지 말할 필요도 없고 - 물론 사건과 관련하여 '더 생각해볼 문제'로 논의해볼 수 있다 -, 개인의 아픔과 상처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하는 문제다. 인트잡과 알라딘은 그렇게 했는가. 그리고 그 분과 갈등이 해결됐는가. 그렇다면 난 더 이상 이 건에 대해선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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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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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왜냐하면 시는 보편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더 많고 역사는 개별적인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아리스토텔레스)-13쪽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에 따르면, 시인의 모방은 아무런 통일성도 없는 사건의 복합을 사진사처럼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유기적인 통일을 이루고 있는 사건을 필연적인 인과 관계의 테두리 내에서 재현하는 데, 다시 말해서 하나의 보편적인 진리를 말하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은 플라톤이 말하는 단순한 모방자가 아니라 일종의 ‘창작자’인 것이다.-13쪽

비극의 목적은 특정한 쾌감을 산출하는 데 있다(아리스토텔레스)-14쪽

쾌감 그 자체는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순조롭게 전개되는 활동에 자연적으로 수반되는 정신 상태로서 활동의 선악에 따라 그에 수반되는 쾌감으니 선악도 결정된다.-14쪽

우리가 비극에서 얻는 쾌감은 위험 부담을 남에게 전가하고 얻는 경험의 쾌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는 우리 자신이나 이웃에 불행과 고통을 주지 않고는 배출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의 스릴을 비극이라는 안전판 위에서는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다. -14-15쪽

비극은 행동의 모방이고 행동은 행동자에 의하여 행해지는 바 행동자는 필연적으로 성격과 사상에 있어 일정한 성질을 가지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이 양자에 의하여 우리는 그들의 행동을 일정한 성질의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행동의 원인은 자연히 두 가지인데 사상과 성격이 그것이며 그들의 생활에 있어서의 모든 성공과 실패도 이 두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행동의 모방은 플롯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6장)-51쪽

비극은 인간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생활과 행복과 불행을 모방한다. 그리고 행복과 불행은 행동 가운데 있으며 비극의 목적도 일종의 행동이지 성질은 아니다. 인간의 성질은 성격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행, 불행은 행동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러므로 드라마에 있어서의 행동은 성격을 묘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격이 행동을 위하여 드라마에 포함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건의 결합, 즉 플롯이 비극의 목적이며 목적은 불가능하겠지만 성격 없는 비극은 가능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6장)-52쪽

플롯도 일정한 길이를 가져야 하는데 그 길이는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7장)-57쪽

다른 모방 예술에 있어서도 하나의 모방은 한 가지 사물의 모방이듯, 시에 있어서도 스토리는 행동의 모방이므로 하나의 전체적 행동의 모방이어야 하며 사건의 여러 부분은 그 중 한 부분을 다른 데로 옮겨놓거나 빼버리게 되면 전체가 뒤죽박죽이 되게끔 구성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있으나마나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전체의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8장)-61쪽

시인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 즉 개연성 또는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가능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9장)-62쪽

한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것과 다른 사건에 ‘이어서’ 일어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0장)-68쪽

플롯을 구성하고자 함은 비극의 효과를 산출하기 위함이고, 또 비극의 효과를 산출하고자 함은 비극의 궁극 목적인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3장)-77쪽

1) 유덕한 자가 행복하다가 불행해지는 것을 보여서는 안 된다.
2) 악한 자가 불행하다가 행복해지는 것을 보여서도 안 된다.
3) 극악한 자가 행복하다가 불행해지는 것을 보여서도 안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3장)-77-78쪽

훌륭한 플롯은 단일한 결말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며, 일부 사람들이 말하듯이 이중의 결말을 가져서는 안 된다. 주인공의 운명은 불행에서 행복으로 바뀌어서는 안 되고 행복에서 불행으로 불행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그 원인은 비행에 있어서는 안 되고 중대한 과실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우리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인물이어서는 안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3장)-80쪽

플롯은 눈으로 보지 않고 사건의 경과를 듣기만 해도 그 사건에 전율과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 구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4장)-84쪽

성격에 있어서도 사건의 구성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필연적인 것 혹은 개연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이러이러한 사람이 이러이러한 것을 말하거나 행할 때 그것은 그의 성격의 필연적 혹은 개연적 결과라야 하며, 두 사건이 이어서 일어날 때는 후자는 전자의 필연적 혹은 개연적 결과라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5장)-93-94쪽

가능하지만 믿어지지 않는 것보다는 불가능하지만 있음직한 것을 택하는 편이 좋다. 스토리는 있음직하지 않은 사건으로 구성되어서는 안 되며 그와 같은 사건은 되도록 하나도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24장)-144쪽

시인이 자신이 한 말이나 또는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의 견해와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고 단정하기에 앞서, 우리는 그가 과연 동일한 사물을 동일한 관계에서 동일한 의미로 말하고 있는지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25장)-156-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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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12-1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어려워요...( ㅡ_ㅡ);;
철학은 더 그렇구요.

마늘빵 2009-12-11 22:47   좋아요 0 | URL
음, 여기서 시학은 지금으로 치면 시나리오 정도에 해당돼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기초를 마련했죠. ^^ 재밌는거부터 접하면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아요. 이 책은 어려워요. 아리스토텔레스 부분은 차라리 쉽고, 그 뒤에 룽기누스나 다른 아해들은.

L.SHIN 2009-12-12 22:00   좋아요 0 | URL
에헹~ 그렇구나. 정말이지 과거 사람들은 다재다능한 것 같아요.^^